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金範俊·46) 부산광역시 서울본부장이 최근 '진보 민주주의 VS 보수 민주주의'(형설출판사) 책을 내 관심을 끈다.

<김범준 작가 소개>
장승포동 출신으로 부산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행정학 석사,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국제정치 전공)를 취득했다. 미국 웨스턴 워싱턴 주립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Western Washington University, East Asia Institute에서 연구교수(Research Scholar, 2009년 8월~2012년 7월)를 지냈다.

1996년 신한국당 중앙당 사무처 공채로 정치권에 입문했으며 이후 국회의원 보좌관, 민주평화통일 정책자문위원, 국회 윤중로포럼 대표, 새누리당 중앙당 부대변인 등 여의도 정치권에서 약 20여 년간 현실 정치를 직접 경험했다.

신라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부산대학교 특임교수로 활동 중이며 지난 2015년 1월부터 부산광역시 서울본부 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 머리말 소개>

보수는 민주주의의 적인가? 보수와 민주주의, 얼핏 특별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조합이다. 그렇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진보는 민주이고 보수는 반민주’라는 이상한 등식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자유주의와 공화주의의 이념이 양 날개를 틀고 있는 정치체제로, 진보이든 보수이든 어느 한쪽이 민주주의 자체와 동일시되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국민이 주인이 되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이루어지는 민주주의가 왜 진보세력만의 전매특허 단어처럼 사용되는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지금과 같은 잘못된 구도로 민주주의를 이해하게 된 데에는 소위 이 땅의 보수라 자처하는 제 정당들과 사회세력들의 잘못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는 민주이고 보수는 반민주’라는 이분법적인 해석은 누구에게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은 사회현상이다.

최순실 사태 이후, 우리 사회를 견인해 왔던 품격 있는 합리적 보수, 존경받는 건전한 보수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물론 최순실 사태가 촉발되게 된 많은 이유들과 상관없이 책임지는 보수의 자세로 스스로 자중하며 목소리를 낮춘 것 또한 사실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분명한 것은 민주주의를 대하는 올바른 자세는 보수와 진보의 구분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나 진보를 넘어선 균형 잡힌 합리적 시각만이 민주주의를 올바로 정의하고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설명할 수 있다.

시중에는 민주주의에 관한 서적들이 넘쳐난다. 대부분 진보적인 시각에서 민주주의를 설명하는 책들이다. 민주주의를 말하는데 진보와 보수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 어색하지만 여하튼 민주주의가 어느 일방의 경도된 주장으로 설명되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

솔직히 고민이 많았다. 민주주의라는 거대 담론을 거론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웠다. 그렇지만 어느 한쪽의 시각으로만 설명되는 민주주의는 무엇인지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특정한 시각에 치우치지 않는, 어렵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으며, 사실 위주로 담담하게 민주주의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나름 많은 논문과 기존 서적들을 참조했다. 때로는 민주주의와 관련된 최근의 이론을 소개하는 데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구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를 현재보다 더욱 발전된 정치체제로 성장시킬 수 있는 ‘민주적 소양을 갖춘 시민들을 교육하고 양성’하는 일이라 믿는다. ‘민주주의는 아직까지 완성된 정치체제가 아닌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과정 속의 정치체제’이기 때문에 더더욱 민주주의가 어느 한쪽의 진영 논리로 재단되거나 각색되어서는 안 된다고 확신한다.

글을 쓰면서 지나치게 한쪽에 치우친 내용들은 가급적 배제했다. 그리고 나름 합리적인 중도적 시각을 견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시대의 화두인 ‘경제민주화’나 ‘직접민주주의’ 등과 같은 담론에 대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할지에 대해 개인의 주관이 더해진 부분도 있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도 최대한 중심을 잡으려고 애썼던 것은 내용을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름 그러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다소 부족하거나 미흡한 점이 느껴지게 되면 큰마음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민주주의가 무엇인가? 언제부터인지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어디서나 쉽게 들어볼 수 있는 단어가 되었다. 그렇지만 모든 개념에 대한 정의가 쉽지 않듯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의 정의 또한 모호하면서 만만치 않다. ‘민주주의’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단어다. 민주주의를 위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한여름 날의 태양처럼 작열하며 꽃을 피웠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민주주의는 추상적인 개념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민주주의다. 달리 말해서 철학자들이 학문적 성취를 위해 추구하는 고매한 정치이념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삶을 ‘어떻게 하면 가장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 또 가장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지’하는 고민의 진행 과정인 것이다.

민주주의는 목적이 정해져 있지도 않고 결과도 예정되어 있지 않은 단지 ‘현재의 삶 속에서 내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일 따름이다. ‘민주주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지금도 형성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라는 익명의 누군가가 말했던 이 글이 어쩌면 민주주의를 가장 잘 설명한 문장이 아닐까 싶다.

민주주의의 미래는 이제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

민주주의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찾기 원한다면, 민주주의를 교육받은 민주적 소양을 갖춘 ‘민주주의자’들을 얼마나 훌륭히 키워내는가에 그 해법이 있다고 본다. 어느 한쪽의 시각이 아닌, 자유주의와 공화주의의 이념 위에서 진보와 보수의 양 날개를 굳건히 펼 ‘민주주의자’들을 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이 그러한 일에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으면 한다. 이 땅의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과정 속의 민주주의’를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7년 가을. 여의도에서. 김범준

<목차>

서문 4
1장 민주주의를 설명하다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14
알듯 말듯 한 단어 14
우리는 왜 당연하게 받아들일까? 18
최고가 아닌 최선의 사상 21
아테네 민주주의와 잊혀진 2천 년 26
당신에게 민주주의란? 30
민주주의를 설명하다 31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오해 33
진짜 민주주의, 가짜 민주주의 41
‘도편추방제’부터 ‘마그나 카르타’까지 44
환영받지 못한 제도, 민주주의 52

2장 볼테르의 자유인가, 루소의 평등인가
민주주의를 바라보는 시각들 62
자유가 최상의 가치 65
공공선에 대한 헌신 78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인가? 94
정치적 자유주의, 자유민주주의 104
민주주의의 이념과 제도 107
민주주의, 핵심 사상과 가치 107
천부인권과 인간의 존엄성 108
볼테르의 자유인가? 루소의 평등인가? 111
주권은 국민에게, 권력은 법 안에서 123
쪼개고 나누고 대리하다 127

3장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
민주주의로 가는 길 136
정치적 선택, 민주주의의 수수께끼 136
갈등과 타협에 기초한 정치체제 139
왜 언론이 필요한가? 144
1인 1표를 위한 투쟁의 역사 148
민주주의, 전 세계로 확산되다 153
대한민국 헌법 제8조 4항 158
경제민주화란 대체 무엇인가? 162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 169
정말 민주주의가 가장 우월한 정치체제인가? 179
민주주의는 얼마나 튼튼한 제도인가? 186
민주주의의 위기 199
다수결을 의심한다 209
민주주의인가? 엘리트주의인가? 224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 231
정당의 재발견 232
직접민주주의가 해답일까? 248
숙의민주주의 260
삶을 위한 민주주의 265
닫기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