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문철봉 거제YMCA 사무총장

“오월은 청소년의 달”
매해 이맘때면 듣게 되고 말하게 되는 ‘청소년’이다.

오월은 이것만이 아니다. 가정의 달에 효도의 달이기도 하다. 이렇게 이름을 많이 달고 있는 달답게 축제가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하다. 이중 계절이 주는 의미에 충실한 축제가 청소년축제이다. 우리지역도 예외 없는 오월의 청소년문화축제를 열었다. 올해가 12번째다.

“푸른 꿈, 활짝 펴자!”란 슬로건으로 청소년들이 가진 끼와 예를 마음껏 발휘하고 소통과 단합의 리더십을 익혀나가며 즐기게 하는 장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저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소통되지 않아 불통과 불만인 것을 이 청소년문화축제 사이사이에서 보게 된다.

지난해 어른들이 가장 두드러지게 눈 거슬려했던 것은 국민의례의 순서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에서 당연히 일어나 태극기를 향하고 가슴에 손을 올리고 또 노래해야하는 것인데 일어서기는커녕 죄다 딴청들을 하고 있으니 어른들은 요즘의 세태와 아이들을 탓한다.

아이들은 또 이런 어른들을 탓한다. 일 년에 겨우 한번 이런 자리 만들어 주고서는 같이 놀아준다거나 품어주지 않고 자기들 순서만 챙겨 ‘일어서라 앉으라.’ 하고선 폼만 잡고 간다는 것이다.

양세대의 각각의 눈으로는 틀린 것이 없는데 왜 이런 엄청난 간격이 생길까를 생각하던 차에 아침 신문 칼럼에서 부모 또는 어른이 자녀와 청소년들에게 베푸는 ‘사랑은 이벤트가 아니다’ 는 말이 눈에 번쩍 뜨인다.

그렇다, 우리는 축제라 해서 청소년들에게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이벤트가 아니고 사랑의 장이 되게 하려면 무엇이 있을까란 물음 끝에 달리는 것은 저들을 믿어주고 인정하라는 것이다. 어른들이 차려주는 축제의 장이 아니라 저들이 차리는 잔치 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저들에게 너들의 잔치이고 너들이 주인이니 너들이 모여서 기획하고 준비하고 만들라고 하니 학교에 메인 시간에 더해서 중간고사를 치러야 하는 저들이라 쉽지가 않단다. 어렵지만 그래도 저들만의 대표를 구성해 그동안 해왔던 프로그램을 다시 챙기고 친구들이 좋아할만한 새로운 것들을 궁리하게 했다. 이런 중에 저들이 싫어할 의식행사를 어떻게 할지를 물으니 당연히 해야 할 것으로 말한다.

그러면 지난해 어른들이 보았던 저 행태는 잘 못 본 것인가 하고 되물으니 아니란다. 저들이 잘 못한 것이란다. 금년엔 청소년대표들과 협의해서 몇 번의 현장예행연습까지 거쳤다. 물론 좋았다.

청소년, 저들이 바른 제 모습을 챙겨 가는 것, 저들 스스로의 몫이다. 믿어주고 맡겨보자. 이벤트가 아닌 사랑을 줘 보자.

바야흐로 푸른 오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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