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승인 조건에 '자전거 육교 건설해라'…市, 민원, 육교 철거 시대 흐름 등으로 묘안 고심

장평연곡지구 도시개발사업으로 통칭되는 삼성중공업 기숙사 건립을 비롯해 각종 주민편익시설, 체육시설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 장평연곡지구 도시개발사업 조감도
삼성중공업은 장평동 산 24-6번지 일원 83,437㎡(25,239평) 부지에 장평연곡지구 도시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1단지 44,424㎡에는 일반형 기숙사 6개동 1,550실을 지어 1실 2명 3,100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2단지 35,588㎡에는 축구장 1면, 야구장 1면, 실내체육관 농구장, 족구장, 풋살장 등이 들어서는 종합체육시설을 짓는다. 3단지 3,425㎡에는 교육연구시설을 짓는다.

삼성중공업은 당초 기숙사는 12월 24일 완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사 기간을 2개월 정도 앞당겨 10월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정은 85%다.

이와 더불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것이 3,100명이 출퇴근하는 교통수단 대책이다. 삼성중공업은 근거리는 서서 이동하는 공항버스와 같은 저층버스 등을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 이용객 외에 자전거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출퇴근하는 직원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자전거 등의 교통수단으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의 이동 동선이 ‘국도14호선’으로 차단된다. 거제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사업 승인 조건에 장평동 코아루 아파트 앞 국도 14호선을 가로지르는 ‘자전거 보행자 중심 육교’ 건설을 부여했다. 건설비용은 15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 자전거 보행자 중심 육교(자료사진)
김성갑 거제시의원은 지난해 11월 17일 제172회 임시회 때 ‘5분 자유발언’을 통해서, 또 올해 3월 13일 제174회 임시회 때 ‘시정질문’까지 하면서 이 문제를 거론했다.

김 의원은 “장평 연곡지구에는 약 1,500세대의 아파트 그리고 다가구 주택이 밀집 형성되어 있다. 24학급 840여명 규모의 장평중학교가 있다. 향후 건립될 초등학교 부지도 확보돼 있다. 3,000여명 수용 규모의 삼성중공업 사외 기숙사가 건립되고 있다. 사외기숙사 신축 시 함께 준공되는 삼성 장학교실에서는 자녀 800여명이 드나들 곳이다. 또 축구‧ 야구장 등의 체육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을 포함하면 유동인구는 더 많을 것이다. 적게 잡아도 1만여 명이 거주하는 도심이 될 것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서 “삼성중공업 출퇴근 및 통학생들의 10% 가량이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자전거 동선은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데, 자전거를 이용하여 14호선 국도 맞은편으로 갈 수 있는 자전거 동선은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기숙사 사업승인 조건에 ‘자전거 보행자 겸용 육교 설치’를 부여했으면 지금쯤 육교 설치 공사가 되고 있어야하지만 어떤 연유인지 육교 공사는 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삼성중공업에서) 자전거 육교 공사를 시작하려 했으나, 행정에서 교통 추이와 상황을 지켜본 연후에 (자전거 운행 중심 육교 설치를) 결정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올해 3월 13일 시정질문에서 김 의원은 “장평동 연곡지구 주민들의 출·퇴근과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한 자전거동선 계획을 밝혀 달라”고 질의했다.

이용재 전 시 안전도시국장은 답변에서 “국도14호선을 횡단하는 자전거육교 설치 계획을 수립‧추진코자 했으나, 2014년 10월 도로교통공단 측에서 자전거 이동 동선 불편, 연계도로 시설미비 등의 사유로 활용도가 미흡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2014년 10월 인근 코아루아파트 입주민들로부터 사생활 침해와 안전사고 유발 등을 이유로 자전거육교 설치 계획을 철회해 달라는 민원이 접수되어 추진이 유보돼 있는 상태다”고 밝혔다.

이 전 국장은 “기상관측소 인근 지하차도 확장 등 대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약 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사업비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며 “주민들의 안전한 자전거 통행을 위해 자전거육교 설치와 안전시설물 확충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거제시는 현재 2천만원의 용역비를 들여 자전거 등 교통수단이 국도 14호선을 자유롭게 횡단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찾고 있는 상태다.

취재결과 거제시는 코아루 아파트 민원, 타 시도 육교 철거 시대적 흐름 등을 감안해 ‘자전거 보행자 겸용 육교 설치’는 맞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다른 대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안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기상관측소 지하차도는 자전거와 보행자 전용 지하차도로 활용하고, 지하차도를 통행하는 차량 동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안이다. 거원아파트 앞에 신호등을 설치하고, 일부 도로를 확장해 시내서 장평연곡지구 방향으로 진입하는 차량은 좌회전을 할 수 있도록 하며, 연곡지구서 장평고개 방향으로 좌회전 신호를 줘 차량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안이다. 신호등을 설치할 경우 국도 14호선 운행차량 교통 흐름에 방해를 줄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 기상관측소 옆 지하차도
또 다른 방안으로는 기존 장평교차로에 설치돼 있는 보행자 전용 육교에 자전거도 통행할 수 있도록 육교를 개선하는 방안이다.

거론되고 있는 두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 ‘자전거 운행 육교’를 대신하더라도, 두 사업에 들어가는 약 15억원 내외 예산 조달이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거제시는 교통 체계 개선에 들어가는 예산은 ‘자전거 육교’를 대신하기 때문에 삼성중공업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났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30일 오후 자전거 육교 문제로 주민설명회가 있기 때문에 간담회 결과를 보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30일 오후 2시 장평동 사무소 3층에서 ‘자전거 육교 설치’와 관련된 간담회를 갖는다.

장평동 주민 A씨는 “장평연곡지구는 삼성중공업 직원 복지를 위해 자연녹지를 제2종 주거지로 변경해줬는데, 민원을 이유로 ‘자전거 육교’ 설치를 유야무야해서는 안된다. 자전거 육교 대신으로 교통체계 개선 및 장평육교 확장에 들어가는 비용은 삼성중공업이 부담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