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시장으로 끝낸다. 국회의원도 안 한다"…그러면 경남도지사 도전(?)

▲ 권민호 거제시장
권민호 거제시장이 지난 9일 지역 언론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서 한 발언이 관심을 끌고 있다.

권 시장은 이날 간담회서 “재선 시장으로 끝낸다. 국회의원은 안 한다. 농담삼아 도지사 갈 거다는 이야기는 했다. 지금은 모닝타고 출퇴근하는데 집에 가는 예행 연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 꿈을 접은 것은 절대 아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이날 간담회는 당초 이번 달 2일 가질려다 일주일 연기돼 9일 가졌다. 분기별로 한번씩 열리는 정기적인 간담회 성격이 강하다. 거제 현안에 대해 거제시장과 기자들이 자유롭게 대화하는 형식이다.

간담회는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먼저 사곡해양플랜트 산업단지 진행 상황 설명, 고현항 재개발, 해금강 집단시설지구 처리 난제 등에 관해 기자의 질문과 권 시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그 다음 기자 질문이 최근 인허가가 마무리된 하청덕곡일반산업단지 관련으로 이어졌다. ‘권민호 시장 개인 소유 부지는 많지 않지만, 권 시장이 백지신탁한 진명 소유부지는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고 물었다.

권 시장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시장의 역할이다. 적당한 가격에 넘겨줄 것이다. 시장이 뭘 챙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마음을 다 비웠다”고 답변을 한 후 갑자기 “오늘 분명히 얘기하지만 저는 재선으로 끝낸다”는 의외(?)의 발언이 이어졌다.

기자 중 누군가가 ‘그러면 국회의원은?’이라는 질문이 나왔다. 권 시장은 “국회의원 안한다는데 자꾸 밖에서 권민호가 국회의원한다고 그런다. (현) 국회의원이 굉장히 민감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기자 중 누군가가 ‘정치는 생물이라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었다. 도지사를 염두해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응수했다.

권 시장은 이에 “농담삼아 그런 이야기를 했다. 하도 국회의원 이야기를 해서 ‘나는 국회의원 안 한다 도지사 갈 거다’ 그랬다. 전혀 그런 것은 아니다. 3년 7개월 임기 남았다. 벌려놓은 일도 채 마무리될까말까 한다. 나이 60살 되어서 국회의원 가서 뭘 하겠느냐”고 발언이 이어졌다.

또 한 기자가 ‘(시장을 재선으로 끝낸다는 것을) 3년 뒤 이야기해도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권 시장은 “(입장을) 명확히 해주어 거제시장 할려는 사람은 준비를 해야 한다. 능력있고 하고 싶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경쟁의 길을 터주어야 한다. 주위에서 ‘권력 누수 생긴다’고 그런 이야기를 못하게 하지만, 내가 권력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모든 걸 버리고 두 달 전부터 모닝타고 출퇴근 한다. 집에 가는 예행 연습하는 거다”고 말했다.

이어서 다른 기자가 ‘재선으로 끝낸다고 해서인지, 재선에 당선되고 나서 소통이 부족하고 독선적으로 행정을 추진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초선 때는 재선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분명하게 선이 안 그어지더라. 3선 길을 안 가겠다고하니 당당한 면은 좀 있다. 초선 때하고는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겠다 생각한다”고 했다.

‘시장 3선 도전을 안 하고, 국회의원도 안 하고 그러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라고 묻자, 그는 “꿈을 접은 것은 아니다. 정치의 꿈을 접은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3선 (도전) 안 하는 것이고 국회의원 안 하는 것이다”고 말하며 정치는 계속 할 것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권민호 시장은 이날 간담회서 ‘도지사 갈 거다’는 이야기는 농담으로 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발언 중에 “저가 홍 지사 보다는 좀 유연성이 있지 않느냐?”고 기자들에게 되묻기도 한 사실이 있었다.

▲ 권민호 거제시장은 향후 정치행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권 시장의 이번 간담회 발언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오고 간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이번 발언은 남은 임기 동안 거제시장 업무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경남도지사를 염두해 두고 여론을 한번 떠보기 위한 발언일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A 시민은 또 “국회의원은 안 한다고 했지만, ‘언중유골’(言中有骨) 오히려 국회의원을 하기 위한 발언으로 비춰진다”고 했다.

지역의 또 다른 정치인은 “권 시장의 발언은 연말 각종 모임에서 ‘화두’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년 설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론 추이를 한번 지켜보고 다음 정치 행보를 하기 위한 고도의 계산된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B 시민은 “자기가 한 말도 자기가 안 믿는 것이 정치인이다”며 “권민호 시장의 발언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 거제시청 2층 접견실에는 '덕일신만방유회'(德日新 萬邦惟懷)'라는 표구 액자가 있다. '덕을 날로날로 새롭게 하면 세상의 모든 나라가 따른다'는 뜻이다. 담긴 의미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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