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회 총회 개최, "뜻을 같이하는 시민 참여 절실"

경남도민일보 19일자 신문에 '국방부, 59년 만에 마산 학살 사과' 제목으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 관련 기사가 실렸다.

'한국전쟁 당시 국군과 경찰에 의해 마산 앞바다와 인근 산골짜기에서 무참히 학살된 2000여 명의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이 마침내 국가의 공식사과를 받아냈다. 사건이 일어난 지 59년 만의 일이다'고 기사를 시작했다.

지난 2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 안병욱)'가 마산형무소 재소자 717명이 국가권력에 의해 불법적으로 살해됐다는 진실규명 결정을 계기로 결성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마산유족회(회장 노치수)'는 지난 16일 오후 1시 30분 마산 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에서 '제59주기 제2차 합동위령제'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위령제에서는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안타깝게 희생된 영령들의 명복을 빌며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고, 황철곤 마산시장, 노판식 마산시의회 의장 등이 추모의 뜻을 직·간접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위령제에는 200여 명의 마산지역 유족 외에도 김종현 전국유족회 상임대표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위령제 비용은 국방부와 마산시가 공동지원했다고 밝혔으며, 진실화해위의 권고사항 중 위령비 건립 등은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마산시청 행정과 담당자는 "국비(국방부) 4백여만원과 마산시비 5백만원, 자부담 2백여만원 등 1천여만원으로 위령제를 가졌다"고 20일 통화에서 밝혔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안병욱)는 '통영 거제 국민보도연맹원 등 민간인희생사건 진실규명결정서'를 통해 "서철암 외 172명 이상의 통영거제지역 주민들이 1947년 8월부터 1950년 9월까지 빨치산 협력자, 국민보도연맹원, 부역혐의자 또는 그 가족이라는 이유로 국군 16연대, 통영경찰서, 거제경찰서, 헌병대, CIC, 해군G-2, HID에 의해 통영 광도면 무지개 고개, 통영 한산도 앞바다, 거제 지심도 앞바다, 거제 가조도 앞바다 등에서 집단희생당했다"고 밝혔다.

▲ 한국전쟁 전후 거제민간인 희생 관련 진실규명 결정서 표지와 마지막 페이지

진실화해위는 사망자 신원이 밝혀진 173명 외에도 조사결론에서 덧붙여 "1947년부터 1950년 9월까지 국민보도연맹사건 등으로 6·25 전쟁 전 100여명, 전쟁 후 700여명 등 4년 동안 무고한 거제시민 800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국가의 공식 사과'와 함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위령사업의 지원, 역사기록 수정 및 등재, 유해 발굴 방안 지원, 제적부·가족관계등록부 및 공식 문서기록의 정정, 평화인권 교육의 강화를 '권고'했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거제유족회'(회장 서철안)는 진실화해위의 '진실규명' 결정이 있은 후 지난 13일 거제 모 지역에서 20여명의 유족이 참여한 가운데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서 거제유족회를 새롭게 정비하고 수장(水葬)으로 인해 사망일자도 모르고, '주검'도 수습하지 못한 원혼을 달래기 위한 위령제 개최 등 앞으로의 일정을 논의했다.

▲ 거제 유족회는 13일 총회를 갖고 위령제 등 추모사업에 관한 일정을 논의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새롭게 임원진도 구성했다. 회장은 그동안 진실규명에 노고가 많았던 서철안 회장이 그대로 유임됐으며, 부회장은 지관스님, 총무는 강명용 씨를 뽑았고 각 면동에 지회장도 선임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모 씨는 "장인이 국민보도연맹으로 희생당했는데, (사위인 본인이) 연좌제로 인해 외국상선도 타지 못했다"며 그동안 겪은 울분과 서러움을 달랬다.

거제유족회는 민간인의 가장 많은 희생이 있은 1950년 7월 25~27일에 맞춰 내년 7월 '위령제'를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유족들이 모두 고령인 탓으로 예산 확보 방안 등의 방안을 찾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부회장인 지관스님은 "마산에는 국비와 시비를 들여 위령제를 가졌는데, 거제서도 민간인 희생자의 진실이 규명된 이상 거제시가 전향적으로 예산 지원에 나서  줄 것"을 기대했다. 지관 스님은 덧붙여 "유족들은 70살 이상 나이가 많아 일머리를 제대로 못잡고 있다"며 "시민단체를 비롯하여 뜻을 같이하는 시민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유족회 사무실 055 635-5714, 지관스님(010 3597-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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