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동마을 주민, 집단행동 조짐

사등면 두동마을 주민들이 최근 마을 앞 도로에서 과속‧난폭운행을 일삼는 덤프트럭 때문에 도저히 “참기 힘들다”며 집단행동에 나설 기세를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이같은 민원을 당국에 몇 번이나 하소연했으나 경찰과 거제시는 뒷짐만 진 채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마을이장 남 모(52)씨를 비롯한 주민들에 따르면, 거제면 옥산리 ‘오션파크자이’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배출되는 토사를 덤프트럭으로 사등면 성내공단 인근 해상의 대형 바지선에 옮겨 싣고 진해만 모처로 수송하고 있다는 것.

‘오션파크자이’ 아파트 시행사인 D종합건설측은 현장도로 개설에 따라 발생되는 토사운반을 G중기에 하청을 주었다. G중기측은 매일 25톤 덤프트럭 10∼15대를 이용해 현장에서 2km 떨어진 바지선에 토사를 실어 나르고 있다.

이 마을주민들은 지난 6월초부터 토사 수송 덤프트럭이 주말이나 공휴일을 가리지 않고, 오전 8시를 전후로 운행을 시작해 오후 5시가 넘어서까지 마을 앞 도로(구 시도2호선)를 과속, 난폭 운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덤프트럭들은 폭이 좁은 1차선 도로를 굉음을 내고 밤낮으로 과속 질주하면서 중앙선 침범은 물론이고, 소형승용차를 위험하게 앞지르기까지 하는 등 난폭 운행을 하고 있어 마을주민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 토사를 가득 실은 대형덤프 트럭이 내리막길을 질주할 때면 마치 탱크가 지나가는 것처럼 엄청난 굉음과 함께 브레이크까지 밞으면 보행자는 물론, 집안에 있는 사람도 깜짝 놀랄 정도다.

더구나, 빈차로 운행할 때는 한시라도 빨리 가야 돈이 되기 때문에 과속운행은 다반사다. 주민들은 현장사무소에 마을 앞에서만이라도 덤프트럭이 서행할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간청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흥분했다.

두동마을은 영진자이온 아파트 앞에서 두동공단 입구까지 약1km 구간의 경우 과거 자연도로에 그대로 포장만 한 상태라 달리 인도조차 없어 보행이 어렵다. 여기에다 덤프트럭들이 매일같이 과속 질주하는 통에 주민들은 길에 나오기가 무섭다는 것이다.

이 마을 발전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아파트 현장사무소에 몇번을 찾아가 사정하고, 거제경찰서와 거제시에 단속을 요청했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견디다 못한 주민들은 거제뷰골프장 입구에서 덤프트럭이 좌회전해 옥산마을 들판으로 다닐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사정도 해 봤으나 이마저도 소용이 없었다고 분노했다.

그렇다고 다른 도로가 없는 것도 아니다. 거제뷰 골프장 입구에서 좌회전해 옥산마을 방향으로 가면 지난 2013년 개설된 새 시도2호선이 있지만 덤프트럭 운전자들은 불편하고 거리가 몇백미터 늘어나 기름값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운행을 회피한다. 소위 ‘탕뛰기’를 하기 때문에 수입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덤프트럭 운전자들은 1회당 10만원 내외의 운반료를 받고 유류비와 제 경비를 제외하면 남는 돈이 별로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이야 어떻든 과속운행을 할 수밖에 없다는 변명이다. 이는 대부분의 덤프트럭이 과속, 난폭운행을 하는 고질적인 이유인 셈이다.

문제는 이 마을주민들의 고통이 조기에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앞으로 한달은 더 넘게 견뎌야 끝이 날 것으로 보인다. ‘오션파크자이’ 아파트 현장관계자도 “구내도로 개설구간에서 발생하는 토사량이 많아 앞으로 1개월은 더 덤프트럭으로 운반해야 될 것 같다”고 말해 이같은 주민들의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이 아파트 공사현장에 투입되는 레미콘차량까지 가세해 덤프트럭과 뒤섞여 밤낮으로 난폭운행을 해 여성운전자들은 무서워 차를 몰고 길에 나기기를 꺼릴 정도였다고 한다.

다행히 마을 임원들이 일일이 레미콘 회사에 간청해 지난 7월 중순께부터 레미콘차량은 새로 개설된 시도2호선을 이용, 운행하고 있으나 교통사고 위험은 늘 상존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에서는 거제면 호산나주우소 앞 도로에서 공사현장으로 가던 레미콘차량과 승용차가 정면충돌해 20대 운전자가 숨지고, 자녀가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마을 전원주택에 사는 A(46‧여)씨는 “며칠전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태워주고 오다가 하마터면 덤프트럭과 충돌한 뻔한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온몸이 오싹할 지경이다”면서 “그날 이후부터 덤프트럭이 굉음을 내고 앞에서 달려오면 몸이 덜덜 떨린다”고 몸서리를 쳤다.

두동마을에서는 지난 몇년간 7∼80대 노인과 외국인 근로자 등 4명이 마을 앞 도로에서 차에 치여 사망할 정도로 주민들이 교통사고에 민감한 편이다.

급기야 일부 마을주민들은 덤프트럭의 과속, 난폭운전이 근절되지 않자 최근에는 거제뷰골프장 입구를 지키고 서서 마을쪽으로 진입하는 덤프트럭을 몸으로 막겠다는 태세까지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경찰의 단속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다. 몇번이나 부탁을 해서 현장에 오면 강력한 단속이나 제재는 커녕, 마지못해 현장에서 잠시 단속 시늉만 내다가 가버린다며 불평했다.

거제시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마을임원이 전화민원을 몇번 제기하고 부탁까지 했으나 그때마다 “잘 알았다”는 대답만 해놓고, 아무런 조치도 없이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을이장을 지낸 한 주민(65)은 “자기네들이 사는 집 앞에 이런 일이 있으면 가만있을 리가 있겠느냐”면서, “결국 주민들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대형사고가 나야 움직이는 당국의 무관심과 무능 때문에 언제부턴가 원한과 분노만 자꾸 쌓여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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