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경찰서 수사과 순경 윤일성

▲윤일성 순경
사회생활의 윤활유 역할, 음식이며, 적당한 섭취는 정신건강에 유익하다. 또한 소화제, 치료제로 쓰이며 소독기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을 많이 섭취하게 될 경우 판단력의 장애가 생기고 사람을 난폭하게 만들며 기억장애까지 오게 한다.

이 신비로운 묘약은 무엇일까? 바로 술이다.
야누스와 헐크와 같이 술이란 양면성이 있는 음식이다. 내 생각엔 술의 양면성이라는 게 술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술을 어떻게 마시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술은 웃는 얼굴과 성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술은 사람을 즐겁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 몸속으로 술이 들어가면 다들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약간의 알코올 기운과 함께 사람을 흥분시키고 즐겁게 만든다. 이건 술의 웃는 얼굴이다.

그러나 술의 정도가 지나치면 술은 금방 얼굴을 바꾸어 성난 얼굴을 내비친다. 사람이 난폭해지고 괜한 울음을 보이기도 하며 심한 고통을 주기도 한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어김없이 112신고가 들어와서 선임과 출동하여 현장에 도착하여보니 아들과 아버지 부자만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 이였다. 방에는 술병들이 데구르르 굴러다니고 있었고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학생이 자신의 방 한 구석에서 서글프게 울고 있었다.

선임은 아버지를 타이르고 나는 학생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았다. 원래 아버지 어머니랑 함께 살았다고 했다. 근데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하던 사업이 잘 되지 않아 어머니가 집을 나간 후로 일용직을 하면서 근근히 살아간다고 했다. 힘들 때 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인사불성이 되어 집으로 오셔 자신에게 욕설과 신세한탄을 한다고 하였다.

그런 것보다도 아버지가 술로 인하여 점점 건강이 쇠약해지는 것을 걱정을 하고 있었다. 학생이 한 말이 생각이 난다. “아버지 얼굴색이 흑색으로 점점 변해가요 술을 너무 많이 드셔서 그런것 같아요” 라며 흐느끼며 울고 있는 학생을 나는 달래주는 것 밖에 해 줄수 없었다.

지구대로 한통에 전화가 걸려온다. “수고많으십니다 여기 중앙사거리 신호대 근처에서 어떤 아저씨가 술 취해서 자고 있어요” 현장에 가보면 술에 만취하여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여 순찰차에 태워 집까지 데려다준다. 이 두 가지 사례뿐만 아니더라도 사회전반의 걸쳐 술이 좋은 점 보다 잘못되고 나쁜 점이 더 많고 부각된다. 사람이 죽고, 패싸움일 벌어지고, 학교폭력과 뉴스와 신문을 통한 언론매체에서 부각되는 심각한 문제들의 거의 대부분이 술로 인한 부분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한국인의 음주문화가 좀 더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마속담에 ‘첫잔은 갈증을 면하기 위하여 둘째 잔은 영양을 위하여 셋째 잔은 유쾌하기 위하여 넷째 잔은 발광하기 위하여’ 마신다라는 말이 있듯이 술을 과하게 마시거나 강압적으로 술을 마시도록 요구하는 쓸데없는 관습과 병폐는 없어져야 할 것이며 술을 마실 때 상대방 주량의 한계가 있음을 명심하여야 하고 존중해 주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 절제하며 조절할 때 술자리에서 새로운 문화가 꽃 필 것이다. 술이란 취하기 위함이 아니라 즐기기 위함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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