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이 원인…중소 조선업체 위기 도미노 전조인가?

C&중공업이 사등면 성포리 상사근 마을에 조선소를 건설하기 매립공사를 시행하다가 자금난으로 부지 매각을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C&중공업 관계자는 10일 "자금난 해소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이땅이 팔리면 매각 자금을 전남 목포시에 건설중인 제1조선소에 집중시킬 계획이다"고 했다.

조선업계에서는 해외에서 선박을 대거 수주해놓고도 자금난으로 선박 건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국내 중소 조선업계가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사등면 성포리 상사근 마을앞 바다를 매립해 조선소를 건설하려던 C&중공업이 매립을 포기하고 조선소 부지를 매물로 내놓았다.

▲ 조선경기 하강에 금융권 등돌려
C&중공업이 매각을 추진중인 조선소 부지는 지난 12월 인수한 조선기자재 업체인 신우조선해양이 모태다. 현재 조선소 건설을 위한 매립공사가 진행중이며, 완공되면 전체면적이 17만3313㎡(5만2,400평)가 된다.

당초 C&중공업은 이 조선소 건설이 끝나면 목포에 짓고 있는 제1조선소와 함께 양대 생산기지로 키울 계획이었다. 현재 수주한 물량 60여척(약 3조원)을 약속한 기한 내에 건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시설 투자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7~12월) 들어 조선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중소조선업체들이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금융권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C&중공업은 시설 투자 등에 1,700억원의 자금이 필요했지만, 돈을 빌려주는 곳은 없었다. 결국 8월 말부터는 목포와 거제 조선소 건설 공사와 선박 건조가 모두 중단됐다.

신생 조선업체는 조선소를 건설하면서 동시에 배도 같이 만들어야 하지만 자금 부족으로 건설과 선박 자재가 들어오지 않아 조선소 전체가 마비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금이 들어와야 공사를 재개할 수 있는데 언제 자금이 들어올지는 알 수 없다"며 "거제조선소가 팔리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 중소업체 매물 속출 가능성도
C&중공업은 현재 국내 대형 조선회사에 거제 조선소 매입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많은 업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인수자를 구하는 게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조선 경기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어 좀 더 기다리면 매각 가격이 더 싸질 것을 노리는 업체도 많아 매각이 순조로울지는 아직 미지수다.

실제로 삼성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자금난을 겪고 있는 신설 중소 조선업체가 많은 만큼 서둘러 인수를 추진할 생각은 없다"며 "시장 상황이 나빠져 인수 가격이 떨어지면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조선업계에서는 C&중공업이 거제 조선소를 팔지 못해 자금난을 해소하지 못하면 목포 조선소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C&중공업 외에도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일부 신설 중소 조선업체들이 조선소를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이렇게 되면 그동안 '시한폭탄'이라고 불리던 중소 조선 업체들이 대형 조선업체에 흡수되는 구조조정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신설 중소 조선업체들이 3,4년 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자산 매각 등으로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만 극복하면 생존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새거제 인용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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