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관광과, '세계군무축제'담당 신설…내년부터 개최 목표

거제시는 2009년 1월 1일부터 관광과에 '세계군무축제추진'담당을 신설했다. 시민들은 세계군무축제 추진담당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의아스럽다.

'세계군무축제추진'담당이 생긴 것은 거제시가 2006년 4월 6일부터 2008년 1월 30일까지 9개월에 걸친 용역 결과 거제시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해양문화 예술 축제'로 '거제 전쟁과 평화-세계군무축제'가 가장 적합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 용역결과보고서 표지
거제시는 경남 창원에 있는 (사)21세기산업연구소(이사장 박기동 창원대 명예교수)로부터 '세계적인 해양문화 예술 축제 개발 용역' 최종 보고서를 2008년 1월에 납품받고도 어떤 이유인 지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

옥진표 시의원은 지난해 12월 20일 시정질문을 통해 "2008년 1월달에 용역결과가 완료됐는데, 거제시는 1년 가까이 왜 말없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옥 의원은 또 시정질문에서 "해양문화예술 축제와 관련하여 용역 결과만 믿고 이를 섣불리 추진했다가는 예산만 날리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용역보고서의 요지는 '거제 전쟁과 평화 - 세계군무축제'라는 이름으로 세계군무축제 경연대회를 비롯한 14종의 각종 부대행사를 2010년부터 매년 5월말 금요일부터 6월 첫 주 일요일까지 10일 동안 갖는다. 또한 군무축제 예산 4억5천만원을 포함해 전체 9억5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거제공설운동장을 비롯하여 거제시 전역에서 개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 군무축제기간 중에 열리는 본 행사와 부대행사
주행사인 '세계군무축제'는 거제공설운동장에서 8일간에 걸쳐 한국전쟁 유엔군 자격 참전국 21개국, 중국러시아일본, 특별참가국 6개 나라를 합쳐 30개 나라가 참가하여 '세계 각국의 군무 경연 대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축제 예산을 절감하고 열정적 축제 전개를 위해 경연 방식을 도입해 1위 3만불, 2위 1만5천불, 3위 1만불의 상금을 주는 방식을 용역보고서는 권장했다.

용역 보고서에 축제시기는 2010년부터 매년 5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6월 첫째주 일요일까지 10일 정도 거제 종합운동장 일원에서 개최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가정의 달인 5월 마지막 금요일에서 호국 보훈의 달인 6월 첫째주 일요일까지 연결하여 축제의 의미 '평화'를 되새기도록 하고 태양을 그리워하는 외국인들의 참여율을 높여 7~8월 경의 '바다로 세계로' 축제까지 거제시를 뜨겁게 달구는 중추적인 가교 역할을 도모하고자 함이다"고 했다.

행사내용은 주행사로 세계군무경연대회, 특별행사로는 거제바다 거울불꽃축제, 세계장식마차 가면 퍼레이드, 참여 및 체험행사로는 평화기원소망등 띄우기 외 4종, 문화행사로는 한국전쟁 사진 자료전 외 3종, 학술행사로는 평화포럼 외 1종이 계획돼 있다.

용역 보고서에 밝힌 축제 개최 소요 예산은 "행사전반과 홍보 및 기타 추진비를 포함하여 약9억5천만원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 거제시에 가장 적합한 축제개발을 위해 용역보고서 안에 밝혀놓은 거제시의 축제개발 장점(strength), 단점(weakness), 기회요인(opportunity), 위협요인(threat) 분석표
결과보고서에 축제 이름을 '거제 전쟁과 평화-세계 군무 축제'로 한 것은 "임진왜란과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아픔을 안고 있는 거제 시민들의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의 문화적 정체성 확립과 세계 평화 군무(群舞)를 통한 세계 속의 조선 해양 도시 거제 문화 위상 정립에 적합하다"고 했다.

거제시민들은 임진왜란과 포로수용소를 통해 전쟁보다는 평화를 갈구하고 있다. 군무를 통해 조선 도시와 해양 도시의 위상을 높이는데 적합하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신기방 새거제신문 편집국장은 이에 대해 지난해 10월 14일 거제시지역혁신분권협의회가 주최한 '지역 축제 발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신기방 국장은 "포로수용소라는 전쟁 흔적에서 군무를 착안한 것 같은 데, 안타깝게도 거제의 정체성은 전쟁(戰爭)과는 거리가 멀다"며, "되레 전쟁같은 위협을 피해(避) 찾아 드는 곳이 바로 거제다"라고 지적했다.

신 국장은 "거제의 정체성은 피서지, 피한지의 피(避)와 포(包), 구(救)에 있음을 역사와 생활문화가 생생히 증명하고 있다"며, "거제의 대표축제도 이같은 정체성에서 출발해야지, 생뚱맞은 군무(그것이 군무(軍務)든 군무(群舞)든)축제는 또 다른 관 주도형 전시행사 하나를 더 늘리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고 지적했다.
▲ 거제의 각종 축제 현황
거제시 관광과 군무축제 추진 담당자는 이에 대해 "용역보고서는 납품받았지만, 당장 내년부터 개최한다는 것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시민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였다.

하지만, 이 담당자는 "조선도시의 경직된 이미지를 춤을 통해서 유화·조화·연화시키는 역할과 정서를 순화시키는 역할이 있다"며 "2011년 거제 방문의 해에 앞서 2010년 군무축제를 개최하면 거제 홍보하는 효과가 클 것이다"고 말해 내년부터 추진될 것임을 간접 시사했다.

지난해 옥진표 시의원의 시정질문에 대해 거제시 김화순 주민생활지원국장은 답변에서 "(세계군무축제가) 세계적인 관광상품화가 될 경우에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효과가 클 것이다"고 했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모 인사는 "세계군무축제는 거제도와 안맞다"는 한마디로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세계군무축제는 해마다 9억5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경우, 10년이면 100억원에 이른다. 예산만 쏟아붇는 또 하나의 전시용 축제가 되지 않을까 시민의 우려섞인 목소리에 거제시는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는 지적이다. <계속:용역보고서 상세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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