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19일 임시주주총회…선박 건조 아웃 소싱 언급…1조원 규모 유상증사 의결

▲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야드 전경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지난 19일 열린 삼성중공업 임시주주총회서 ‘거제조선소 사업영역 축소’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박 사장의 이같은 발언을 놓고 거제시민들과 삼성중 노동자협의회 등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9일 경기도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임시주주총회 주된 안건은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였다.

박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선박 건조 외에 다른 돌파구가 있느냐는 한 주주의 질문에 "꼭 선박을 우리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하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수주해서 건조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국내 중소 조선소에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박 사장은 "과거 우리 실적과 경험을 갖고 설계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O&M(운전과 유지보수·Operating and Maintenance) 사업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이날 발언이 ‘준비된 발언(?)’일 경우, 이는 40여년 한국 조선사(史)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동안 조선산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형 산업으로 꼽혀왔다. 조선업 구조조정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도 수만명의 일자리가 걸려있는 노동집약형 산업이기 때문이다. 조선업은 자동차와 함께 국내 최고 수준의 고임금 제조업이기도 했다.

조선 산업 환경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 조선사들은 저임에 기술력까지 갖췄다. 국내에서 배를 만드는 일은 더 이상 수지 맞는 장사가 아니다. 박 사장의 해외 아웃소싱 발언은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조는 다른 나라 또는 국내 중소 조선사에 하청을 주되 설계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건조한 배를 사후관리하는 O&M 사업도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다. 박 사장은 "선주들의 O&M 요구가 많지만 상당 부분이 싱가포르 등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사장은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는 ‘거제조선소의 사업 영역 축소’ 발언과 관련해, 한발 물러나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박 사장은 "인건비 원재료 상승으로 선진국의 사양사업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특수선박 등 고부가가치 사업이 남아있고, 저가 선박의 경우 좋은 물량을 수주해서 해외에서 건조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했다.

박 사장의 주주총회장에서 한 발언은 지역에 파장을 미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박 사장의 발언 후 일부 언론에서는 “당장 인력 감축에 대한 종업원과 지자체, 정치권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임시주주총회 유상증자 관련 주된 안건은 정관상 발행 가능한 주식 총수를 기존 3억주(보통주 2억4000만주·우선주 6000만주)에서 5억주로 늘렸다. 신주 발행되는 1억5912만주의 상장 예정일은 오는 11월 28일이다. 유상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이뤄진다.이날 공시한 예정 발행가는 할인율 20%를 적용해 주당 6,920원으로 정했다. 확정 발행가액은 1·2차 발행가액 산정 등의 절차를 거쳐 11월 2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앞서 산업은행이 회계법인 삼정KPMG에 의뢰한 삼성중공업의 경영진단 결과, 부족자금은 향후 5년간 8000억~1조6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