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재개발 외국 선진사례①]미국 볼티모어…수변공간 재개발 시발점

 

 [항만재개발 외국 선진사례①] 미국 볼티모어

고현항 재개발이 기로에 섰다. 거제시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한 삼성중공업이 "회사 내부 사정으로 고현항 재개발에 참여할 수 없다"는 뜻을 거제시에 전달했다.

삼성중공업은 기업의 추진력으로 고현항 재개발 세 단계인 기본계획, 사업계획, 실시계획 중 기본계획을 완성시켜 놓았다. 삼성중공업이 고현항 재개발의 사업계획, 실시계획 나아가 매립 후 각종 건설공사에 참여하지 않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지나간 일에 미련을 두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거제시는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고현항 재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밀실에서 진행된 고현항 재개발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외국의 항만재개발 선진사례를 통해 시민들이 고현항 재개발을 다시 한번 생각케 하는 것이 본사의 역할이라고 판단한다. 양도식 박사가 발표한 볼티모어 항구의 수변공간 재개발은 앞으로 진행될 고현항 재개발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양 박사는 거제시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올해 3월 거제시청 대회의실에서 '거제플랜 작성의 필요성 및 외국(선진) 도시들의 성공사례' 초청강연을 했다. 양 박사는 또 지난 8월 4일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시의원을 대상으로 '수변공간 미래를 열다'는 주제로 미국 볼티모어 수변공간 성공 사례를 강연했다. 8월 4일 강연에 앞서 양 박사는 거제 전역 구석구석을 자동차로 돌아본 후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무분별하게 훼손되고 있는 자연경관에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래 글은 이행규 시의원이 펴낸 '거제플랜 작성을 위한 선진사례 모음집'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양 박사의 직접 허락을 받지 않은 점을 밝혀둔다. 항만재개발과 도시재개발에 대한 우수 사례는 앞으로 계속 연재할 계획이다.<편집자 주>      

▲ 양도식 박사(영국도시연구소 어번플라즈마(Urban Plasma) 소장)

볼티모어항구의 수변공간 재개발

 ◆ 머리말

우리의 수변공간 개발역사는 아직 시작단계다. 북미와 서유럽에서는 1960년대부터 버려진 수변공간을 재개발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도시계획의 핵심지역으로까지 부상했다.

1960년대 초를 시작으로 약 40년간 진행된 볼티모어항구의 재개발은 수변공간의 공공성 확보와 문화적 공간을 만들기 위한 일관된 계획 아래 이루어졌다.

동시에 수변공간 재개발을 통해 쇠퇴해가는 도심을 살리고 국제적 문화수변공간으로 변모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한 성공적 수변공간 재개발 과정은 세계의 수변공간 재개발에 모범사례가 되어 ‘볼티모어 신드롬(Baltimore Syndrome)’이라는 용어의 주역이 되었다.

볼티모어항구의 재개발 과정에 있어서 주요한 요소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 볼티모어 항구의 쇠퇴와 재개발

볼티모어시는 미국 메릴랜드(Maryland)주에 속해 있으며 지형학적으로 워싱턴 D.C(Washinton D.C)와 필라델피아(Philadepgia)의 중간에 위치해 있는 인구 65만 1.145명(2000년)의 도시다. 북미의 많은 수변공간 도시들처럼, 볼티모어항구도 새로운 수송기술의 발달과 세계 경제구조의 변화로 인해 1950년대 항구관련 산업이 쇠퇴하게 되었다.

항구산업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인근 도심도 동시에 심각한 쇠퇴(urban decay)를 겪게 되었다. 게다가 도시의 교외화(suburbanization)와 인구감소(1960년대의 20%의 인구감소가 있었음)는 세수감소로 이어져 도심 공동화 문제를 야기하였다.

이로 인해 비롯된 실업문제는 범죄, 폭동으로 이어져 사회문제를 일으켰다. 1960년대 발생한 볼티모어 폭동은 그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탈출하는 데 발판이 된 것이 바로 볼티모어항구와 주변의 도심재개발사업을 통한 도시의 부흥(renaissance)이었다.

연평균 약 천만 명이 방문하는 국제적인 문화수변공간으로의 성공적인 변화과정은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 구미에서 시작된 수변공간 재개발의 모델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성공적인 개발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요소들은 세계의 여러 수변공간 재개발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 성공의 토대가 된 수변공간 재개발 과정의 요소들

1. 기업가 정신, 정치적 리더십으로 이룬 민관협력

▲ 볼티모어항구의 과거와 현재 모습
1950년대 말 쇠퇴한 항구와 도심 공동화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변공간과 가까운 도심의 찰스센터(Charles Centure)와 볼티모어항구에 대한 재개발 계획이 세워졌다.

찰스센터는 사무공간 20만㎡, 소매점 4만㎡, 호텔, 극장, 아파트와 공공공간으로 구성되었으며, 2억 달러가 투자된 찰스센터는 침체된 기존 도심의 경제를 활성화시켰고 성공적인 민관협력의 예를 보여주었다.

1964년 볼티모어항구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였다. 슬럼화된 45만㎡의 볼티모어항구 지역을 대상으로 찰스센터-볼티모어항구법인(Charles Centre-Inner Harbour Management Inc.)에서 작성한 마스터플랜은 찰스센터 재개발과 같은 성공을 이루기 위하여 세 가지 목표에 주안점을 두었다.

첫째, 높은 수준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사무공간 건물들을 항구의 북쪽수변로를 따라 건설하여 쇠퇴한 수변로의 이미지를 변화시킴과 동시에 도심 활성화를 시도했다.

둘째로는 항구의 서쪽과 동쪽 수변로를 따라 주거지역을 형성하여 도심 공동화를 방지하려고 했다.

셋째로는 물과 인접한 ‘ㄷ'자 모양의 수변로에는 볼티모어 시민들을 위한 사회문화적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공원과 수변로를 조성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1968년 수변공간지역의 건축물 철거작업과 수변로 정리작업이 진행되었다.

마스터 플랜의 세 가지 목표 아래 1970년대와 1980년대는 다양한 상업시설과 문화레저시설들이 수변로를 따라 속속 들어섰다.

마스터플랜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볼티모어시당국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땅과 물이 만나는 수변공간과 연관된 소유권, 기존 산업의 이전, 수변공간 건물의 매입,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법적인 문제, 재개발을 위한 재원확보와 같은 복잡한 경제적, 사회적, 법률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볼티모어항구의 값진 성공은 바로 재개발 초기에 잠재해 있었던 이러한 난관을 지역 사업가들의 기업가정신과 볼티모어시 그리고 연방정부의 협조로 이루어진 민관협력을 통해 극복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복잡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민관협력을 통해 항구 재개발과 관련된 법률적, 정치적, 경제적 난관을 해결함으로써 볼티모어 신드롬의 초석이 마련되었다.

1960년대가 도심재개발 역사의 초기임을 고려한다면 볼티모어항구의 민관협력(Private and public partnership)은 훌륭한 선례를 남겼다고 할 수 있다.

2. 수변공간의 공공성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일관성
성공적인 민관협력을 통한 수변공간 토지매입과 함께 1963년 항구 재개발을 위해 마련된 마스터플래의 주목할 점은 공간적ㆍ기능적 면에서의 ‘공공성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성공적인 수변공간으로 자리 잡게 된 공공성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마스터플랜에 표현된 볼티모어시의 확고한 정책 때문이었다.

수변공간이 주는 혜택을 개발업자가 아닌 시민들에게 돌리겠다는 정책이었다. 이러한 시의 확고한 정책은 마스터플랜에 나타난 상세하고 엄격한 디자인 지침서(design guidance)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공공성을 바탕으로 재개발된 수변공간은 1973년부터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모여 지역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3일간의 ‘볼티모어 축제(Baltimore City Fair)'의 장소로 사용되면서 하루 평균 50만 명이 모이는 지역축제의 중심지가 되었다.

수변공간의 친인간적인 풍경과 어우러진 지역축제가 경제적, 사회적으로 끼친 영향은 컸다. 시민에게는 소속감을, 볼티모어시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준 축제는 대성공을 거뒀으며, 그 이후에도 계속 개최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은 상업성과 경제적인 이익을 우선하지 않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적 성격의 수변공간을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공공성에 바탕을 둔 수변공간 재개발은 40년간 계속된 재개발 과정의 핵심이었다.

3. 7.5마일의 보행자 전용 수변로
‘ㄷ'자 모양의 볼티모어항구를 따라 만들어진 7.5마일의 수변로(waterfront promenade)는 재개발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공요소다.

이른 아침에는 지역주민의 조깅코스와 신선한 출근길이 되고 오전에는 벤치와 물가에서 휴식을 취하는 노인들의 휴식처가 되었다가 점심때는 세일즈맨들이 점심을 먹는 장소가 되고 오후에는 여러 가지 이벤트와 음악연주가 열리는 축제의 장소가 된다.

시간별로 용도가 변하는 수변로는 다양한 문화시설과 함께 방문객들로 항상 분주하다. 무엇보다도 수변로를 따라 형성된 마리나(marina)와 피어(pier)에 정박한 다양한 보트들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해준다.

만약 7.5마일의 수변로가 없었다면 지금의 성공은 보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역의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볼티모어 수변공간 파트너십(Baltimore Waterfront Promenade Partnerships)'에서는 볼티모어 수변공간의 보석인 수변로를 지키고 가꾸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볼티모어 수변공간 파트너십은 수변로와 오픈스페이스로 할애해야 한다는 법률적 조항(Urban Renewal Legislation)을 통해 보행자를 우선하는 수변로를 형성할 수 있었다.

아직도 민관 개발업자 건축가, 엔지니어, 사회운동가, 주정부 관계자, 시민 등으로 구성된 사람들이 ‘볼티모어항구를 볼티모어항구답게 만드는 것은 7.5마일의 수변로’라는 모토아래 현재의 개발과정에서 수변로 유지에 위협이 되는 요소들을 막고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더욱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수변로를 만들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잘 보존된 수변로를 통해 상업지역과 주거지역 그리고 관광지를 연결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볼티모어항구를 벗어나 다른 수변지역을 연결하려고 지속적인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4. 성공적 페스티브 마케플레이스 개념의 적용
연간 980만 명의 방문객(2003년 통계에 의하면  볼티모어시 전체의 방문객은 약 1,100만 명), 세계에서 단일 면적당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소매상, 개장 초기 디즈니랜드보다 많은 사람이 방문해 도심 재개발 기업과 언론의 큰 주목을 받는 등의 뉴스는 1979년 수변로에 지어진 유럽스타일의 2동짜리 2층 건물인 하버플레이스(The Harbourplace)와 연관된 것이다.

이 사실은 볼티모어 수변공간 재개발의 성공을 확고히 하였으며 지역 수변공간에서 국제적 수변공간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버플레이스는 수변에 위치한 평범한 2층 건물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건물 앞에서 하루만 시간을 보내게 되면 앞에서 열거한 뉴스들이 빈말이 아님을 알게 된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시너지 효과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버플레이스는 사람들을 모드고 소비하게 만들고, 즐기게 하는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하버플레이스의 성공 뒤에는 미국의 도시개발업자이며 도시계획가인 제임스 라우즈(James Rouse)의 페스티브 마켓플레이스(Festive Marketplaces) 개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페스티브 마켓플레이스의 개념은 하버플레이스와 같이 ①다운타운과 가까운 위치, ②수변(또는 역사적 장소)이 주는 천혜의 환경 ③쇼핑 ④먹을거리 ⑤엔터테인먼트 ⑥연중 내내 건물의 실내외에서 이루어지는 이벤트를 묶은 패키지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소비욕구와 문화의 향유에 대한 갈망을 한꺼번에 반영한 페스티브 마켓플레이스를 실현한 하버플레이스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단지 쇼핑과 먹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사람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역사적 건축환경과 이벤트(하버플레이스의 경우 연 200회의 크고 작은 공연을 함)를 통해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5. 다양한 연령층과 가족이 함께하는 교육적인 수변공간
또 다른 중요한 성공요인은 방문객들이 가족단위가 많고, 어린이들의 단체 방문과 노인층들로 구성된 다양한 연령층들이 수변공간을 방문한다는 점이다.

부유층만이 향유하는 수변공간이 아니라 초등학생부터 연금생활을 하는 노인들까지 모두가 방문하는 공간이다.

이처럼 다양한 연령층들이 방문하는 배경에는 수변공간을 따라 형성된 역사적 건물, 장소, 유물을 연관시킨 독특한 교육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의 펄 하버(Pearl Harbour) 공격에서 살아남은 해안경비선(Coast Guard Cutter Taney), 제2차 세계대전 중 실제로 활약했던 잠수함(Submarine Toask), 볼티모어 항구로 들어오는 입구에 위치한 체사피크(Chesapeake)만의 등대선(Cheasapeake Lightship)을 볼 수 있는 해상박물관이 일례다.

또 다른 예는, 이전의 어업을 담당했던 배를 복원하여 실제로 2주 동안 어업을 체험하게 하는 ‘살아 있는 교실(Living Classrooms Foundation)' 프로그램이다. 실내 교육프로그램과 함께 수변공간에 교육적 의미를 더한 또 다른 예다.

5. 이벤트를 통한 장소 마케팅
또 다른 성공요소는 작은 이벤트에서 국제적인 규모의 이벤트까지 개최할 수 있었던 장소마케팅이었다.

계획된 일정과 프로그램에 따라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콘서트와 마술시범, 단체공연, 다양한 소수민족의 전통무요, 시차원의 축제, 국제적 규모의 범선방문 등이 그 예다.

이벤트 프로그램은 볼티모어시와 하버플레이스를 담당하는 개발회사가 함께 재정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러한 크고 작은 이벤트는 수변로를 따라 형성된 문화시설과 함께 ‘볼티모어 신드롬’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 현재의 볼티모어항구

현재 볼티모어항구는 중요한 시민공간인 동시에 국제적인 문화수변공간으로서 많은 관광객과 방문객이 몰려들고 있다. 여전히 ‘볼티모어 신드롬’은 세계의 많은 수변공간 재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수변로를 따라 형성된 수족관과 과학센터, 해양박물관, 하버플레이스 등은 여전히 왕성한 기능을 하고 있으며 관광객들과 지역주민들의 중요한 문화공간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볼티모어시는 기존 도시와 수변공간과의 기능적, 물리적 연결을 통해 볼티모어항구에 집중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성공을 부분적으로 침체된 도심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 시사점

성공적인 볼티모어항구의 재개발 과정에서 나타난 중요한 요소를 통해 수변공간 재개발(특히 문화수변공간 개발)에 있어서 몇 가지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로 정치적인 리더십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민관협력이다. 대규모 수변공간 개발인 경우에는 더욱 중요하다. 개발 초기에 보여준 볼티모어시와 기업가, 연방정부의 협력을 통해 수변공간에 얽힌 법률적, 경제적, 정치적 문제를 해결해 자가는 과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가 있다.

둘째, 수변공간의 공공성 확보다. 공간은 그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건축환경과 내용물의 특징에 의해 공간적 생산을 한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까지의 볼티미어 수변공간은 공익성에 바탕을 준 물리적 건축환경과 문화시설이 성공적 수변공간을 생산했다고 볼 수 있다.

뚜렷한 공공성에 바탕을 둔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수변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비전에 있었다. 고도 자본주의사회에서 자연환경(수변공간)이 상품화되고 이윤추구를 위한 수단이 되는 경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러한 고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변 공간의 공익성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하는가의 문제는 결국 장기적인 문화수변공간의 개발에 중요한 점임을 시사하고 있다.

셋째, 개발의 초기에 마련한 상세한 도시디자인 지침이다. 성공적인 공공성과 문화수변공간 형성에 있어서 상세한 도시디자인 지침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넓은 보행자 수변로와 시각적물리적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건물의 레이아웃과 높이, 수변공간과 기존 도시와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공간구조, 충분한 오픈 스페이스 확보 등은 양질의 문화수변공간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재개발 초기의 상세한 디자인 지침은 바로 인간친화적인 문화수변공간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선개발-후계획이 아닌 초기부터 물리적 환경에 대한 상세한 계획과 지침이 장기적 성공의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가 있다.

넷째, 중요한 또 하나의 시사점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때 볼티모어 수변공간이 오랜 시간을 두고 단계적(step-by-scale)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또한 경제적 부담과 개발의 위험이 큰 대규모 개발이 아니라 경제적 상황과 수변공간의 진행상황을 함께 고려한 소규모(small-scale), 그리고 점진적(incremental)인 재개발 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긴 시간 동안 다양한 문화적 건축환경을 형성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 도시의 문맥을 고려하는 동시에 대규모 개발이 주는 경제적 부담과 획일화된 수변공간 형성을 막을 수가 있었다.

다섯째, 물리적인 환경의 개발과 함께 소프트웨어적인(events/programmes) 내용의 개발이다.

볼티모어 수변공간에는 1년에 평균 100만 명 이상이나 수십만 명을 모으는 성공적인 문화시설이 수변을 따라 세워져 있다.

이와 동시에, 연중 이어지는 국제적 규모와 시차원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이벤트와 교육적 프로그램은 활기 있는 수변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연령층들을 모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수변과 관련된 이벤트(범선방문)의 개발은 더욱 성공적인 문화수변공간 형성을 가능하게 했다. 즉, 건조환경의 개발과 함께 소프트웨어적인 요소의 개발은 성공적인 문화수변공간 형성에 많은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역사적 건축환경과 유물의 현대적 사용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볼티모어 수변공간이 다양한 계층과 연령 그리고 교육적 수변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역사적 건축물과 유물 특히 수변과 관련된 역사적 범선과 전함 그리고 잠수함 등을 해양박물관으로 사용하는 등 용도 변경을 통한 프로그램 개발이었다.

역사적인 건축물과 유물은 그 지역의 장소성과 정체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과 동시에 중요한 관광지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수변공간 재개발 과정에서 수변을 따라 형성된 역사적 흔적을 발견하고 현대적 용도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것은 새로운 문화시설과 건축환경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