포로수용소유적공원 안에 거광팔각회가 세운 ‘안보는 국력이다’ 돌비석은 하루 빨리 철거해야 한다.

높이 4m, 폭 4m, 무게 4톤의 돌비석은 올해 1월 26일 거광팔각회 창립총회와 윤병진 초대회장 취임식을 마치고, “권민호 거제시장 등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세웠다”고 밝히고 있다.

포로수용소유적공원 안 일부 시설은 1983년 12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99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곳은 1950년대 포로수용소가 있었던 중대장 막사와 피엑스 등이다.

경남도 문화재자료 관련 규정에 의하면, 문화재자료 안에 비석 등을 비롯한 시설물을 세울 경우 해당 시·군에서 경남도에 '문화재 현상변경' 신청을 해서 허가를 받도록 돼있다.

문화재 구역에서 300m 안에 있으면 해당 시·군에서 전문가 3인으로부터 '영향검토'를 받아야 하고, 3인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경남도에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거제시 문화공보과 문화재 담당공무원은 “돌비석을 세우면서 관광과나 시설관리공단에서 문화재 현상변경 협의가 없었다”고 했다. 관광과나 시설관리공단은 ‘돌비석쯤이야’하면서 아무런 생각없이 세웠다는 이야기다.

‘안보는 국력이다’는 문구 또한 군사정권 시대를 떠올리며 시대에 맞지 않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피격사건이 나면서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차원’에서 ‘안보는 국력이다’는 문구를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시민 정서에 배치된다.

비석 뒷면에는 '대한민국 팔각회 제46대 총재 이름과 거광팔각회 창립 기념'이라는 글자와 함께 거광팔각회 창립회원 명단이 적혀 있다. 옆면에는 (사)대한민국팔각회 거광팔각회라고 큰 글씨가 박혀있다. ‘내가 비석을 세웠노라’고 알리는 문구이고, 글자 크기도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나고 있다.

거제시 관광과 담당공무원은 “거제시장의 방침을 받아 세웠다”고 말했다. 이 말은 시장과 친분이 있는 거광팔각회 회장 윤 모씨가 시장에게 비석을 세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을 가능성이 높다. 거제시 관광과와 시설관리공단은 ‘시장 방침’에 어쩔 수 없이 허락했을 것이다.

돌비석이 문제가 되자 거제시 관광과 담당공무원은 “돌비석을 옮겨라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고 뒤늦게 밝히고 있다. 

거광팔각회 회장인 윤 모씨는 더 이상의 구설수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돌비석을 빨리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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