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언론브리핑 가져…고현항 재개발 등 5개 현안 브리핑

거제시는 한 달에 두 번 거제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자를 대상으로 정례브리핑을 개최한다. 총무국 등 각 국별로 2주 동안 일어난 중요 현안에 대한 설명이 있고, 기자들은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 답변을 주고 받는 시간이다.

통상적인 브리핑은 관련 국장이 주관한다. 하지만, 8일 브리핑에는 김한겸 시장이 직접 브리핑에 참가한다는 통보를 받고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 김한겸 거제시장

김한겸 시장은 2003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이후 시장업무를 본 지가 6년이 더 지났다. 그동안 김한겸 시장은 어찌된 연유(?)인지 지역 주간신문이나 지역 인터넷언론에 선뜻 나서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재선 후 1년이 경과하고 한번 기자회견을 가진 후 2년차, 3년차에는 기자회견이 없었다. 이에 반해 케이블방송이나 도내 방송에는 자주 출연하는 느낌이다. 일전에는 CJ케이블방송 '이바구택시'에 출연해 한가한(?) 모습을 시민에게 보여주었다.

김한겸 시장은 8일 오전 11시쯤 총무과장, 해양수산과장을 비롯한 공무원 여러 명, 삼성중공업 고현항 인공섬 업무 담당자 등 삼성중공업 직원 여러 명을 거느리고 브리핑 장에 나타났다.

주민생활지원국 브리핑을 잠시 중단하고, 메모해온 간단한 인사말을 낭독했다. 주민생활지원국 브리핑이 끝난 후 김한겸 시장은 단상에 나와 또 준비된 원고를 읽기 시작했다.

김한겸 시장은 가장 먼저 시민의 날 기념행사 개최를 취소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김한겸 시장은 "시민의 날 행사는 신종 인플루엔자의 확산으로 시민의 건강이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옴에 따라 언론기관과 면동의 여론조사를 거쳐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한겸 시장은 "시민의 날 행사는 실내 및 한정된 공간에서 개최하는 여타의 다른 행사와 달리 거제종합운동장 외 23개소에서 이틀에 걸쳐 개최하기 때문에 전염방지를 위한 사전 방역이나 발열검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취소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한겸 시장은 시민의 날 행사를 빨리 취소함으로써 "예산 낭비를 최소화했고, 시민 혼란을 줄었다"고 취소를 잘했음을 은근히 내비쳤다.

김한겸 시장은 두번째 브리핑 자료인 '2009 슈퍼모델 선발대회 개최 계획'에 대해서도 준비된 원고를 또 읽어나갔다. 김 시장은 "9월 달에 개최하는 슈퍼모델대회는 신종플루 대유행이 예고되는 10월 달에 개최하는 시민의 날과는 차이가 있다"며,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하는 야구경기장에도 별 문제가 없듯이 슈퍼모델대회도 개학한 청소년들이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다"는 답변이었다.

▲ 브리핑장 모습

김한겸 시장은 세번째 브리핑 자료인 '고현항 재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또 준비된 원고를 읽어나갔다. 본사를 비롯하여 창원KBS 등에서 고현항 재개발과 관련해 공청회 등 시민의견 수렴 과정이 미비하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김 시장은 그동안 세 번의 주민설명회(한번은 법적 조건 미비로 다시 한 주민설명회, 실질적으로 두 번)를 가졌고, 앞으로 각각 2번씩의 공청회와 시민설명회가 남아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한겸 시장은 네번째, 다섯번째 안건인 '신종인플루엔자 관련 추진사항'과 '거제중앙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에 대해서도 준비된 원고를 또 읽어나갔다.

원고 낭독(?)에 이어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장승포하수처리장 하수관거 비리로 문제를 일으킨 D종합기술공사가 중앙하수처리장 증설 설계업체, 석포쓰레기매립장 증설사업 설계업체로 선정된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김 시장은 "하수관거 비리 재판이 진행중이고 법적인 판단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당업체 제제를 가하면 오히려 피소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제제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시민의견수렴 과정 미비, 침수우려 대책, 삼성중공업 중심 사업 진행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고현항 재개발 사업에 대해 지적에 나섰다.

김한겸 시장은 "우려하는 환경문제 등에 대해 너무 성급하게 판단한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시장은 이에 대한 근거자료로 "듀바이와 요코하마를 방문해 인공섬이 조성된 곳을 살펴보니 더 친환경적으로 개발돼 있더라"고 예를 들었다.

▲ 지난해 6월 11일부터 14일까지 일본 방문중 요코하마시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김한겸 시장

김 시장은 "용역회사에 지시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 만약 행정절차를 빼먹고 문제가 생긴다면 더 이상 (고현항 재개발) 행정절차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졸속적으로 추진을 빨리 하느냐는 지적에 대해 김 시장은 "국도 대체 우회도로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거가대교 개통 후 교통 소통을 위해 연사에서 수창아파트까지 도로 개설이 시급하다. 거제시 인구가 30만이 되면 시청이 좁기 때문에 시청사 신축부지를 확보해야 한다. 인공섬에는 도심공원 13개가 들어가 도심공원 부족을 해소할 수 있다. 거제시의 랜드마크, 나아가 경상남도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는 답변이었다.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느냐고 또 물었다. 김 시장은 "연사에서 수창아파트까지 (인공섬을 가로질러) 해안 도로를 2010년까지 빨리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고 되풀이 했다.

김 시장은 "인공섬 조성 지역 인근 상근은 현 시가가 평당 1,200~1,300만원이 넘어가는데, 인공섬 상업용지 분양가는 700만원 밖에 안돼, 굉장히 작게 잡았다. 녹지공간이 많이 들어가는 인공섬은 한 평에 1,000만원은 나올 것이다. 이익이 많이 늘어날 것이다"고 인공섬을 부풀렸다.

이밖에도 몇 가지 추가 질문이 이어졌고, 김 시장의 간단한 답변이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옛말대로 김한겸 시장이 직접 참석하는 브리핑에 사전에 질문도 몇 가지 준비해서 참석했지만,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식의 간단한 통과의례로 브리핑이 끝나버렸다.

이날 김한겸 시장의 브리핑에는 거제에 상주하는 기자들이 거의 다 참여했다. 그런데 김한겸 시장의 브리핑이 있었으면, 일제히 중요 기사로 올라와야 하는데 어찌된 영문인 지 '김한겸 시장 브리핑'이 기사거리(?)조차 되지 못했다.

준비된 원고 읽고 부랴부랴 자리를 떠나는 닫힌 브리핑이 아니라, 차 한잔 놓고 거제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는 '열린 간담회'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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