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제 기획1]발령‥3~4년 근무‥전출‥교육질 저하 '악순환'

▲  신규 발령 교사, 타 지역에 비해 집세·생활비 많이 들어…상대적으로 저축 금액 적어

시내 모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J 모(28) 교사는 올해 3월 1일 신규발령을 받아 거제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처음 시작한 '새내기' 교사이다.

J 교사는 일반대학에 진학해 2년까지 다니다가 수능을 다시 봐 교대에 들어갔기 때문에 나이가 다소 많은 편이다.

J 교사는 자기계발을 위해 진주교대 교육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대학원 진학의 자기계발의 혜택은 학생들이 보게 될 것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이뤄지는 대학원 수업을 받기 위해 '놀토'가 아닌 토요일에는 점심도 거르고 진주까지 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J 교사는 부산 출신으로 부산 인근 도시인 양산 김해에 발령을 신청했지만, 거제로 발령이 났다며 "거가대교가 좀 있으면 생기는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거제로 발령받은 신규교사 중 부산 출신 비율이 높다"고 했다.

J 교사는 한 달 180~189만원 월급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원룸 월세 35만원과 가스 수도비 5만원 등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거주비 40만원이라고 했다. 또한 물가도 다른 도시에 비해 비싸 생활비도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간다고 했다. 아끼고 아껴 한달에 몇 십만원씩 저축하면 그돈은 고스란히 다음 학기 대학원 등록비로 다 들어간다고 밝혔다.


창원 진주 마산 등 인근도시에 근무하는 교사는 집값을 비롯해 물가도 싸고, 대학원 등 교육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거제보다 교사 근무환경이 좋은 편이다.

거제시는 교육청에서 오지 낙도 등 근무환경에 따라 분류한 급지 중 '라'급지로 '가'급지에 근무한 교사보다 배점을 높게 받는다.

'가' 급지인 창원시는 6점이고, 거제시는 9점을 배점받는다. 거제서 3~4년 근무하면 30점 전후를 받게 되지만, 창원시에서 20점 전후를 받게 돼 거제서 근무한 교사가 이동을 신청을 할 경우 한결 수월하다.

J 교사는 상대적으로 현실 적응력이 빠른 편으로 거제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은 아직 해보지 않았지만, 3~4년 뒤 '이동점수'가 갖춰지면 어떻게 될 지 장담하기 힘들다고 했다.

▲ 경남 10개 시 중 신규채용 비율, 거제시 월등히 높아

▲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초등학교 교사 신규채용 비율

지난해 4월 2일부터 올해 4월 1일까지 경남도 교육청이 발령낸 초등학교 신규 교사는 모두 489명으로 이중 거제에 신규 발령 받은 교사는 76명이다. 거제 초등학교 전체 교사 941명의 8.1%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경남 10개 시(市)급 도시의 신규 교사 발령 비율은 초등학교 전체 교사 대비 평균 3.3%이지만, 거제시는 평균 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다. 창원시 2.7%, 마산시 2.9%, 진주시 2.9%, 진해시 1.9%, 통영시 3.5%, 사천시 4.9%, 김해시 2.5%, 밀양시 2.2%, 양산시 2.8%와 비교하면 최저 1.6배, 최대 6배가 많은 수치이다.

거제시는 초등학교 전체 교원 941명 중 5년 미만 경력교사가 32.8%인 309명으로 경남 10개 시(市) 평균인 18.0% 보다 14.8%가 높다.

▲ 경남 10개 시(市) 초등학교 교사 중 경력 5년 미만 비율(평균 18.0%, 거제시 32.8%)
이렇다 보니 34세 미만 초등학교 교사가 전체의 54.9%(도내 10개 시급 평균 40.5%)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45세 이상은 17.9%에 불과해 도내 10개 시(市)급 평균 31.9%보다 훨씬 낮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 경남 10개 시(市) 초등학교 교사의 평균 연령 비율과 거제시 초등학교 교사의 평균 연령 비율
거제시 관내에 근무하는 초중등 교직원수는 1,590명으로 가족 거주자가 65.5% 1,042명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 379명의 교사가 전·월세 1인 거주자로 전체의 24%를 차지한다. 인근 통영 고성 등 관외 출퇴근자도 87명(5.4%)에 이르는 반면 사택거주자는 72명으로 4.5%에 불과한 실정이다.

▲ 거제관내 초중등 교사의 주거형태 비율
올해 6월 12일 열린 '거제시 교육발전과 인재양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박춘광 거제타임즈 대표는 '교육이 곧 지자체의 경쟁력이다'고 발표하면서 "경험이 많은 우수 교직원의 확보는 바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생들의 실력향상에 필수적인 요소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덧붙여 "경남의 경우 거제시로 발령을 희망하는 교사들은 항상 후순위로 밀려있거나 신규채용자만 온다. 마산 창원 진해 진주 김해 양산지역의 경우는 거의 자택 출퇴근이 가능하나 거제시로 올 경우 반드시 주거문제라는 난관에 봉착한다"고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거제시교육청이 교직원 사택매입 계획을 세워 도교육청에 예산반영을 요청해 도교육위원회는 시책이 반영됐으나 도의회 예산심의에서 전액 삭감된 사례가 있다.

▲ 경남 10개 시(市) 초등학교 교사의 평균 경력연수와 거제시 초등학교 교사의 평균 경력연수
▲ 전남 고흥교육청, 교육청 직접 관리하는 '교직원연립사택' 지어 교사 지역정착률 높여

한편 전라남도 고흥교육청은 교사들의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각 학교에서 운영하는 사택과는 별개로 40여개의 '교직원연립사택'을 건립해 고흥교육청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

고흥교육청 관계자는 "도 교육청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사택을 건립했다"며 "교직원연립사택에 거주하는 교사들에게 특별히 전세나 월세를 받지 않고 전기세 가스비 등만 입주 교사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고흥교육청 관계자는 덧붙여 "입주를 희망하는 교사들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며, "입주자는 여러 평가 기준을 점수화해 높은 순서대로 뽑는다"고 밝혔다.

이종향 거제교육청 초등교육담당 장학사는 "거제교육청의 제일 시급한 현안은 교사들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사택 건립이다"고 밝혔다.

이종향 장학사는 "사택 건립 등을 통한 거주환경이 개선되면 교사의 역외 전출 비율이 줄어들어 다음해 신규 교사 발령 비율도 자연적으로 감소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경륜과 경험이 풍부한 우수한 교직원의 거제 지역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거제교육청·거제시·정치인·시민단체·학부모가 머리를 맞댈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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