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지 매입 '미완료'…실시협약 체결 불투명…'15년~'18년 사업기간 의구심

▲ MOU 때 사업자 측에서 제시한 조감도
지난 2014년 8월 12일 경남도‧거제시, 보경C&D(주)(대표 강정훈)는 거제시 옥포동 옥포대첩 기념공원 일대에 ‘옥포대첩 국민관광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투자협약 체결식(MOU)을 가졌다.

통상적으로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그렇다보니 지자체, 정치인 등은 전시성 보여주기식 MOU를 남발한다. MOU 좋아하다가 ‘양치기 소년’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옥포대첩 국민관광단지는 2년 동안 무엇을 했을까? 먼저 2년 전 MOU 때 옥포대첩 국민관광단지 조성 사업 ‘에드벌룬’은 큰 기대를 줬다.

옥포대첩 국민관광단지 조성 사업 핵심 내용은 옥포동 산 1번지 일원 63만5,552㎡(19만2,255평)에 보경C&D가 3,000억원을 투자해, 관광호텔(50층)‧가족호텔‧공연장‧해전관람장‧워터파크‧플라워가든‧전망대 등을 짓겠다는 것이다. 사업기간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으로 잡았다.

나아가 차별화된 관광상품으로 ‘국제 거북선 경기대회’도 열 것이다고 했다. 이 경기대회는 이순신 장군의 첫 해전 승전일에 맞춰 옥포 해상에서 뛰어난 조선기술과 세계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 전함의 우수성, 전술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고 했다.

2년 전 MOU 때 나온 보도자료에는 "'경남지사와 거제시장이 대회장과 조직위원장을 맡아 추진할 거북선 경기대회는 토너먼트와 스피드 방식에 따라 진행되며 총 상금 300만달러가 지급될 예정이다'며 '참가 규모에 따라 64강부터 본선에 진출하며 경주용 거북선 10여척도 건조한다. 그 외 거북선 노젓기 훈련장과 선수용 숙소, TV중계, 해전 전승 홍보ㆍ해상공연장 등도 건립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국민관광단지에는 해전 실전 관람장, 해상 공연장, 망루, 실내외 해수풀장, 관광호텔, 국제회의장, 거북모형의 관광타워, 봉수대, 둘레길, 국궁장, 자연친화적인 공원조성, 주차장 등이 테마별로 건립된다고 했다.

국민관광단지에서는 시민 노래자랑, 어린이 백일장, 경로잔치, 영화상영, 민속놀이, 해맞이, 불꽃 및 레이저 축제 등 사계절 이벤트 공연도 마련된다. 또 인근 거가대교와 조선소, 거제 칠천량해전공원, 통영 이순신 공원ㆍ한산 앞바다, 남해 노량해전 무대 등 다양한 이순신 장군의 업적에 대한 관광상품과 연계할 계획도 밝혔다. 사업이 완료되면 1000명 이상의 고용창출효과와 연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 유치를 전망하고 있다고 사업자측이 MOU 때 주장했다.

그런데 며칠 전 한 시민이 문자메세지로 본사에 제보를 했다. 제보자는 “사업자측과 관련된 사람들은 ‘(가칭)옥포대첩 국민관광단지 조성사업’이라는 계획서를 보여주며, 사업계획이 확정되었으니 땅을 빨리 팔라고 한다. 그런데 거제시 이름도 들어가 있어, 거제시에 가서 자료요청을 하면 ‘확정되지 않은 계획이라 자료를 줄 수 없다’고 한다. 어느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 거제시와 보경C&D가 함께 만든 계획서. '확정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업계획서에 거제시가 들어가 있느냐'는 물음에 거제시 전략사업과 관계자는 "MOU를 체결했기 때문에 거제시 이름을 넣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제보자는 또 “땅을 한 평에 2만원, 3만원에 팔아라고 한다. 한 지주에게는 사업자측 관계자들이 떼거리로 가서 공포 불안감을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가격이라면 (땅을 팔고) 거제시 발전에 기여하지 않을 지주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업자측의 행위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며 취재를 당부했다.

이보다 앞서 거제시 전략사업과에서는 거제시장 명의로 지난 7월 21일 ‘옥포대첩 국민관광단지 조성에 따른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윤모씨 외 32명 지주에게 보냈다.

거제시는 공문에서 “지난 2014년 8월 12일 경상남도 거제시 (주)보경디앤씨가 공동으로 투자 협약을 맺고 거제시 옥포동 일원에 옥포대첩 국민관광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현재 단지 편입토지에 대한 민간사업자가 협의 매수를 추진 중에 있다”며 “하지만 일부 토지 소유자의 비협조로 부지 매입이 지연되고 조속한 사업 추진을 못하고 있다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고 했다.

시는 이어서 “어렵게 민간투자사업으로 유치한 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투자자가 의욕을 잃지 않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귀사(귀하)가 보유하고 있는 토지에 대해 민간사업자가 협의 매수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제보자의 주장, 거제시 공문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은 ‘국민관광단지 부지매입이 아직 다 안되었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 계획 상 사업면적은 63만5,552㎡(19만2,255평)다. 사업자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실제 사업면적을 15만평 기준으로 하면 12만평은 매입을 했다”고 주장했다. 약 3만평만 매입을 끝내면, 사업대상지 부지 매입은 끝난다는 주장이다.

지주측 한 관계자는 “사업자측에서 주장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사업부지 내 한가운데 한 지주가 소유하고 있고, 팔지 않는 부지만 4만8,000평이다. 땅을 팔지 않은 다른 지주도 있다”며 사업자측에서 매입했다고 주장하는 12만평에 대해 의구심을 자아냈다.

또 다른 지주측 관계자는 “사업자측의 사업 추진에 대한 진정성을 믿을 수가 없다. 그리고 시민의 편에 서야할 거제시가, 사업자측 편에 서서 사업계획도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는데 땅을 빨리 팔아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장목 농소 거가대교 관광지 일명 ‘한화리조트’는 지난 7월에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 2010년 2월 전임시장 시절에 MOU를 체결한 후 햇수로는 8년만에 첫 삽을 떴다.

또 성창기업이 능포동 산61-1번지 64만4,000㎡에 70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장승포 유원지 조성사업’은 지난 2013년 5월 MOU 없이, 실시협약을 바로 체결했다. 실시협약 체결 후 공원구역을 유원지로 바꾸는 행정 절차가 4년째 진행되고 있다.

도시기본계획 변경, 공원녹지 기본계획 변경에 이어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계획상으로는 내년 상반기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고시를 거쳐, 내년 하반기 조성계획을 승인 받는다. 실시협약 체결 후 조성계획 승인까지 받는데 만 5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승포유원지는 대다수 부지가 성창기업 소유다.

옥포 국민관광단지 사업대상지도 장승포유원지와 같이 공원구역으로 묶여 있다. 장승포 유원지처럼 도시기본계획 변경, 공원녹지 기본계획 변경,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를 밟아야 한다. 행정절차만 밟는데도 최소 몇 년이 걸린다. 그런데 옥포 국민관광단지는 아직 실시협약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옥포대첩 국민관광지 조성 사업기간을 2015년부터 2018년으로 잡아놓은 것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 지금부터 실시협약을 갖고 시작하더라도 도시기본계획 변경,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 도시관리계획 변경, 관광단지 지정 승인까지 받는데, 2018년 안에 마무리짓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민들은 옥포대첩 국민관광단지 조성이 예정대로 되면 좋겠지만, 1996년부터 20년째 표류하고 있는 장목관광단지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 지난해 한 시민이 거제시청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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