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석 전 거제시교육장…"격식보다는 실질을 중시하는 모습도 배워야 할 것이다."

▲ 윤동석 전 거제시교육장
지난 5월초 세계를 놀라게 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가 있었다. 2001년 9월1일 세계에서 가장 강대국인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테러를 일으켜 3,0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내어 세계를 경악하게 한 테러의 주모자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 내용이었다.

국제 사회에서 인질 납치, 비행기 납치, 폭파, 민간인의 무차별 공격 등 테러리즘의 폭력성이 쟁점으로 떠오르는 현실에 2,700만 달러(약 288억 원)의 현상금이 걸린 10여 년간 미국의 가장 큰 과제를 해결시킨 대작전을 수행한 것이다.

거기에 우리가 특히 감명받은 것이 사살 당시의 백악관 상황을 전 세계로 전송한 한 장의 사진이었다. 미국의 힘을 보여준 이 한 장의 사진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었다. 우리나라 중앙 일간 신문도 1면 톱기사로 눈에 들어왔다. 네티즌과 세계 언론도 떠들썩했다고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안보팀 멤버들이 백악관 상황실에 모여 빈 라덴을 사살하는 ‘제로모 K-KIA' 작전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는 사진이었다. 대통령의 직무를 좋건 나쁘건 눈앞의 진실을 찍어 내는 백악관의 비트 수사라는 사진작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별 하나 군인한테 상석(上席)을 내어주고 흰색와이셔츠에 남색 점퍼차림으로 한쪽 구석의 작은 의자에 쪼그려 앉은 오마바 미국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전 세계인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실무자가 우선이지 권력이 우선이 아닌 탈권위주의 모습인 것이다.

세계 강대국 대통령의 권위를 의식하지 않는 태도로서, 벙커에서 뻔한 지시나 내리고, 보고 내용을 듣고 ‘격퇴’만을 외치는 그런 지도자가 아니었다.

일촉즉발의 현장을 지켜보며 군사 지휘가 필요했던 만큼 긴박한 상황에서 군 통수권자의 승리는 이런데서 오는 것이라 생각하고 실무 지휘관에게 상석을 넘긴 것일 것이다.

백악관 한 장의 사진은 형식적인 권위보다 작전을 성공리에 이끌어 국민을 감동 시키고, 박수 받는 것이 진정 존경 받을 수 있는 지도자의 참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0년 전 일을 끝까지 추적하여 결단을 한 탈 권위 지도자의 모습을 보면 46명 용사의 생명을 앗아간 천안함 폭침사건과 민간인을 폭격한 연평도 사건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권위는 권력에서 파생되는 위력으로서 악용한 만큼이나 민심이 이탈하고 벗어난 만큼 민심이 결집한다. 그래서 정치가는 권위를 어떻게 처리했는가에 역사적인 평가를 받는다고 보면 대통령을 지낸 ‘바보 노무현’의 책이 생각난다.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여 탈권위주의 왕으로 꼽는 조선조 성종은 외숙의 잘못을 대비(어머니)의 구명청탁도 들어 주지 않고 참사하여 백성의 의구심을 갖지 않도록 강력한 권위행사를 했으면서도 관아에 붓 40자루와 먹20개씩 배당하여 임금의 과실을 수시로 써 올리게 하여 권위와 격식을 파괴하였다고 한다.

러시아를 유럽 선진대열에 올려놓은 표트르 황제도 막강한 권위 뒤에는 손수 14가지 기능을 익혀 수행원을 따돌리고 틈틈이 백성의 실 생활속에 뛰어들어 함께 일하면서 권위를 파괴하였다고 한다.

신문방송을 의식하면서 우리나라 정치인의 모습에서는 선거나 필요할 때만이 시장아줌마나 손잡고 지하철을 타는 등 탈 권위 행위를 하지만 진실성이 얼마나 있을까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높은 사람을 맞이하기 위해서 입구에서 도열하고 입장하면 기립하여 박수 치는 것이 의전일 수도 있지만 격식보다는 실질을 중시하는 모습도 배워야 할 것이다.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내용을 중시하는 것이 미국의 문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처럼 의전 때문에 확립되는 형식적인 권위보다 작전을 성공리에 이끌어 국민을 감동 시키고 박수 받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의 참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리더의 진정한 솔선수범이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진다.

미국의 문화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오바마의 겸손하고 탈권위적이며 실질적인 리더십의 표출이라고 보는 것이 한 장의 사진에서 보여주는 의미인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미국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5월2일 (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와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에서 47%에서 56%의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빈라덴 사살 당시 백악관의 상황을 나타낸 한 장의 사진을 보면 한국 국민의 기준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파격적이고 업무중심으로 탈권위주의의 실용주의적인 사고이다.

탈권위주의는 전시효과와 그 자리에 있으면 그러해야 한다는 격식을 과감히 벗어나서 확고한 소신과 솔직한 인간 표출이 있어야만 국민과의 교감이 형성되어 이루어지며 권력의 낭패가 없어질 뿐 아니라 건전한 사회가 형성됨을 되새기면서 탈권위주의 모습이 담긴 한 장의 사진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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