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3일 오후 4시경 거제 백병원을 찾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사고 유가족과 중상자를 위로한 뒤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유 후보는 거제 크레인사고 희생자 빈소를 먼저 찾았다. 그는 유족과 부상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유 후보는 유가족들과 대화하던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자신의 명함을 건네면서 유가족들의 연락처를 메모지에 적어갔다.
사고를 목격한 한 유족은 "4층 높이에서 사고가 벌어졌는데 소방서 사다리차만 왔어도 환자를 빨리 이송할 수 있었다"면서 "삼성 구조단이 구조 활동을 못했다. 시체를 보더니 참혹해서 움직이질 못 하더라"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경찰에서는 사고 시각 같은 것만 묻지 이런 자세한 건 묻지도 않는다. 우리가 얼마나 참혹한 환경에서 일하고, 사고 날 때 구조도 못 받았는지 삼성은 모른다"면서 "삼성구조단은 허수아비다. 구조 활동을 못하고 우왕좌왕하기만 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유족은 "삼성이 자꾸 노동자 책임으로 돌리는데 그건 노동자 책임이 아니다. 대통령 후보가 그 부분 좀 꼭 말씀해 달라"면서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사람들은 농담처럼 얘기한다. 노동자들은 근로자의 날에 쉬고, 우리는 '노가다꾼'이니까 근로자의 날에도 나가서 일한다고 한다"고 울부짖으며 유 후보에게 호소했다.
크레인사고 사망자의 막내딸은 유 후보에게 "아빠는 왜 안 오냐"고 물었고 유 후보는 아이를 안으면서 "엄마 말 잘 듣고 지내야 한단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유 후보는 병원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고는 원청 업체가 삼성중공업인데 원청이 직접 움직이는 장비의 책임은 원청에 있는 것"이라며 "삼성 자체 구조단이 전혀 도움이 안 되어서 119가 뒤늦게 오고 그랬단다. 유가족들은 사망자들이 현장에서 사망한 것이 아니라 옮기는 과정에서 사망했다고 말하며 원통해한다"고 미흡했던 사고 수습 과정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원청업체의 책임도 강화하고 안전 감독도 확실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삼성 자체구조단도 전혀 도움이 안됐다고 하는데 이런 부분도 수사를 통해 한 점 의혹이 없이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후보는 "회사가 근로자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바른정당 의원들이 국회 위원회에 다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 의원들이 (역할을) 정해서 계속 살피고 쭉 연락을 해보면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돕겠다"며 국회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죽음의 외주화'라고 온갖 위험한 일은 협력업체 비정규직이 담당하다가 사망에도 이르게 된다"며 "협력업체 비정규직들에게는 임금 수준도 문제이지만 안전이나 이런 게 심각하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예정 시간을 넘기면서까지 병동을 오르내리면서 중상자들을 문병하고 유가족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저녁에 서울로 올라가는 비행기를 타고 강남에서 선거 운동을 이어갔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