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관광과 '김장군 친일사실 동상 제작 중에 알아 건립 막지 못했다"
전기풍 의원, "작년에 이미 만들어놓고 건립지 찾고 있었다"

▲ 포로수용소유적공원 안에 세워진 김백일 장군 동상이 김 장군의 친일행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거제시는 친일행적으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김백일 장군 동상 건립 논란에 대해 2일 (사)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공문 내용을 놓고 석연찮은 점이 불거지고 있다.

거제시 관광과 담당 공무원은 전화 통화에서 “공문에 김백일 장군 동상 건립에 대해 언론보도와 시민단체 의견이 이러이러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기념사업회에 보냈다”고 밝히면서 “(동상) 철거요청은 아니다”고 했다.

결국 거제시의 직접적인 철거 요청 의견은 담기지 않았고, 여론이 이러하다는 간접적인 의견만 통보하는 수준의 공문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공무원은 “거제시장의 직인이 찍혀있기 때문에 내용상으로 보면 철거요청이나 다름없다”고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 공문을 공개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황덕호 흥남철수사건기념사업회장은 김백일 장군의 친일행적 논란에 대해 "우리는 역사학자가 아니다. 분명한 건 김백일 장군이 10만 피란민의 생명의 은인이다“며 "동상 철거 의사가 전혀 없다"고 1일 지역언론에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거제시가 2일 공문을 보냈기 때문에 앞으로 기념사업회가 어떤 입장을 취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거제시 담당공무원의 김백일 장군 친일행적 인지 사실 여부에도 발언과 증언이 엇갈리고 있어 혼돈을 초래하고 있다.

거제시 관광과 담당공무원은 김백일 장군의 친일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물음에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나중에 알았는데 그때는 이미 동상을 중간 정도 만들고 있어서 거제에 세울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전기풍 시의원은 “지난해 속초에서 동상 건립 논란이 불거졌을 때 여러 정황으로 봐 성금을 모금해 동상은 이미 만들어놓았고, 어디가 건립 적지인지를 찾고 있다가 시민단체 저항에 부딪혀 속초에 동상을 세우지 못했다”며 “속초에서 건립이 무산되자 그동안 동상을 보관했다가 이번에 거제에 세운 것 같다”고 했다. 전기풍 시의원의 발언이 사실일 경우 거제시 담당공무원은 지금까지 한 발언이 거짓으로 드러나 더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전기풍 시의원은 이어 김백일 장군 동상 건립에 대해 “너무 어이없고 말도 안되는 일이다. 친일인사를 어떻게 거제시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 세웠는가”라고 물으며 “거제시 행정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당장 철거해야 한다”고 했다.

전 의원은 “흥남철수는 명백한 패전의 역사다. 참전 연합군이 중공군의 개입으로 도망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피난민이 내려온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영웅이 될 수 있는가”라며 “패전의 역사만 세우려 하고, 옥포대첩과 같은 자랑스러운 승전의 역사는 왜 외면하는지 나라를 지킨 선조들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다. 성웅 이순신 장군 동상 하나 세우지 못하는 거제시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했다.

전 의원은 “(2005년에 세워진) 기념비와 벽면에 부착된 (김백일 장군의) 조각물물 파내서 없애야 한다”며 “성웅 이순신 장군 동상 건립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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