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의회는 2일부터 오는 10일까지 거제시로부터 올해 업무 성과와 내년도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이 중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A 시의원 한 명이 4일 오후 회의와 7일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의원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의 잘못만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 A 시의원은 8일부터 회의에 참석했다.

사건의 발단은 4일 오전에 열린 관광과 업무보고 때 일어났다. 박태문 관광과장이 거북선 모형 제작 사업 업무보고를 했다. 거북선을 한 척 만들어 임진왜란 첫 승첩지인 옥포항에 정박시켜 관광상품화시키자는 계획으로 거제시는 올해 5월 거북선 제작을 발주했다. 천체 예산은 7억4,500만원이고, 국비 3억2,500만원, 도비 9,500만원, 시비 3억2,500만원이다. 현재 선급금으로 지급된 돈은 2억9,800만원이다.

하지만 최근 지세포항에 정박중인 거북선이 금강송이 아닌 미송으로 제작해 물의를 일으켰다. 거제시는 짝퉁 거북선 논란과 거북선의 3층 구조가 배의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7월 거북선 제작을 잠정 중단시켰다.

박태문 관광과장은 "지금 상태서 거북선 제작을 중단하면 이미 지급한 2억9,800만원 중 1억원 정도 손해를 봐야 하고, 지세포에 있는 거북선을 옥포로 옮겨 올 경우 지역 갈등이 예상된다"며 "거북선을 만들어 옥포에 그대로 전시할 수 있도록 산업건설위원회가 승인해주면 좋겠다"고 업무보고를 했다.

A 시의원과 B 산업건설위원장과의 옥신각신이 이때부터 시작됐다. B 산업건설위원장이 "1억원 손해본다면 도와 시가 각각 5천만원씩 손해를 보면 되지, 뭐한다고 어중간하게 고증도 안된 애물단지 거북선을 만들어 관리비로 1년에 1억5천만원을 쓸 것이냐"고 거북선 제작을 중단시키라고 말했다.

이에 옥포에 지역구를 둔 A 시의원은 "옥포여객선 터미널 앞에 정박시켜 옥포마을협의회가 관리하면 관리비 1억5천만원 들어갈 리도 없다"며 "50% 정도 진행된 거북선 제작을 중단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응수했다.

B 산업건설위원장이 또 "5천만원 손해보면 끝나는 사항이다. 배가 꼭 필요하면 지세포에 있는 거북선 가져오면 되지. 지세포에 거북선을 놔둘 이유가 뭐 있느냐"고 했다.

이후에 A 시의원과 B 산업건설위원장 간에 "거북선 제작을 중단하면 안된다", "거북선 제작은 없던 일로 해야한다"는 의견이 오고 갔다.

마지막으로 B 산업건설위원장이 "필요하면 지세포에 있는 거북선을 가져와서 쓰라니까"라고 하면서 관광과 업무보고를 마치는 의사봉을 두드려버렸다. A 시의원은 심한 모멸감을 느끼고 더 이상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A 시의원은 지난 8월 거제시의회 146회 임시회 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번에 제작하는 거북선을 옥포대첩기념공원이 아닌 옥포만 여객선 선착장 앞에 띄워 관광자원화하자"고 이미 발언했다. 이번에 제작되는 거북선은 길이가 25.6m, 폭이 8.6m, 높이가 6m이다.

A 시의원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는 지난 5대 의회 때부터 옥포대첩기념공원에 전시하는 거북선 제작이 논의됐고, 이미 예산이 투입된 거북선 제작을 B 산업건설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없었던 일로 하자' 이에 대한 반감에서 회의에 불참했다.

A 시의원은 8일 회의에 참석하면서 거제시의회 의장에게 3개 항의 건의사항을 청원 형식으로 전달했다. A 시의원은 "상임위원장의 독단적 상임위원회 운영을 개선해야 한다. 거제시 각종 위원회 중 도시계획위원회 등 시의원 선호 위원회를 시의원별로 골고루 배분해야 한다. 의원 서로 간 예의 범절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해 시민 C 모씨는 "시의원 개인별로 각자 개성이 강해 쉽게 융화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각 시의원들은 지역을 대표하는 시의원으로 서로 간에 인격적 대우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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