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석학 4명 주제 발표…다양한 발전방안 제시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사장 고재석)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이 현재와 미래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거제도 포로수용소 세계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지난 27일 평화파크 4DFX관에서 3시간 30분 동안 개최한 학술 심포지엄이 15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이날 심포지엄은 고 사장의 개회사, 권민호 거제시장, 강성만 창원보훈지청장, 박용한 경남박물관협의회장의 축사에 이어 관련분야 저명 석학 4명의 주제발표가 있었고, 6명이 참여한 종합토론을 통한 질의응답과 의견수렴의 순으로 진행됐다.

고 사장은 “심포지엄이 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 내재된 한계요인은 물론이고 외부의 충격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과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전문가 여러분이 주신 고견을 가슴 깊이 새기고 실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첫 주제발표자로 나선 정근식 교수(서울대 사회학과)는 ‘거제도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의 발전 방안’에서 독일 아우슈비츠 강제노동수용소, 일본 및 연합군 포로수용소, 싱가포르 창이 포로수용소, 중국 심양 연합군포로수용소 등을 유형별로 분석하고,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도시화로 인한 유적 훼손, 학습장 및 관광시설 과잉재현, 전시관의 거제 중심성, 평화파크의 추상적 평화주의 등의 문제점을 적시하고, 장기 발전방안으로 역사유적 및 기록물의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 모색, 통영 용초도, 봉암도 유적과의 연계, 포로 심문자료 및 심리전 자료집 발간, 추진위원회 구성을 통한 체계적인 발전방안 마련 등을 제안했다.

고바야시 소메이 교수(일본 니혼대)는 ‘동아시아의 화해를 위한 전쟁기념관’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거제도 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 ①포로에 관한 주제를 중심으로 한 한국전쟁 연구, ②포로로 희생 된 사람들의 추도, ③포로관련 기록 아카이브 역할을 겸비한 War Memorial 설립의 필요성을 말했다.

소메이 교수는 동아시아의 화해를 위한 War Memorial의 역할을 위해서는 한국전쟁을 연구하는 장소로서의 역할, 추모의 장으로서의 역할, 포로에 관한 기록을 모은 아카이브로서의 역할을 할 때 한국전쟁에 관심을 가진 연구자뿐만 아니라, 전쟁과 그것에 얽힌 폭력의 근절을 강하게 바라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거제도를 방문하여 화해가 가지는 본연의 자세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갑생 연구원(서울대 아시아연구소)은 ‘국내외 한국전쟁기 포로수용소 자료, 유물 현황 및 수집방안’에서 국가기록원 및 국립중앙도서관, 군사편찬연구소, 국사편찬위원회 등에서 소장하고 있는 포로수용소 관련 자료를 적시하고, 현존하는 기록문서에 비해 유물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전 연구원은 유물 부족현상의 원인을 1953년 12월 포로수용소 폐쇄이후 소개민 입주 및 건물사용을 허가하고, 주민들은 수용소 건물에 있는 각종 물품을 수거해 폐품수집상에게 팔아넘기고 일부 주민들은 상당기간 식기나 솥, 수통까지 그대로 사용하다가 1980년대 초반에 고물상에 넘긴 결과 많은 유물들이 사라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유물 수집방안에 대해 국가별 포로와 관련된 원본 자료수집, 미8군 산하 제2병참사령부 등을 대상으로 수용소 건설과 관리, 포로생활 등의 문서, 포로와 관련된 사진과 동영상 등을 면밀히 파악해 대여 및 영구임대 형식으로 기증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최정은 관장(김해 클레이아트미술관)은 ‘지역 뮤지엄의 역할과 가치’를 통해 문화예술의 내적 가치는 문화예술이 가진 근원적이고 기본적인 속성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서, 문화예술의 외적 가치, 혹은 외부적 효과를 발생시키는데 필수적인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내적 가치는 외부 가치보다 더 근원적인 것이고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관장은 뮤지엄이 공공성의 가치를 확보하기 위한 조건으로 뮤지엄의 독립성, 전문 인력 확보, 학예사의 연구 환경과 신분 보장 등을 들고, 공공성 실현을 위한 조건으로 전문성과 대중성의 균형, 다양성 및 다층성의 확보, 지역 밀착성, 수요자 중심을 강조했다.

이어 홍순권 교수(동아대)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고 사장을 비롯해 김득중 편사연구사(국사편찬위원회), 김민환 연구교수(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강성현 연구교수(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이형철 거제시의원, 김종천 국장(거제시 해양조선관광국) 등 6명이 참여해 포로수용소의 발전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 피력과 함께 참석자 3명이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 심포지엄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과 종합토론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하여 중장기 발전 방안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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