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진보진영'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근소한 지지율 차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거제
문재인 노무현 재단이사장이 최근 펴낸 ‘운명’ 자서전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고,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대망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거제서는 최근 김백일 동상 철거 논란에 휩싸여 있다. 문재인 이사장의 책, ‘운명’의 ‘아버지와 어머니’에 있는 내용 중 일부를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내 부모님 고향은 함경남도 흥남이다. (중략) 부모님은 1950년 12월, ‘흥남 철수’ 때 고향을 떠났다. 아직 젖먹이였던 누나를 업고 피난을 내려왔다. (중략) 나는 거제에서 피난살이 중에 태어났다. 시골집 방 한 칸에 세 들어 살 때였다. 하필 주인집 아주머니도 함께 임신을 하는 바람에 출산 때는 임시로 구한 다른 집에서 나를 낳았다고 했다. 같은 집에서 애를 낳으면 안된다는 속설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포로수용소에서 노무 일을 했다. 어머니는 거제에서 계란을 싸게 사서 머리에 이고, 나를 업은 채 부산에 건너가 파는 행상을 했다. 그걸로 조금씩 저축을 했고, 돈이 약간 모이자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조금 전에 부산 영도로 이사했다.”

“거제는 내가 태어난 곳이지만 어릴 때 떠나 왔기 때문에 기억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함께 피난 온 집안들도 비슷한 시기에 모두 떠나서, 연고가 남아 있지도 않다. 그래도 나에게는 태어난 고향이고 부모님이 피난살이를 한 곳이어서 늘 애틋하게 생각되는 곳이다. 청와대에 있을 때, 그래도 거제 출신이라고 거제지역 현안에 대해 도와달라는 요청이 오면 늘 신경을 쓰곤 했다.”

문재인 이사장이 자서전에 밝히고 있는 내용으로 봐서는 1950년 12월 24일 흥남항에서 마지막으로 철수한 ‘메리더스 빅토리호’를 타고, 아버지, 어머니가 거제로 피난왔는지는 명확치 않지만, 흥남철수작전 때 배를 타고 거제에 피난 온 사실은 명백하다.

문재인 이사장이 26일 야권통합을 위해 국회에서 열린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야권 진영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근접해 다크호스로 부각하고 있다.

데일리안 뉴스에 27일 보도된 문재인 이사장 관련 기사가 보도돼 인용 보도한다.<편집자주>

진보진영에서 차기 대선과 관련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주목받고 있다. 그야말로 ‘급등주’다.

처음엔 문 이사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구였던 데다 비서실장을 지낸 이력 탓에 친노 진영을 중심으로 ‘역할론’이 거론됐지만, 지금은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정당과 정파를 가리지 않고 대선주자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각종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도 상승세다. 문 이사장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5월 셋째 주 실시한 조사 당시 처음으로 후보군에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3.3%의 지지율을 기록, 단숨에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기관이 지난 25일 발표한 7월 셋째 주 주간 정례조사에선 문 이사장은 7.1%를 얻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제쳤다. 문 이사장이 출마선언을 한 것도, 정치적 행보를 활발히 하는 것도 아닌 상태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도 “(문 이사장이) 출마선언도 안한 상태에서 5%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손학규, 유시민 대표와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는 건 잠재적 경쟁력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러다보니 ‘부동의 1위’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정몽준 전 대표 등 쟁쟁한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꺾고 정권교체를 성공시킬 영웅의 출현을 바라고 있는 야권에선 ‘문재인 대망론’이 확산되고 있는 흐름이다.

▲ 자서전인 '운명'에 있는 특전사 근무시절 사진. 문재인 이사장은 대학 시절 시위 전력으로 1975년 군에 강제 징집당해 특전사에서 근무했다. 문 이사장은 군 적응이 빨라,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과정 최우수 표창을 받기도 했으며, 그 당시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최우수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했다.
◆ 문재인의 최대 장점은 ‘정중동 스타일’

문 이사장의 최대 장점으론 ‘정중동 스타일’이 꼽힌다. 말수가 적으며, 차분하고 안정적인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선 “이런 점에선 박근혜 전 대표와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시각도 있다.

‘비정치적’이라는 이미지도 강점이다. 비록 문 이사장이 노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 등을 지내면서 현실 정치와 밀접했지만, 대체로 ‘그림자 역할’에 주력하는 청와대 참모였던 탓에 정치의 전면에 부각되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래선지 문 이사장은 권모술수가 뛰어난 정치인과는 거리가 먼 “행정 전문가”라는 평까지 받고 있다.

문 이사장이 부산·경남 출신이라는 점은 ‘문재인 대망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진보개혁 진영의 꿈인 정권교체를 위해선 영남권에서의 득표가능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저축은행과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사태로 인해 부산·경남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역 출신인 문 이사장은 ‘괜찮은 카드’일 수밖에 없다.

문 이사장의 부각은 야권내의 정치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4.27 재보궐 선거 이후 ‘분당 승리’를 거머쥔 손 대표가 지지율이 15%까지 치솟으며 야권내 유력대권주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정체성 논란의 꼬리표’로 인해 3개월이 지난 현재는 10% 안팎의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친노 진영의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유 대표는 경남 김해을 선거 패배 이후 침체기에 빠져있다.

또한 손 대표의 당내 경쟁자인 정동영 정세균 박주선 천정배 최고위원 등은 좀처럼 지지율의 변화가 없고, 이정희 민노당 대표 등 진보 정당의 후보군들은 이념적 편향이 강해 대중적 지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들이 진보개혁 진영의 새로운 인물에 대한 지지층의 욕구를 자극했고, 일단 문 이사장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기엔 어떤 식으로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문재인 역할론’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이사장이 4.27 경남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포기 일보직전이었던 야권 후보 단일화를 막판에 성공시키며 대권주자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던 것을 눈여겨볼 만하다.

◆ 문재인의 한계는 정치체력(?)

그러나 정치권에선 문 이사장의 ‘한계’를 지적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정치 체력’, ‘내공’을 검증받지 못했다는 게 주 이유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27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문 이사장의 스타일은 과거 고건 전 총리와 비슷한 ‘소프트 리더십’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대선이라는 엄청난 회오리바람을 뚫고 돌파해서 고지에 설 만한 국가지도자의 재목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험난한 국가이기 때문에 대권이라는 고지에 서기 위해선 여러 가지 여건과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더라도 엄청나게 축적된 역량과 리더십의 총량을 갖고 있었다”며 “이들에 비하면 과거에 잠시 부각됐던 고 전 총리, 문국현 전 의원, 문 이사장 등의 내공은 비교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직 부재’도 한계론의 근거로 거론된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은 “지금의 분위기로는 문 이사장의 지지율 상승이 일정 정도까진 가능하겠지만, 그 이후엔 튼튼한 조직이 뒷받침돼야 도약이 가능하다”면서 “문 이사장이 야권의 제1당인 민주당 소속도 아닐 뿐 아니라 다른 진보정당들도 정파별로 조직이 가동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문 이사장을 확실하게 뒷받침해 줄 조직이 없다. 이는 문 이사장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야권에선 문 이사장의 역할을 ‘페이스메이커’로 규정짓는 이들도 상당수다. 통합야당의 대선 경선이나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의 “흥행 카드” 정도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야권에서 문 이사장이 좀 더 부각되고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지만, 그것이 마지막 대선 본선까지이냐에 대해선 물음표”라며 “문 이사장의 역할은 내년 총선과 통합야권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종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소장도 “문 이사장이 총선에서 부산.경남 지역에서 역할을 할 것이고 이를 통해 문재인 바람이 일어날 것이지만, 문 이사장 자체가 마지막까지 태풍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대표를 비롯한 야권의 대권주자들이 문 이사장에게 ‘빨리 링에 올라오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 문재인, 노무현이냐 문국현이냐

일각에선 ‘문재인 한계론’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반복돼 온 현재의 야권 진영의 ‘새인물 찾기’에서 비롯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수많은 정치인과 인사들이 ‘대안론’을 등에 업고 진보개혁 진영의 대권주자로 부각됐지만 이내 정치판에서 그 모습이 사라져갔기 때문이다.

물론 ‘새인물 찾기’가 성공한 사례도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이인제, 한화갑 등 진보개혁 진영에서 ‘내로라’하는 대권주자들이 있었지만, 정권재창출과 새로운 인물에 대한 욕구는 ‘바보 노무현’이라는 대선후보를 탄생시켰고, 결국 진보개혁 진영에게 승리를 가져다줬다.

그러나 실패한 사례가 더 많았다. 고 전 총리는 탄핵 정국 이후 주목을 받으며 지지율 1위를 내달렸지만, 지난 대선이 있었던 2007년 1월 대선불출마를 선언하고 말았다. 고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권력의지와 정치체력이 약했다” 등의 뒷말이 무성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일부 진보진영 언론의 집중 조명 속에 떠오른 문국현 전 의원은 10%라는 지지율의 벽에 갇힌 채 횡보하다 결국 대선에선 5.8%의 낮은 득표율을 얻는 데 머물렀다. 당시 문 전 의원이 진보개혁 진영의 후보단일화 요구를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걷자, 문 전 의원을 띄우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던 한 언론은 “정치 왕초보”라는 딱지를 붙이기까지 했다.

고 전 총리의 낙마 이후 정운찬 전 총리가 진보개혁 진영의 러브콜을 받았다. 정 전 총리는 중도개혁 성향인데다 충청도 출신, 경제 전문가라는 이미지로 인해 당시 대세를 점하기 시작했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대항마로 거론됐었다. 하지만 진보개혁 진영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정 전 총리 역시 2007년 4월 “정치세력화 활동을 이끌어본 적이 없어 정치지도자로서 나설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선불출마를 선언했다.

▲ 문재인 이사장
이런 연장선상에서 보면, 2013년 대선을 앞둔 지금 ‘대안론’으로 부각된 인물이 문 이사장이다. 과연 문 이사장이 친구인 노 전 대통령처럼 대세론을 꺾고 정권교체의 신화를 이룰 수 있을지, 아니면 대다수의 대권 도전자들이 밟아왔던 ‘좌절의 길’을 걸을지, 그도 아니면 문 이사장 특유의 ‘조정능력’을 발휘해 진보개혁 진영내에서 역할론에 머무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문 이사장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진보개혁 진영 인사들로 구성된 야권통합 원탁회의에 참석했다. 지난 달 자신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 발간 이후 첫 공식행보다.

문 이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시민사회와 원로들이 모여 2013년 이후의 국가 비전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2012년 승리 방안을 함께 논의하기로 한 것은 대단히 뜻깊은 일”이라며 “개인적으로는 2012년 승리를 위해 범야권의 대통합이 가장 확실하고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최근 자신의 지지율 상승 이유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 대표 이력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