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태길 전국해상노련위원장

"3개 노조 통합이 첫 번째,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장승포동 출신으로 지난 1월 13일 당선돼 최근 당선 100일을 맞은 정태길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해상노련) 위원장의 일성이다. 그는 경선으로 치러진 지난 1월 선거에서 통합을 강조해 제29대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노동자는 단합해야 해요. 그래야만 강한 노조로 사용주, 정부와 맞설 수 있죠. 그래야 선원들의 권익도 지켜지는 거고요."

해상 노동자들의 최대 상위 노동조합인 해상노련은 71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3년 전 전국상선선원노동조합연맹(상선연맹), 전국수산산업노동조합연맹(수산연맹)과 해상노련 3개 노조로 갈라지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선거 과정에서 생긴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간 수십 건의 송사에 휘말리는 등 난타전을 겪었지만, 정 위원장이 새로 취임하고부터 해상노련이 진행하고 있는 21건의 소송은 모두 취하했다. 현재 해상노련 산하에는 모두 48개의 노조가, 상선연맹에는 8개, 수산연맹에는 6개의 노조가 있다.

"통합을 위해 상선연맹과는 한 달에 두 번 한국선원임시운영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좁혀 나가고 있는데 얘기가 잘 풀릴 거라고 봐요. 수산연맹과도 통합 의지를 갖고 만나고 있고요." 그는 당선 인사 차, 또 국제 우호 세력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을 방문해 국제운수노련(ITF)의 집행위원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제 100일 정도 지났는데 정말 쉬운 자리가 아니라는 걸 실감해요. 해운과 수산을 아울러야 하는 광범위한 업무도 업무지만, 국제 협력 업무나 각종 회의 참여 등 너무 바빠서 주말도 없고, 사생활이 아예 없어졌어요." 그럼에도 각 정책본부장들과 함께 선원들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고민하고 이를 정책건의서로 만들어내 추진해나갈 땐 보람도 크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요즘 '매머드급 선원종합복지관'을 짓는 것을 목표로 뛰고 있다. "싱가포르고 홍콩이고 어디건 가면 선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수준 높은 호텔과 복합시설이 있어요. 우리도 이게 절실한데, 우리나라의 강점을 살리고 선원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병원과 정신건강센터, 요양시설, 호텔 등을 갖춘 선원복지시설을 북항에 만드는 게 목표예요." 해양강국이라고 하면서 필리핀 등보다 선원 복지 수준이 훨씬 떨어지는 데 대해 정 위원장은 아쉬움이 많다. 또한 이 같은 시설이 생김으로써 선원들의 사기가 훨씬 올라가고 선원 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게 정 위원장의 생각이다.

"배를 오래 타는 데다 가족과도 오래 떨어져 있는 선원들은 적막감, 외로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들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이 반드시 필요해요." 특히 최근 세월호 사태, 한진해운 파산 등을 겪으며 선원들의 사기가 더욱 땅에 떨어진 상태인 만큼 선원 복지를 높여 나가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

이를 위해 정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과 정책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해상노련이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한 정책으로는 복지관 건립 외에도 △바닷모래 채취 금지 △승선근무예비역 축소 반대 △해운업에 대한 지원 강화 △금어기(휴어기) 시 어선원 생계수당 지원 △해양원격의료서비스 시스템 본격 도입 △선원퇴직연금제 법제화 △전국 항·포구 사전선거투표소와 선거 당일 투표소 설치 등이 있다.

복지관 건설을 위해서는 부산항만공사가 2000만 원, 해상노련이 2000만 원, 한국선원고용복지센터가 1000만 원을 내 용역비 5000만 원을 마련키로 최근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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