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공명 선거 개끗한 정치 바라는 거제시민 일동' 실체 밝혀야

유례없이 치열한 선거전으로 치러졌던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제 차분히 정신을 가다듬을 때이다. 19대 국회의원의 임기는 오는 5월 30일부터 시작된다. 김한표 국회의원 당선자는 15일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을 갖고 차분히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권민호 거제시장은 13일 흔치 않은 기고글을 통해 ‘아름다운 화해와 화합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권 시장은 “승자와 패자를 논하고 누구를 탓하기보다 모두가 손을 맞잡고 상생과 화합을 실현함으로써 시민들에게 더 큰 희망을 안겨야 할 것이다”고 했다.

거제시의회 반대식 산업건설위원장 또한 선거가 끝난 12일 밤 페이스북에 ‘이번 선거가 주는 교훈’이라는 짤막한 글에 “출마자에게 축하와 위로를 보내면서 우리거제에는 선거 송사(訟事)가 없도록 기원해본다”고 했다.

김한표 당선자도 15일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시중에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풍문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이미 선관위에서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론을 낸 사안을 가지고 풍문을 흘리는 세력도 이미 선거가 끝난 상황이니 만큼 품어 안고 화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한표 당선자는 “진성진 후보의 중앙선관위 재산 신고 내역에 골프회원권 3개로 신고돼 있다”며 선관위 주체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이같은 사실을 언급한 적이 있다. 진성진 후보측은 이에 거제시 선관위에 “골프회원권 중 1개는 콘도 회원권이다”며 허위 사실 유포로 지난 3일 고발했다.

거제시 선관위는 지난 4일 “중앙선관위 후보자 재산 신고 내역에 골프회원권 3개로 표시돼 있기 때문에 김한표 후보가 한 발언은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다”고 결론을 내렸다. 거제시 선관위 관계자는 16일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다고 진성진 후보측에 통보를 했다”며 “후보측에서 검찰에 수사의뢰나 고발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거제 정치권이 선거 후 각종 소송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유가 있다. 2010년 지방선거 후 거제 정치권은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렀다. ‘공천 헌금’ 소동으로 국회의원 부인이 구속되고, 도의원 부인, 시의원 출마자 부인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선된 도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법의 심판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된 점은 간과할 수 없다.

그 당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여러 계기 중 ‘진정서’도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진정서는 주로 ‘공정한 선거와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거제시민 일동’의 명의로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에 우편으로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지방선거에 당선된 시장, 도의원, 시의원 가릴 것 없이 대부분 ‘피진정인’으로 몰아 “피진정인들을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엄벌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로 진정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피진정인 중 한 명은 가게를 처분하면서 돌려받은 전세보증금을 “공천헌금으로 전달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단정지어 진정서를 보냈다.

그 당시 진정서에 '피진정인'으로 이름이 올랐던 시장, 도의원, 시의원들은 검찰에 불러가는 고통을 겪었지만, 지금 아무런 문제없이 임기를 채우고 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 때 새누리당을 탈당한 도ㆍ시의원들 중 일부는 “진정서 때문에 당한 고초는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마녀사냥식 진정서’는 시민의 화합을 해치는 ‘암적인 행위’다. 진정서를 남발했던 ‘공정한 선거와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거제시민 일동’의 실체는 반드시 밝혀져야 할 것이다. 역사의 진실은 숨길 수 없다. 진정서를 작성한 주동세력은 곧 밝혀질 것이다.

김한표 국회의원 당선자도, 권민호 거제시장도 ‘화합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제51회 경남도민체전’, ‘세계조선해양축제’가 눈 앞에 다가와 있다. 조선 산업 미래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제시민이 먹고 살아야 할 미래 성장 동력을 찾고 준비하는 일이 시급하다. 통영, 고성, 창원, 부산이 거제의 조선산업, 관광산업을 노리고 포위하고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시민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런데 국회의원 선거 후 밑도 끝도 없는 내용으로 ‘거제시민 일동’이라는 이름을 빌려 또 다시 진정서를 남발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 번은 참고 견딜 수 있지만, 두 번 다시 이 같은 일을 반복한다면 시민이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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