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화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국내도 녹색성장의 청사진 마련돼야 해

이 기고문은 '아시아투데이'가 창간 1주년에 맞이하여 '녹색건설 대상' 시상하면서, 유승화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에게 기고를 요청한 글이다.<편집자주>

▲ 유승화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의 경제정책의 핵심은 녹색성장(Green Growth)이 되어 가고 있다.

즉,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이를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원으로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향후 수십년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범 국가적 아젠다인 녹색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타 산업과 함께 우리 건설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녹색 건물만이 아니라 녹색 교통, 녹색 에너지 등 현재 거론되고 있는 각종 신성장동력 사업은 바로 건설산업에서 출발하거나 완결지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의 경우 녹색 건설시장은 매우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시장은 매년 6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투자 비중은 신규 건설투자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거를 포함한 빌딩 부문 역시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이 집계되고 있지만, 미국을 기준으로 2010년에 들어서면 최대 3000억달러 시장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2013년 들어서는 세계 권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빌딩 발주량의 최소 13%에서 최대 60%까지 녹색 건물로 발주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건설기업인 터너사는 이미 전체 매출의 3분의 1이상을 녹색 프로젝트에서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미국 녹색건설시장의 성장은 건설기업에 녹색 전문가의 수요를 급속히 높이고 있다. 2007년 기준으로 미국 설계회사의 경우 업체당 녹색전문가가 평균 67명이던 것이 2008년에는 100명으로 늘어났다.

건설회사의 경우도 2006년에 업체당 평균 35명이던 것이 2008년에는 약 84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녹색 건설시장의 성장은 국가의 녹색성장에 대한 기여뿐만 아니라 지식 기반형 인력의 역량 강화와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반면 국내의 환경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는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나 고속철도사업 등이 대표적인 녹색 건설상품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선진국의 동향과 비교해볼 때 미진한 것이 사실이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인 아부다비의 마스다르(Masdar) 프로젝트는 탄소 제로, 에너지 중립 등을 지향하는 국가적 대형 사업으로 유명하다. 우리에게도 세종시와 같이 친환경적 개념으로 추진되는 국가적 사업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부다비의 마스다르나 중국의 동탄(Dongtan)과 같이 친환경 도시로 소개되고 있지는 못하다. 보다 미래 지향적인 세종시를 위해서는 현재보다 강화된 녹색도시의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건설산업계에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보여주어야 하며, 해외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친환경 도시의 개발은 녹색 건설기술 수준을 한번에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신재생 에너지시설 건설, 도로, 철도 등을 포함한 주요 인프라 건설, 주택 및 업무용 빌딩 건설 등 건설산업의 주요 영역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은 결국, 해외 경쟁력을 제고시켜 세계 건설시장에서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미국 ENR지의 전망에 의하면 2020년 즈음에는 이미 중국계 건설기업이 자국의 경험과 실적을 바탕으로 미국시장에서 선진 건설기업과 품질면에서도 충분히 경쟁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녹색 건설시장은 범 세계적인 정책 수요 및 공동 대응전략에서 유도되는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해야 한다. ‘선(先)수요 후(後)공급’이란 구조보다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 가능성이 큰 시장인 특징도 가지고 있다.

녹색 건설 상품과 세계 시장 자체가 아직 초기 성장단계에 있기 때문에 국내 건설산업 및 기업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와 기업 등 건설산업의 모든 주체가 모여 보다 큰 안목으로 미래를 준비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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