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도의회 본회의서 홍 지사·도 공무원 상대 "도의회 의결권 무시해도 되느냐"고 작심 발언

▲ 옥영문 도의원(왼쪽), 홍준표 경남도지사
새누리당 소속인 옥영문 도의원이 24일 열린 경남도의회 제35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의정 단상에서 같은 당 소속인 홍준표 도지사와 도청 공무원들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 이목(耳目)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도(道) 집행부가 제출한 제1회 추경예산안 중 8‧15 광복절 행사비를 대폭 삭감했기 때문이다. 예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박우범)는 지난 17~18일 열린 계수조정 회의서 집행부가 제출한 8‧15 광복절 행사비 3억원 중 2억5천만원을 삭감하고 5천만원만 편성해, 24일 본회의에 넘겼다.

하지만 이성용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은 23명의 도의원 서명을 받아 “광복절 행사를 치르기에는 예산이 너무 적다”며 3억원 중 5000만원만 삭감하고 2억5000만원을 통과시켜 줄 것을 요청하는 수정안을 냈다.

이성용 위원장이 낸 수정안을 놓고 찬성토론 반대토론이 이어졌다. 예결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한 옥영문 도의원은 이성용 위원장이 낸 수정안 반대토론에 제일 먼저 나서 발언수위를 높였다.

옥 의원은 먼저 도정 운영의 잘못을 지적하는 발언대에 서기까지 고뇌가 있었음을 간접 내비쳤다. 옥 의원은 지난해 도의원이 의정 단상에서 발언하고 있는 중에도 홍준표 도지사는 영화 예고편을 보고 있었는데도 그때 홍지사의 잘못을 제대로 지적하지 못한 것에 ‘(도의원으로써) 부끄러움과 비겁함을 느꼈다’고 소회했다.

옥 의원은 이어서 “낭비성 행사 경비를 줄이는 시대적 추세, ‘행사가 꼭 필요하면 당초예산에 편성하면 되지 왜 추경에 넣느냐’는 예결위원들의 지적으로 예산을 깎게 됐다. 집행부는 추경안 심의 과정에서 8‧15 광복절 행사비가 왜 필요한지 어느 누구도 설명하지 않았다. 그런데 광복절 행사비를 대폭 삭감하는 계수 조정을 끝낸 후에야 뒤늦게 ‘깎으면 안된다’고 생떼를 부렸다”며 “의회 의결권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박금자 의원은 “5000만원으로는 무대 설치밖에 안되고 제대로된 행사는 할 수 없다”며 이성용 위원장의 수정안에 대한 찬성 토론에 나섰다. 박삼동 예결위원은 수정안 반대토론이 이어졌다.

이성용 위원장이 낸 수정안에 대한 찬성‧반대토론에 이어 수정안 표결에 들어갔다. 전자 투표 결과, 재석 의원 48명 중 이성용 위원장 수정안에 찬성 11명, 반대 32명, 기권 5명으로 수정안이 부결됐다.

결국 박우범 예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본회의에 보고한 예결위 예산안이 통과됐다. 8‧15 광복절 행사비 3억원 중 2억5000만원은 삭감되고, 5,000만원만 편성됐다. 옥영문 도의원의 수정안 반대토론 발언 진의가 도의원들에게 ‘이심전심(以心傳心)’ 전달된 것으로 해석된다.

추경예산안 의결 후 마지막으로 홍준표 도지사가 인사말을 했다. 홍 지사는 먼저 새누리당 소속인 옥영문 도의원이 발언한 것에 대해 특유의 자세(?)로 ‘어 옥영문 의원님이시네’라고 이름까지 직접 거명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홍 지사는 “먼저 의회 온 지 얼마되지 않은 분이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했다’는 그런 주장을 하면서 ‘그렇게 느꼈다’고 말하는데, ‘옥영문 의원님이시네’”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홍 지사는 이어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난 번 여영국 의원이 발언을 할 때 영화 예고편을 본 것은 ‘(여영국 의원의 발언이) 지루하니까 발언은 귀로 듣는다’라고 말한 것 뿐이다”고 해명했다.

홍 지사는 다시 한번 더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했다는 그런 주장에 대해서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정말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직원들 단속도 철저히 하고 조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옥영문‧박삼동 의원의 홍 지사와 집행부 질타 발언, 집행부 뜻이 담긴 이성용 위원장 추경예산안 수정안에 대한 재석 의원 48명 37명의 반대‧기권의견 표명 등을 놓고, “홍 지사의 레임덕 신호탄 아니냐”는 도내 일간지 언론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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