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거제21시민위원회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공동개최

sbs '물은 생명이다' 1박2일간 워크숍개최 내용 촬영! 방영예정
"국내 유일 산양천에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남방동사리를 보호를 위한 것"
'남방동사리 국제워크숍'개최···"생태관광으로 주민 삶에도 도움" 주장

국내외 환경 전문가들이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인 남방동사리가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산양천을 람사르 사이트에 등록ㆍ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1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멸종 위기종 남방동사리 국제워크숍’에 참석한 솔롱고 쿠렐바타르(Solongo Khurelbaatar) 람사르협약 아시아 부담당관을 비롯한 주제 발표자들은 남방동사리의 체계적인 보호와 산양천 주변 마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워크숍은 현재 멸종기종으로서 민물고기 보호종으로 분류된 남방동사리보호와 생태학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지역주민과 자연의 공존을 통한 미래가치를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늘푸른거제21시민위원회(위원장 박춘광)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배진구)이 공동 주최했다. 거제시와 거제시의회, 거제시교육지원청이 후원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워크숍에는 변영호(하늘강동아리 지도교사, 오비초) 교사가 ‘거제시민들의 남방동사리 보전활동’을, 김호선(제주 선흘리 람사르마을) 기획팀장이 ‘제주 동백동산 람사르 사이트 지정이 주민의 삶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외국에서 직접 거제를 찾은 히로유키 나카오(일본, 시민단체 ‘비와Biwa 호수’ 활동가) 박사가 ‘남방동사리의 생애주기와 서식지 조건’을, 람사르협약 솔롱고 쿨테바타르 부담당관이 ‘외국의 람사르 사이트 민물고기 보호사례’를 발표했다.

일본어와 영어로 진행된 주제발표는 조근영 교사(연초고)와 장용창 박사(오션연구소)가 동시통역으로 이해를 도왔다.

4명의 주제 발표에 이어 우포자연학교 이인식 교장을 비롯해 경남람사르환경재단 이찬우 박사, 경북대 채병수 교수, 옥대석 삼거마을 주민대표, 전기풍 시의원, 한국생태관광협회 김경원 박사 등이 마무리 토론을 이어갔다.

이날 4시간 동안 진행된 워크숍에는 시민단체 회원과 삼거마을 지역주민, 학생 등 15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시종일관 진지하고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변영호 “쉬리, 꺽저기 멸절…남방동사리 서식지 습지보전지역 지정해야”
남방동사리, ‘일본, 거제에만 서식…물길 연결 증거’

▲ 변영호 교사
1999년부터 거제도 습지생태계의 조사, 탐구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는 ‘하늘강동아리’의 변영호 지도교사(오비초 교사)는 남방동사리는 채병수 박사가 거제 산양천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1999년 어류학회지에 연구결과를 보고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후 2012년에 멸종위기 동식물 1급으로 지정됐다.

하늘강동아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방동사리는 일본의 남서부와 중국의 일부 지역에 이어 거제 산양천에서만 유일하게 서식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과거 거제도의 물길이 일본과 연결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변 교사는 설명했다.

그는 “거제에서 쉬리나 꺽저기는 하천 오염과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하천 평탄화, 직강화 공사로 인해 멸절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남방동사리 보존을 위해 ‘산양천 습지보호지역 지정’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습지보호 지정이 지역 주민들을 규제하고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우포늪이나 순천만의 사례처럼 람사르습지 등록은 지역의 환경자원을 보전하고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민들과 공존을 위한 방안 모색을 위해 우선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전문가, 거제시 등이 참여해 산양천의 생태, 인문 환경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변 교사는 이어 “전국적으로 생태관광이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다. 물론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주민들의 이해와 참여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안과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라며 “제주도 선흘리 생태관광마을 사례처럼 잘 보전된 환경이 지역 주민에게 경제적 효과를 주고, 자연친화적 생활방식을 지켜줘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며, 다시 주민 자발적인 환경보전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생태관광을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남방동사리 서식환경, 민물고기 보호활동 소개
주민·지방정부·학교·지역박물관·기업체·시민단체 네트워크 형성, 보호활동

▲ 히로유키 나카오 박사
두번째 발표자로 나선 히로유키 나카오 박사는 남방동사리의 생애주기와 서식지의 환경특성, ‘비와 호수’ 주변의 민물고기 보호활동에 대해 소개했다.

일본어로 '동코'라 불리는 남방동사리는 일본에 2개종, 한국에 3개종(동사리, 얼룩동사리, 남방동사리)이 있으며 이중 남방동사리는 거제에서만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거제도의 남방동사리는 일본 세토내해 동부지역의 남방동사리와 가장 가까우며, 시가현 비와 호수 관개수로에서 2005년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에서 남방동사리는 5월에서 7월 사이에 알을 낳고, 수컷이 돌 아래 둥지를 만들면 암컷이 알을 낳고, 수컷이 다른 물고기로부터 둥지를 지키고 알을 돌본다고 설명했다.

남방동사리가 서식 환경과 관련해 호수 보다는 관개수로나 자연하천에 더 많이 서식하고 있고, 식생이 존재하는 곳에 더 많으며, 유속은 초당 10~50cm 속도에서 가장 많이 서식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해발고도 150m이하에서 대부분 서식하지만 200m이상에서 발견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방동사리가 서식하는 다이오 강과 야수 강의 평균 수질은 BOD(화학적산소요구량)이 각 0.6(mg/L), 0.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남방동사리를 비롯한 민물고기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으로 주민, 지방정부, 학교, 지역박물관, 기업체, 시민단체가 네트워크를 형성해 조사와 보호활동을 병행한다고 전했다.

주민 참여, 생태관광마을이 대안…“자연과 사람이 공존해야”

▲ 김호선 선흘리 생태관광팀장
동백동산을 품은 제주도 선흘리 마을이 최근 제주관광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생태관광의 선진모델’로 전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선흘리 마을은 2011년 동백동산 가운데 먼물깍을 포함한 주변 0.59㎢가 '람사르 보호습지'로 등록되고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람사르마을'로 시범 지정됐다.

람사르습지가 지정되기 전 개발제한과 규제강화 등을 이유로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지난해 9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가 ‘선흘곶자왈’을 세계지질공원의 대표명소에 추가했다.

선흘리 생태마을에서 12년간 사무장을 역임했던 김호선 생태관광팀장은 ‘동백동산 람사르 사이트 지정이 주민의 삶에 미친 영향’이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에서 “저희는 관광지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 예전엔 습지 때문에 개발을 못하니까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개발보다 보존이 마을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팀장에 따르면 ‘람사르마을’ 지정으로 자연스레 생태관광 마을로 알려지면서 탐방객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 2013년 1만7천여 명에서 올해 11월 말까지 이미 2만2000명을 넘었다.
마을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고 했다. 상점, 식당 이용객이 늘고 인구도 늘어가면서 선흘분교의 학생 수는 3년 전 18명에서 25명이 됐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지난 5년간 마을에서는 서서히, 분명한 변화가 일어났다. 주민들이 중심이 돼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광객들에게 판매할 음식을 만들었다. 생태해설자가 되고 지킴이가 되고, 프로그램 관리자가 됐다. 노인들은 찾아온 외지인들에게 마을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일자리가 생겼다. 관광객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했다”며 “자연을 지키면서도 관광이 가능하다는 걸 몸소 깨닫게 됐다”고 생태관광을 통해 마을에서 일어난 변화를 설명했다.

또한 “마을 주민들은 원탁회의 '리민큰마당'을 열어 마을의 방향성을 스스로 의논하고 적극적으로 생태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고 역설했다.

"람사르 사이트 지정은 고립 아닌 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위한 것"
"지역 공동체 참여없이 습지 보존 불가능"

▲ 솔롱고 쿠렐바타르 아시아 부담당관
맨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솔롱고 쿨테바타르 부담당관은 ‘람사르 사이트’의 설립 취지에 대해 “습지의 효율적 보전·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생물다양성과 습지 보전을 통한 주민 행복 증진에 있다”며 외국의 물고기 보호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그는 “산양천의 경우 멸종 위기종 동식물의 서식지로 보전가치가 높다.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람사르 사이트 지정 조건에 해당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민단체와 거제시, 한국정부가 습지 보존 대책 마련을 위해 적극 나설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람사르 사이트가 될 수 있는 9개 기준 중에 물고기와 관련된 7,8번째 기준으로 이 기준은 멸종위기종 보호와 지속가능한 어업 관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람사르 사이트에 등록된 2200여곳 중 이 조건에 해당하는 곳(중복 포함)이 393곳(7번), 546곳(8번)에 이른다.

이어 일본 아라오 히카타 갯벌의 람사르 사이트 지정이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 인근 히가시요카 히가타와 히젠카시마 히가타 주민들도 지정을 원해 두 지역이 2015년에 추가로 람사르 사이트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태국의 돈 호이 롯 갯벌과 중국의 양쯔강 하구, 홍콩 마이포 습지의 보전과 이용 사례를 언급하며 람사르 사이트가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람사르 사이트 지정이 "해당 구역을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위한 것"(not isolation, but wise use of wetlands)이라며 "반드시 람사르 사이트 지정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습지보전에 있어 지역 공동체의 관심과 협력이 없다면 이는 불가능(impossible)하다"고 주민 참여를 강조했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등록된 람사르습지는 총 2160곳으로 우리나라는 1997년 강원 인제 대암산 용늪을 시작으로 현재 18곳이 등록돼 있다. 람사르습지로 등록되면 국제적으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상징적 의미 외에 정부차원의 습지 조사, 복원계획, 기반시설 설치 등 전반적인 관리계획이 이뤄진다.

"생태환경센터 설립, 남방동사리 서식환경 민관 공동조사 필요"

▲ 토론회 참가자<박춘광 위원장(왼쪽부터), 이인식 교장, 채병수 교수, 이찬우 박사, 김경원 박사, 전기풍 시의원, 옥대석 이장>
남방동사리 보호와 산양천의 지속가능한 활용과 합리적인 보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환경단체 활동가와 학계전문가, 시의원 등이 참가하는 마무리 토론이 이어졌다.

옥대석 삼거마을 이장은 구천댐 수질악화의 근본 원인이 최소 3년이상 구천정수장에서 슬러지를 하류인 배합골천과 삼거천으로 무단방류한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하류천 상태계가 파괴되고 수많은 민물고기가 폐사하거나 멸절됐다고 밝혔다.

이어 남방동사리 보호는 구천정수장의 이전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나아가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될 경우 이 지역이 남방동사리 서식지로부터 1km이내에 있어 역시 남방동사리 보호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한 2008년 삼거지역 종합발전계획 용역결과에 따른 친환경생태학습관 설립 등의 사업이 우선되어야 하고 이것이 남방동사리와 연계한 생태관광 자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포자연학교 이인식 교장은 람사르 사이트 지정을 위해 시와 환경단체,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공동조사와 산양천 보존을 위한 센터 설립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 교장은 “람사르습지가 지정되기 전 창녕 우포늪도 개발제한과 규제강화 등을 이유로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했지만 1999년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후 국내 최고의 생태명소로 탈바꿈 했다”며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주도성과 공공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남람사르환경재단 이찬우 박사는 “산양천과 그 주변의 산촌간석지와 연계한 종합적인 생태환경 디자인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산촌간척지에 생태환경보전센터 설립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남방동사리를 학회에 최초로 보고한 경북대 채병수 교수는 “17년 전 학생들 대상으로한 생태체험교육차 거제도에 왔다가 낯선 물고기를 보고 ‘남방동사리’라 명명했다”고 옛 기억을 회상하며 “하천 구조를 급격히 바꾸는 공사는 남방동사리 서식환경에 치명적일 수 있다. 하천 공사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기풍 의원은 “남방동사리 서식지에 대한 객관적인 용역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인근 주민들의 삶에 피해가 없도록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 의원은 산양천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T/F팀 구성과 연구 용역 실시, 남방동사리 환경센터 설치 등을 집행부와 협의,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경원 박사는 "정부의 정책변화로 생태관광지 지정이 늘고 있다"며 "남과 같은 아이템으로는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 거제의 남방동사리는 우리나라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유일한 물고기이기 때문에 종보호와 생물다양성 차원 정부에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다"며 정부지원책을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주민, 시, 의회, 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 산양천 일대의 지속가능한 발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민관 거버넌스(협치)를 통한 모범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다음날인 12월 12일에는 외국전문가, 국내전문가가 함께 산양천을 방문해 남방동사리 서식지의 환경과 남방동사리가 활동하는 모습을 확인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졌으며, sbs방송국의 “물은 생명이다.” 촬영팀에서 나와 워크숍개최내용을 촬영해 곧 TV방영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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