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논평]'권민호+윤영'에 대적할 세를 만들기가 여의치 않은 듯
유승화 거제시장 예비후보의 향후 정치 행보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승화 예비후보는 지난달 24일 무소속 출마에 무게를 두고 한나라당 여론조사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유승화 예비후보는 경선 불참을 선언한 후 한나라당 여론조사 경선 대상자인 김한겸 시장, 권민호 전 도의원 중 누구에게도 지지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유승화 예비후보는 김한겸 시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여론조사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한겸 시장이 공천자로 결정되면 '새 인물론과 큰 인물론'으로 김한겸 시장과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여론조사 경선에서 진 권민호 전 도의원의 도움, 김한겸 시장과 윤영 국회의원과 불편한 관계로 인해 본선에서 한나라당의 응집력 분산 등이 작용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한나라당 여론조사 경선에서 김한겸 시장 승리를 위해 '전략적 지지 선언' 카드를 쉽게 꺼낼 수 없는 것이 유승화 예비후보의 '딜레마'였다. 만약 김한겸 시장이 승리한 후 권민호 전 도의원에게 도움 요청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여론조사 경선에서 권민호 전 도의원이 결정되면서 상황판단이 더 어려워졌다.
유승화 예비후보는 1일 통화에서 "무소속 출마 선언을 언제쯤 할 것이냐"는 물음에 "중앙당 최고위원회 변수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피력했다.
권민호 공천자가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드러나 최고위원회에서 경남도당의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도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판단이 깔려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한나라당 경남도당 공심위에서 거제시장 후보를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거제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민의가 반영된'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거제시장 후보를 결정했다. 중앙당 최고위원회가 거제시민의 여론이 반영된 후보를 일방적으로 교체한다는 것은 더 큰 위험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에 현실성이 희박하다.
한나라당 경남도당은 일부 지역에 공천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2일 공천자 대회를 끝냈다. 중앙당 최고위원회의 변수는 이제 사라졌다.
유승화 예비후보가 무소속으로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권민호 전 도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로 결정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한겸 시장을 이긴 권민호 후보의 조직력과 지지도에 윤영 국회의원의 조직까지 합쳐진 상황에서 두 조직에 맞설 더 강력한 조직과 여론을 형성할 가능성이 쉽게 보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승화 예비후보의 자체 조직력과 지지도는 권민호 후보에 뒤진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 드러났다. 유승화 예비후보가 김한겸 시장의 조직, 김기춘 전 의원의 조직, 김한표 전 거제경찰서장 조직,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도움 등을 하나로 응집시켰을 경우는 '권민호+윤영'을 대적할 만한 힘이 어느 정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구상은 하나의 생각일 뿐 현실화시키기에는 간단치 않다. 유승화 예비후보는 현재 당적이 한나라당 당원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탈당을 해야 한다. 탈당을 한 후 여러 세력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지만 제 세력을 모을 수 있는 '명분과 응집력'이 다소 떨어진다.
김한겸 시장은 이제 다음 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시장 퇴임 후'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적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김 시장은 시민의 뜻이 반영된 시정평가나 다름없는 여론조사 경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무소속 후보를 지원할 명분이 약하다. '회심의 반격카드'가 없는 한 김한겸 시장은 시정에 복귀해 임기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한표 전 서장은 이번 시장 선거전에 일찌감치 발을 뺐다. 김현철 부소장은 윤영 의원과 한판 힘겨루기에서 판정패했다. 윤영 의원에게 판정승, 김현철 부소장에 판정패를 안겨준 것은 거제시민의 여론이었다. 김현철 부소장은 시민 여론에 아량곳없이 '유승화 카드'를 꺼내 '윤영 의원 흔들기'를 계속 시도할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지만, 이렇게 될 경우는 김 부소장도 정치적 부담을 크게 안게 될 것이다.
김현철 부소장은 한나라당 소속이고, 유승화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결행할 경우 서로 당적이 다르다. 김현철 부소장이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 거제시장 후보 공천이 잘못돼 무소속 후보를 내세워 당선시킨 후 다시 한나라당에 입당시킬 것이다'는 대 시민설득 논리가 있어야한다. 이번 여론조사 경선을 뒤엎을 시민설득 논리를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아 김 부소장은 당분간 관망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승화 예비후보는 이런저런 이유로 거제에서의 정치적 미래를 어떻게 선택해야 할 지 짙은 안개속이다.
김철문 기자
kcm@gj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