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와 윤무부 교수, 감정 앙금 풀고 해법 찾아나서야

거제시와 새 박사 윤무부 교수가 (가칭)조류박물관 건립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새 공원 조성사업이 만 3년이 넘도록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거제시가 추진 중인 새 공원 조성사업은 지난 2005년 5월 김한겸 시장이 윤 교수와 조류박물관 건립에 합의하고 나서 같은 해 12월 김 시장의 시정연설을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이어 이듬해 2006년 1월 2일 시장실에서 윤 교수와 조류박물관 건립과 관련해 8개 항의 협약을 맺고 2009년까지 거제에 세계적인 조류박물관을 세우기로 했다.

윤 교수는 기본협약체결 시 조류박물관에 자신이 소장한 6만여 점의 사진과 동영상 1600여 점, 녹음된 새소리 120여 종 등 희귀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 거제시와 윤무부 교수 갈등으로 표류
윤 교수의 약속에 고무된 김 시장은 당시 시정연설을 통해 "거제 조류박물관이 건립되면 관광 거제의 귀중한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 교수는 "100년이 지나도 절대로 퇴색되지 않는 세계적 조류박물관을 만들겠다"고 거들었다.

특히 김 시장은 새 공원 조성을 지난 2006년 시장선거에 재출마하면서 공약사업으로 정할 만큼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재선에 성공한 김 시장은 그 해 8월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새 공원 조성을 위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공무원과 시 의원 등을 선진지 벤치마킹을 다녀오도록 배려까지 할 정도로 관심을 나타냈다.

시가 계획하는 조류박물관은 생태공원, 전시빌딩, 주차장, 휴게시설, 습지 등으로 조성해 새가 찾는 환경을 마련하고 박제와 영상 등을 통해 다양한 새들의 습성과 생태는 물론 새소리와 세세한 생김새까지 찾는 이들이 알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나아가 각종 볼거리를 제공하고 만지면 새소리가 나는 기념품과 메달, 목각 등 각종 관광상품도 개발해 관광 거제 도약에도 한몫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정작 윤 교수의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 2007년엔 윤 교수 측이 갑자기 새 공원을 조류 영상사이버 박물관 형태로의 건립을 주장하고 나서기까지 했다.

윤 교수는 "거제 여건상 새 공원은 불가하며 영상사이버관이 가능할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새 공원 조성으로 이미 가닥을 잡고 준비 중이던 거제시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문이었다. 영상사이버 박물관을 고집하는 윤 교수와의 갈등으로 새 공원 조성사업은 아무런 진척 없이 3년을 넘기고 있다. 현재 이 사업은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사업무산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양측의 이런 갈등을 속속들이 알 리 없는 일부 시민은 김 시장이 제4대 지방선거를 겨냥한 전략적 포석이었다는 의혹마저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발표 당시 부지를 기꺼이 희사하겠다던 독지가들도 마음을 돌린 실정이다.

▲ 의견 차 좁히고 시민과의 약속 지켜야
조류박물관 건립을 위해 임야 3만 평을 희사하겠다고 나섰던 박모 씨는 이 사업과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 시 관계자들과 대화조차 거절하고 있다. 이런 실정 속에 윤 교수 측은 지지부진한 새 공원 조성문제를 두고 김한겸 시장 등 거제시에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라고 측근을 통해 전하고 있어 더욱 시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시는 윤 교수와의 의견차이는 인정하면서 윤 교수를 배제하지 않고 용역 등을 거쳐 착실히 추진할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윤 교수 달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하지만, 시의 속내는 윤 교수를 배제하고 시가 동부면에 계획 중인 난대 수목원 조성과 새 공원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제라도 거제시와 윤 교수는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 걸음씩 양보해야 한다. 발전하는 거제라는 대명제 속에 거제시와 윤 교수는 고민해야 한다. 고향이 거제인 윤 교수는 지역사랑을 가슴에 담고 거제시는 노학자의 명성에 흠집을 남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경남도민일보 6월 12일자에 보도된 신서용 부장의 글로 양해 하에 전재(轉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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