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시장실 1년 권민호 시장 인터뷰]"청렴은 시장의 문제가 크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2010년 7월 1일 취임했다. 지난해 3월 8일 거제시청 2층, 기존의 시장실을 1층 민원실 옆으로 옮겼다. ‘열린 시장실’이라는 이름으로 1년이 지났다.

권민호 시장은 1년 동안 ‘열린시장실’에서 근무하면서 어떠한 점을 느꼈는지 만나보았다. 딱딱한 시정 업무보다 수월한 질문을 던졌다.

- 시장실 위치를 1층 민원실 근처로 낮춰 1년이 지났다.
“1년 간 민원실 옆 열린시장실에서 시민들과 직원을 응대하면서 가까이서 지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어떨 때는 귀찮고 힘든 경우도 있다. 민원인이 부서를 경유하지 않고, 시장한테 바로 직접적으로 와서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 법이나 규정안에서 잘 안되는 문제를 시장한테 갖고 온다. 민원인들이 시장을 만남으로써 위안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열린시장실의 좋은 역할이었다 생각한다.”

“시정을 보는 데는 어려움도 있었다. 집중해야 할 업무는 방해도 받았다. 때로는 업무에 지장이 있으면 밖으로 나가든지 또 다른 공간에서 슬기롭게 대처를 해왔다.”

“직원들도 시장이 문 열린 공간에 있으니까 지나가면서 시민에게 친철할려고 하고, 직원들이 다 보는 곳에 시장도 있으니까 내 자신도 품위를 잘 지킬려고 한다. 이런 장점도 많았다.”

- 거제시 청렴도가 좋지 않아서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역점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행사불(二行四不)을 각 부서 입구에다 붙여놓았다. 근무복도 입었다.
“시장부터 변하고 바꿀려고 노력과 리드를 하니까 직원들 또한 마음의 자세를 갖고 거제시가 친절하고 청렴하기 위한 노력들을 해가고 많이 바뀌었다 생각한다.”

“근무복 또한 구시대 산물이고 권위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공무원을 시민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명패를 만들어서 책임성 있게 하자. 직원들이 잘 받아주어서 따라주니까 고맙다. 직원들도 시장의 의지에 따라서 ‘청렴해야 되겠다’ 느끼고 있다. 청렴도가 하위였지만 어느 정도 높아졌다. 거제시가 처음부터 청렴도가 떨어져 있었으니까. 하루 아침에 올라가지는 않는다. 올해는 강한 실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청렴도가 많이 높아지리라 생각한다.”

- 1층으로 시장실을 옮긴 이유가 ‘공무원들을 향한 자기 회초리다’, ‘다음에 또 청렴도가 개선되지 않고 공무원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으면 거제시장실을 거제시청 앞 팔각정으로 내모는 일은 없어야 될 것이다’고 칼럼으로 지적한 적이 있다.
“직원들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리드하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시장의 문제가 크다. 스스로 변하고 청렴하고 깨끗해야 한다. 시장이 철저하게 청렴 의지를 갖고 간다면 거제시는 아주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직원들 앞에서 청렴한 시장 의지를 갖고 갈 것이다.”

- 시민들하고 소통하는 수단으로 SNS 소통기구인 페이스북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 장단점에 대해서 말해주시죠. 페이스북을 통해서 민원을 해결하는 것도 있으시죠.
“직접 보이지 않는 페이스북이라는 공간인데, 그 속에서 많은 친구도 만들어 지고, 서로가 관심을 갖게 된다. 좋은 점도 있다. 그 속에 민원도 많이 들어옴으로써 민원인 창구 역할도 한다. 때로는 귀찮은 것도 많다. 진솔성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 생각한다. 서로 기탄없이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써 도움이 된다. 응원의 글도 많이 들어오고.” (권민호 시장은 갤럭시 노트를 들고 다닌다.)

“업무를 할 때는 가지고 있으면 전화가 많이 들어오니까 따로 그냥 놔둔다. 한번씩 보면서 중요 전화가 들어오면 전화를 해준다.”(권민호 시장은 퇴근 후 집에서 종종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 지난번에 딸 결혼식을 할 때 알리지 않고 결혼식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딸을 시집보내면서’라고 글을 올렸다. 작년에 빙모(聘母)님이 돌아가셨을때도 부조를 받지 않았다. 그동안 누구보다 많이 길흉사를 다녔는데 결단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청렴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 몸에 정말 청렴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몸에 베여 있어야 한다. 시장을 취임하면서 남다른 각오를 갖고 들어왔다.”

“장모님이나 내 딸이 결혼을 할 때 부조를 받는 것은 합법이다. 그것은 금액이 높으면 비난의 대상이 될지는 몰라도 불법은 아니다. 합법이기는 하지만 과도한 것은 뇌물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오히려 청렴을 실천하기 위해서 나한테 주어진 권한을 버리자는 뜻이 있었다.”

“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서운함이 많이 있을 수 있다. 장모님 상은 직접적인 직계가 아니고 처남들이 부모님의 직계인데도 불구하고 내 의지로써 강요했을 때 서운함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들도 다 동의해 주었다. 많은 사람을 알고 있지만 딸도 친구도 있고, 부인도 그렇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미안한 감이 있다. ‘자기만 청렴하면 되는 것이지 가족까지 어려움으로 주고, 아버지로써 딸에 대한 미안함도 있죠. 청렴은 계속 부단하게 노력해야 지켜지는 것이다. 그렇게 한 것이다.”

- 차세대산업단지 하청 덕곡이 유력하다. 하청 덕곡에는 시장과 직접 관련이 있는 23,000평 정도의 공장터를 임대주고 있다.

“하청 덕곡은 김한겸 시장시절부터 조선 특구를 추진한 곳이다. 김한겸 시장 시절에 지금의 공장을 확장하고, 시설을 갖춰야 되겠다 생각하고 허가를 거제시에 신청했다. 그때 하청조선특구 때문에 안된다고 해서, 그 당시 강하게 어필도 했다. 조선 특구가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행정이 공장 확장을 막으면 되느냐고 항의를 했다.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수 년 동안 공장 확장도 못하고 오늘까지 왔다.”

“덕곡에 차세대산업단지를 추진하면 두 번째 피해를 입게 된다. 일부 시민들은 공장부지가 차세산업단지 안에 들어가니까 이익이나 많이 생길거라 생각하는데, 억울함이 많다.”

“땅값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차세대 산업단지에 들어가면 감정을 해서 수용당하니까 땅값을 원하는 만큼 받을 수도 없다. 강제성이 따른다. 난감한 문제라 생각한다.”

“시장에 들어오면서부터 사곡만을 차세대산업단지로 지정할려고 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거제 전역을 놓고, 미래로 봐서 차세대 산업단지를 적지가 어디인지 파악하자고 해서, 그것도 옳다 싶어서’ 용역을 줘서 결론을 얻었는데 덕곡으로 결정돼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됐다.”

“땅이 있어서 시민들은 시장이 특혜를 받지 않느냐 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오히려 지금의 공장은 차세대산업단지 안에서 빼고 가는 것이 시민들로부터 의혹의 눈초리를 해소하는 방법이 아닌가 고심을 많이 하고 있다.”

- 지난 2일 해군 참모총장을 만나 지심도 이관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도됐다.
“군대 생활 할 때도 지심도에서 근무했고, 거제 행정 구역 안에 있는 곳 중에 제일 자연이 살아있고, 아름다운 곳이다. 늘 인식하고 있었다. 관광 인프라 구축하자는 차원에서 취임하자 말자 지심도를 반환할려고 개인적으로 정부 인맥, 정부 부처와 계속 논의를 하고 있다.”

“가시적으로 실무진에서 움직임이 있다. 두 차례 반환 신청을 냈다.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지만, 해군 기지가 거기 있어요. 관리는 해군에서 하기 때문에 금요일에 대전 계룡대에 해군 참모총장을 면담을 신청해 만났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관리권을 넘겨라. 섬을 팔아라. 거제서 사겠다. 이런 입장이었으나 해군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해양국가다’ 해군을 증강하기 위해서도 지금 이 시점에서 팔기가 어렵다. 거제시가 관광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해군은 전적으로 동의하겠다고 했다.”

“지금 상황을 판단해서 거제시로 이관해 주기 어려우니까 거제시가 무상이든 유상이든 임대로 가져가서 얼마든지 거제시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 해군의 입장은 그러고 난 이후에 정말 해군이 필요치 않다면 그때 거제시가 가져가도 괜찮지 않느냐. 막대한 돈을 주고 사가지고 거제시 재정이 부담이 될 수 있으니, 그런 입장이 거제시가 낮지 않겠느냐고 했다.”

“해군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국방부가 결정을 한다. 다만 국방부는 해군이 쓰고 있으니, 해군의 입장을 들을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거제시가 기지를 옮겨 달라 하던지, 기지를 빼고 나머지 부분을 거제시에 이관해주던지, 기지를 빼고 임대를 해서 거제시가 관광 사업을 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 조만간 어떤 모습으로 결정이 될 것이다.

-일요일인 4일, 비가 오는데 서이말 등대를 방문했다. 서이말 등대 오른쪽에 외도와 내도가 있다. 왼쪽에 지심도가 있다.서이말 등대, 공곶이, 외도, 내도, 지심도를 패키지로 엮어서 관광자원화시키는 큰 그림도 그려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심도 군 기지를 이전하는 경우가 왔을 때 서이말 등대 쪽에 해군기지를 이전할 수 있는 터가 있는지 혼자서 일요일 서이말 등대를 가봤다.”

취재를 끝내고 나올 때쯤 일운면 지세포 동성임대아파트 입주민 대표 몇 명이 임대아파트 분양 전환 민원을 들고 열린 시장실을 방문했다. 박옥만(62) 씨는 시장과의 면담이 끝난 후 “시장실을 열린 시장실로 해놓으니 참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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