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행적에 시민단체 반발움직임…시 관광과장 "친일 알고 있었다"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안 흥남철수작전기념탑 앞에서 흥남철수작전 유공자 추모제 및 고 김백일 장군 동상제막식이 27일 오후 열렸다.

이날 행사는 (사)흥남철수작전 기념사업회 주최로 거제시 주관, 창원보훈지청(김종오 지청장), 함경남도 중앙도민회, 함경북도 중앙도민회 후원으로 열렸으며, 도민회 회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개회선언에 이어, 국민의례, 추모식사, 거제시장의 환영사, 창원보훈지청장․ 미 상원의원․ 함남중앙도민회장․ 함남도지사의 추모사에 이어 고 김백일 장군 동상제막식과, 아! 흥남 영화제작발표회가 있었다.

흥남철수작전은 1950년 12월 국군과 유엔군이 중공군의 개입으로 포위되자 함경남도 흥남항에서 군인 10만 5천명과 피난민 9만 1천여명, 차량 1만 7천 500여대, 화물 35만 톤을 193척의 함대에 싣고 거제 장승포항으로 철수한 작전이다.

특히 고 김장군은 흥남철수작전 당시 미국 아몬드 장군을 설득해 피란민을 함대에 승선할 수 있게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사)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는 김 장군을 추모하는 뜻에서 이날 흥남철수작전기념탑 옆에 김 장군의 동상을 세웠다.

또한 흥남철수작전은 영화(아, 흥남!)으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며 올 하반기에 제작에 들어가 내년 5~6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한편 포수용소유적공원 안에 김백일 장군의 동상이 세워지자 거제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김백일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의 공과와는 별개로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백일 장군의 동상 건립 움직임은 지난해 4월 강원도 속초에서 한번 있었다. 김백일 장군 기념사업회와 속초시가 실향민이 많은 속초에 지난해 동상을 건립하기 위해 움직였으나, 속초지역 13개 시민시민단체들은 "일본에 충성한 공로로 훈장을 받는 등 친일행적이 명백한 김백일의 동상을 속초에 건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반발했다.

결국 "김백일 장군의 동상 건립은 무산됐다"고 속초시청 담당공무원과 속초경실련 관계자가 26일 밝혔다.

이같은 사실을 접한 거제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긴급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동철 거제경실련 대표는 "민족문제연구소를 통해 김백일 장군이 친일인사인 사실을 확인했다"며 "동상을 반드시 철거시킬 것"이라고 26일 오후 밝혔다.

진보신당 한기수 시의원 또한 "거제시청에 전화를 해 '김백일 장군의 친일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박태문 관광과장에게 물으니 관광과장이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며 "23만 시민의 자존심은 안중에도 없고, 기념사업회의 입장만 두둔하느냐고 따지니 더 이상의 답변은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조용국 거제시 해양조선관광국장은 26일 행사 취재 현장에서 김백일 장군의 친일 의혹에 대한 물음에 "그것이 뭐 그리 중요하느냐"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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