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바다의 날 맞아…김종천 거제시 전략사업담당관

[기고] 제16회 바다의 날…' 21세기 바다의 위기와 이용가치'

▲ 김종천 거제시 전략사업담당관
5월 31일은 우리바다를 지키고 개발하기 위하여 지정한 ‘바다의 날’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는 오는 6월 8일을 ‘세계 바다의 날(World Ocean’s Day)'로 기념하고 있다. 세계 바다의 날은 1992년 리우환경회의에서 처음 결정되었지만 2008년 12월에야 유엔의 공인을 얻어 2009년부터 정식으로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1994년 12월 유엔해양법협약 발효에 발맞춰 1996년에 이미 바다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하고 벌써 16년째를 맞이하여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가 5월 31일을 바다의 날로 정한 것은 그날이 바로 통일신라 시절 장보고(張保皐) 대사(大使)가 완도에 청해진(淸海鎭)을 설치한 날이기 때문이다.

◆ 생명의 바다, 신비의 바다

바다는 언뜻 물만 출렁이고 생명체라고는 없는 사막처럼 보인다. 그러나 바다 속을 들여다보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체가 숨 쉬고 있다. 바다는 뭇 생명이 태어난 고향이며, 생명을 키우는 어머니의 자궁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바다는 어머니와 동격이다. 바다 해(海) 글자에 어미 모(母)자가 들어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프랑스어의 바다 ‘라 메르(La Mer)’ 역시 어원은 어머니와 같다.

그리고 바닷가 갯벌에는 약 85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며 장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들의 먹잇감과 서식처를 제공하고 있는데, 정화능력도 탁월하여 갯벌에 서식하는 갯지렁이 500마리가 한사람이 하루 배출하는 2kg의 배설물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각종 미생물과 지렁이 등의 생물적 정화능력을 보면, 갯벌10㎢는 신현지역 약 10만의 인구가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처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440여억 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하고 연 40억 원의 예산으로 운영하는 하수종말처리장의 기능과 맞먹는다 하니 바다와 갯벌의 기능과 그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한다.

갯벌은 이러한 자연정화기능 외에 경우에 따라서는 자연 최대 재앙인 태풍, 해일의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작용, 각종 수산물 생산 등에 있어서 ha당 4천여만 원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지역도 있다고 한다.

또한 투명하게 보이는 바닷물 한 방울에는 엄청난 수의 플랑크톤이 들어있다. 단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에 없는 것처럼 느낀다. 우주에 존재하는 별의 숫자보다도 많은 생명체가 우글거리는 곳이 바로 바다이다. 바다는 살아 숨 쉬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생명력이 넘치는 장소이다.

◆ 바다가 시름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특별한 죄의식 없이 무분별하게 우리의 삶의 터전에 해양 쓰레기를 투기하여 왔다. 우리시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5년간 무려 17,000여 톤의 폐어망, 폐어구 등을 포함한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였으며, 165억 원 이상의 국민세금이 사용되었다. 물론 이중에는 육상기원 쓰레기도 많으나 이보다는 조업 중 버려지는 것이 대부분이며 폐어망 등의 침적 쓰레기가 실제로 산란장 및 서식장을 파괴하는 등 자원에 심대한 타격을 주게 된다.

이와 더불어 수거되지 않은 낚시 바늘에 의한 피해도 보고되고 있는데 괭이갈매기, 청둥오리 등은 해수 담수를 가리지 않고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 2010년의 경우(3~9월) 17종 29건의 피해사례 중 조류가 14종 24건으로 피해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수중에 버려진 그물이나 통발에 의한 생태계 파괴 및 수산자원 피해는 광범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인근 광역자치단체는 2009년 폐어망 수거 및 해양쓰레기 수매사업과 관련한 해양환경보전사업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응답자의 87%가 본 사업추진 이후 해양쓰레기가 줄었으며 94%가 본 사업이 어업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구한 기간에 걸쳐 광범위한 수역에 투기되었거나 방기한 폐어망은 그 양을 추정하기도 쉽지 않다. 더욱이 초기 어망은 수중에서 분해되지 않는 나일론이나 폴리에틸렌 재질로 제작되어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을 중심으로 생분해성 어구개발 등 친환경 어구개발이 큰 진척을 보이고 있으나 높은 원가 등으로 전 어업인이 사용하기에는 아직 여건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주요어업에 대한 적정어구 사용지도 및 어구 실명제를 포함한 종합적 어구관리정책을 수립하고 어업인들에 대한 의식 개혁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야 이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

◆ 바다는 미래자원, 기회의 땅

아울러 사면이 바다인 우리시는 해양도시의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기술 국내화, 항만과 거가대교 개통으로 U자 수송 체계 확립에 따른 물류허브로서의 지정학적 요건들, 풍부한 해양레저 및 관광자원 등 잠재력은 그 어느 도시보다 충분하다. 이런 점에서 우리만의 특성을 잘 활용한다면 해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용 보존하면서, 동시에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해양을 바라보는 우리들 시각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해양을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인식의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순하고 평면적으로 이용하던 바다를 입체적으로 이용하고 개발하려는 새로운 해양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바다는, 어느 소설가의 말처럼 한 개의 선과 두 개의 색상이 만드는 가장 단순한 구도를 우리에게 보여 준다. 그러나 그 단순한 구도의 바다가 21세기엔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눈을 들어 바다를 보라. 새로운 가능성이 넘실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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