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대책위, "합리적인 절차를 밟고 공사를 해라"

한국석유공사가 일운면 지세포 원유비축기지에 ‘제티(Jetty∙입출하 부두)’ 건설을 위한 시공사를 결정한 가운데 ‘제티 건설 저지 주민대책위’가 구성되는 등 주민들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2006년께부터 제티부두 공사를 거론해 온 석유공사는 올 2월 ‘지세포자원비축기지 개발사업’이란 명칭으로 2012년 2월까지 대림산업(주)를 시공사로 내세워 공사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 돌핀형식 접안시설 건설계획도(초록색 사각형이 돌핀형식 입출하 접안부두)
공사비는 설계비 32억8천4백만원, 건설공사비 1,036억9천만원, 부대비용 84억1천9백만원을 합쳐 1,153억9천3백만원이며, 올해 1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내년 6월에 공사를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주요시설로 4만~32.5만 DWT급 유조선 1선좌와 하역돌핀, 접안돌핀, 도교, 인도교 등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입출하부두는 선착장 형식으로 연결된 부두가 아니라 바다에 파일을 박고 가로 40m 세로 30m 1기 등 총 11기의 사각형 돌핀 형식 시설물을 건설하는 공사이다. 11개의 돌핀형식 접안시설 연면적은 27,000㎡이며, 돌핀시설에 연결하는 호안인 지원시설 9,100㎡를 포함하여 37,100㎡가 건설된다.

문제는 시공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그간 주민들의 우려가 적잖았음에도 번영회 등 주민대표시구와 협의나 통보가 없었다는 게 반대 대책위 결성의 배경이라는 것.

주민들은 부두설치에 따른 어업권 추가 보상 문제 및 강한 태풍에 의한 구조물 파손과 유조선 접안사고 우려 등을 줄곧 지적해왔다. 대책위는 지역 곳곳에 석유공사를 성토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반대서명에도 나서고 있다.

박동민 대책위원장은 “시공사 입찰 날짜나 계약일 등을 제대로 통보하지 않은 석유공사의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대책위를 결성했다”며 “공식적인 협상은 일운번영회가 맡게 되며 석유공사 측이 주민들을 계속 배제한다면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위원장은 “무조건적인 반대는 결코 아니다”라며 “10여년전 3차 공사 당시에도 많은 주민들이 구속되고 다치는 등 아픈시기가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밟는 게 순리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제티(Jetty)는 부이(Buoy)와 대비되는 원유하역 시설로 부이가 유조선이 싣고 온 원유를 해상 한 지점 부이에 연결된 해저배관을 통해 지하저장고로 보내는 방식인데 비해 제티는 그 지점까지 차가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견고한 선착장을 만들고 이 구조물에 배관을 설치해 보다 안정적으로 원유을 하역하는 방식이다.

유지비가 적게 들고 하역가스(VOC)회수가 가능하며 해상안전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조선 입∙출항이 잦은 중동 산유국 대부분이 이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국내는 여수비축기지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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