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일부터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號'가 출범한다. 첫 항해에 나선다. 3년 동안의 첫 항해 선장을 선임했고, 26일 임명장을 받았다. 비상임이사 5명도 임명장을 같이 받았다.

▲ 권민호 거제시장이 26일 설평국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첫 항해를 앞두고 시민들은 기대가 매우 크다. 첫 항해의 선장은 개발사업에 전문 식견과 경륜 경험을 가진 설평국(61) 전 현대건설 전무를 선임했다. 설평국 초대 사장은 현대건설의 주요 토목 프로젝트에 계획 입안, 시공, 현장 지휘 등에 참여한 토목전문가다.

검증된 인재가 거제 발전을 위해 선뜻 나서준 것은 반길 일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인생 이력에 혹 누가 될 수도 있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에 응모한 것 또한 평가할만한 일이다.

'왜 지역 사정도 모르는 사람이고' 하면서 탐탁찮은 시선으로 보는 시민도 있을 것이다. 조선 산업은 세계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경쟁에서도 앞서고 있다. 무엇 때문인가. 우수한 인재와 근면성실한 근로자 덕분임은 불문가지다. 거제의 품격을 높이고, 세계적인 도시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인재가 필요하다.

세계를 누비며, 세계를 건설한 사람이 필요하다. 지역의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이름 더 잘 안다고 '지역 사람이 더 유능하다'는 편견과 아집은 버려야 한다. 사물과 현상의 이치는 '일맥(一脈)이 상통(相通)'한다. 전문가는 거제 지도를 놓고 보면 '아! 거제의 미래는 이것이다'는 해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호가 앞으로 무엇을 어획할 것인지는 공사의 이름에 명확해 돼 있다. 거제는 섬 지역으로 해양은 공통 분모이다. ‘분자’인 관광과 개발 중에 초대 사장 선임은 개발 쪽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

“설평국 초대 사장은 각종 개발사업의 적임자다 평을 받고 있다”는 거제시 자체 평가에서도 알 수 있듯 해양산업과 관광산업 전문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개발 전문가이다. 1대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는 개발공사에 초점을 맞춘 측면이 강하다. 고현항 재개발, 차세대산업단지 추진 등 거제시의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적임자를 선임한 측면이 짙다.

거제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관광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상임이사 재공모에 나선 이유도 사장의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는 관광전문가를 선임하기 위한 조처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호가 순조로운 첫 출항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함에도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거제공사호'가 첫 출항을 앞두고 있지만 항해 중에 닥칠 태풍, 풍랑, 폭우 등의 외적인 환경 걱정 보다는 내적인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고 출항해야 한다.

▲ 비상임이사 5명. 왼쪽 첫번째 조용국 시 해양조선관광국장, 왼쪽 두번째 김규원 충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왼쪽 세번째 정봉섭 한국관광공사 관광아카데미 교수, 왼쪽부터 여섯번째 조병용 고려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왼쪽 일곱번째 황정재 시 기획예산담당관, 오른쪽 윤수원 감사법무담당관)
첫 항해에 필요한 선원을 100% 갖추지 못하고, 132명으로 출항한다. 공사의 전체 임직원이 151명을 넘지 못해 공기업법 상 상임이사는 1명으로 출발해야 한다. 관리본부장 역할을 할 상임이사는 뽑지 못했다. 개발사업본부장 역할을 담당하는 상임이사 또한 1차 공모에서 적임자가 없어 재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선장만 뽑아 놓았지, 항해를 책임지는 항해사와 기관장은 뽑지도 못한 실정이다.

선원의 부족보다는 더 큰 걱정이 있다. 거제시설관리공단에서 지금까지 근무한 직원의 문제다. '관리공단호'에 선원으로 몸담았지만 '공사호'에 적합한 선원인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대체적으로 그동안 너무나 편한 배를 탔다는 평이다. 큰 파도도 없고, 어려움이 없었던 평온의 바다에서만 일했다. 고기를 직접 잡아보지 않았고, 잡아 놓은 고기를 싣고 오는 역할만 했다. 이제는 바다에 나가 직접 고기를 잡아야 한다.

망망대해에 나가본 경험이 없다. 이제는 거친 파도와 싸워야 하고, 풍랑이 이는 바다에서 내 자신 스스로 생존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선장과 항해사와 갑판장과 일사 분란하게 호흡을 맞춰 일할 수 있는 숙련된 선원이 돼야 한다.

높은 파도 속에서도 파도를 겁내지 않고, 오히려 파도를 이용할 때 만이 능수능란한 선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선원이 갖추어야 할 각종 기술과 전문성을 익혀야 한다. 선원으로써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었다고 판단되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먼저 찾아서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단에서 공사로 전환해 ‘기업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에만 만족해야 할 처지가 아니다. 성과도 내야 한다. 현재의 직제 상 적재적소에 필요한 전문가를 충원할 수 없다면, 외곽 자문그룹을 두어서라도 ‘공사호’가 순항토록 해야 한다.

이번 항해에서는 얼마를 어획할 것인지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그리고 선장과 갑판장, 항해사, 기관장, 선원 등이 모두 손발이 맞아야 한다. 첫 항해가 성공적으로 끝나, 3년 뒤에는 모든 시민이 큰 박수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제 모든 임직원에게 지워진 큰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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