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올 수주량 상향 조정…삼성중, 78억 달러…대우, 미발표
LNG운반선·초대형유조선, 중국보다 월등한 경쟁력 갖춰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왼쪽),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VLCC

연초부터 조선업체들의 수주가 잇따르면서 한국 조선업이 오랜 불황의 그늘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조선업계는 2011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수주량 세계 1위를 탈환했다. 향후 글로벌 발주량도 늘어날 전망이고, 한국이 강점을 지닌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발주도 환경 규제 강화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난관도 적지 않다. 최악의 불황을 겪던 작년에도 대형 조선사가 파업을 겪는 등 갈등적 노사관계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저임금 해외 인력을 쓰면서 조선업 임금 수준을 한국의 6분의 1로 낮춘 싱가포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실제 작년에 국내 조선 업계는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싱가포르의 셈코프마린에 3전 3패 했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3일 "기술력이 필요한 LNG 운반선과 초대형유조선(VLCC) 분야에서 한국 조선업체들의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면서도 "우리 업체들이 높아진 임금 수준에 걸맞은 수준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 조선업, 7년 만에 중국 제치고 세계 1위 탈환

연초부터 국내 조선업체들은 잇따라 수주 소식을 알리고 있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4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VLCC 4척을, 18일에는 오만 국영 해운회사인 OSC로부터 VLCC 2척을 추가 수주했다. 총 5억5000만 달러 규모로, 지난해 이 회사 VLCC 수주량(16척)의 40%에 육박한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16일 유럽 지역 선사로부터 1550억원 규모, 15만8000t급 원유 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274m·폭 48m로, 영암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돼 2020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계획이다.

조선업 세계 1위 탈환의 효자 역할을 한 LNG 운반선은 올해 발주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전 세계 LNG 운반선 76척 가운데 66척을 수주하며 거의 싹쓸이를 했다. 올해 LNG선 발주 예상치는 지난해(65척)보다 4대 늘어난 69척에 이를 전망이다. LNG선 발주는 2027년까지 매년 평균 63척에 이를 것으로 클락슨은 예측했다.

세계 조선업황이 회복세에 들면서 국내 조선 3사는 일제히 올해 수주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178억달러로 잡았다. 조선에서만 지난해(132억달러) 대비 21% 높은 159억달러로 계획했고, 해양플랜트 부문은 추가 19억달러로 잡았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보다 24% 증가한 78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약 20억달러는 해양 부문이며 나머지는 조선 부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공식 수주 목표를 밝히지 않았으나,작년보다 높게 책정할 전망이다.

◇ 노사관계 개선, 통상압박 경계해야

조선업황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많다. 노사관계 대립이 대표적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파업을 겪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작년 말 노사가 임단협 잠정 합의를 이뤘지만 '4사 1노조' 체제로 인해, 아직도 2018년 임단협을 최종 타결짓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에서 3개 사업장이 분할된 이후 4사 1노조 체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4개 사업장에서 모두 합의안이 나와야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마지막까지 난항을 겪었던 현대일렉트릭 노사가 23일 잠정 합의를 이루면서 오는 25일 조합원 찬반투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발주량도 아직 전성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전 세계 발주량은 2859만CGT(표준환산톤수)로 호황기였던 2013년의 절반 이하에 그쳤다. 해양플랜트 발주도 거의 끊긴 상황이다. 해상에서 원유·천연가스 생산 기지 역할을 하는 해양플랜트는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은 돼야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제유가는 50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해양플랜트와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설계 능력 등 기술력을 높여야 또 다른 위기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조선일보, 24일자 인용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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