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준 부이사관이 8일 취임식을 갖고 거제부시장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서 부시장은 권민호 시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후, 충혼탑 참배, 거제시 의회 및 직속기관 방문 등으로 간단한 일정을 소화하고 설을 보냈다. 12일부터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될 것이다.

서 부시장은 1987년 고향 거제에서 공직에 발을 디딘 후, 서울특별시와 청와대 근무를 거쳐 지난달 경남도 인사로 거제시에 근무하게 됐다. 9급 공무원부터 시작해 3급인 부이사관까지 25년 만에 올랐다. 얼마나 빠른 승진인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한 직급 근무기간이 평균 4~5년이다. 거제시에는 현재 한 직급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공무원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승진이구나’ 느낄 수 있다. 본인의 능력이 고속 승진의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라 믿는다.

‘금의환향(錦衣還鄕)’이다. 그야말로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왔다. 연초 한내 출신인 서 부시장의 연고가 있는 연초면 곳곳에는 서일준 부시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하지만 서 부시장의 취임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먼저 공무원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거제시에서 같이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서 부시장의 동기들은 아직 6급 주무관이다. 시청의 과장, 면‧동장, 국장‧사업소장은 모두 서 부시장보다 공무원 생활을 먼저 시작했다. 권민호 거제시장이 예산 확보 등 거제발전을 위한 숙고(熟考)에서 서 부시장의 부임을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권 시장 또한 사석에서 “서 부시장의 취임으로 공무원 조직이 동요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할 정도로 부담을 느끼고 있음은 부인할 수 있다.

지금 거제시의 내우(內憂)를 치료해야 한다. 국민권인위의 청렴도 평가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공무원 조직은 '청렴'을 강조하는 권민호 거제시장의 뜻대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한 가정도 가화(家和)가 우선이다. 하물며 24만 거제시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공무원 조직은 더 말할 것 없다. 서일준 부시장은 거제시장과 일선 공무원의 가교(架橋)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위화감을 조성하고, 군림하는 부시장이 아니라 모든 공무원으로부터 존경받는 부시장이 되는 길은 본인에게 달려있다.

또 지방자치단체는 서울과 중앙 정부 조직 시스템과 현격한 차이가 있다. 공무원 조직의 보편성과 ‘거제시’ 지방 조직의 특수성을 하루 빨리 파악해야 할 것이다. 보편성과 특수성을 잘 접목시켜 거제시 행정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할 것이다.

거제시 전체 환경도 녹록치 않다. 거제의 경제 중추는 조선산업이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세계적 경쟁력으로 그나마 버텨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행정이 지원할 수 있는 일은 신속히 지원해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한다. 거제시의 양대 성장 동력인 관광 산업은 거가대교 개통 후 더욱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관광 전략을 면밀히 세우고, 완벽한 관광객 수용 태세를 갖춰 관광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가장 시급한 일이다.

이 밖에도 도농간 격차, 교육 문제, 복지문제, 교통문제 등 산적한 현안이 기다리고 있다. 시민들은 거제시 행정을 갑갑해하고 있다. 시민들은 ‘뭔가 되는 것이 확연히 눈에 들어오고, 추진력 갖춘 확실한 시정’을 기대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서 부시장은 1~2년 후 다른 공직 사회로 옮기게 될 것이다. 옮길 때 모든 시민으로부터 그동안 열심히 잘 했다고 박수를 받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거제시로 돌아와 봉사를 해라’는 덕담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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