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거결과 분석…'돈공천의혹', '영장유출사건' 검찰 조사 중

권민호 한나라당 후보가 민선 제5대 거제시장 당선으로 시장선거전이 막을 내렸다. 하지만 시장선거는 과열 혼탁 양상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상대 후보를 헐뜯고 비난하는 네가티브 선거전만 난무하고 정책 공약 대결과 같은 '축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초반 '돈 공천 의혹' 공방이 '보궐선거설'로 불이 옮겨가는 듯하다가, '계좌조회 영장 사본 유출' 사건으로 선거전이 마무리됐다.

▲ 지방선거 개표장

▲ 한나라당 시장 당선자 득표율 35.7%로 퇴조 뚜렷…진보진영 30% 대 진입

시장선거에서 몇 가지 특이점을 찾을 수 있다. '한나라당 공천이 곧 당선이다'는 등식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권민호 당선자는 투표자의 35.7%인 32,955표를 획득했다. 이는 2006년 지방선거 때 김한겸 시장의 33,858표 획득, 45.6%의 득표율에 많이 미치지 못했다.

2006년 보다 유효투표인수가 17,936표나 늘어난 가운데도 전체 득표수가 4년 전보다 903표가 적게 나왔고, 득표율도 9.9% 낮게 나왔다. 이같은 현상은 2008년 국회의원 선거 때 한나라당 후보가 득표한 38.63%를 감안하면 지역에서 한나라당의 퇴조 현상이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진영에도 눈여겨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선거 기간 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었던 이세종 민주노동당 후보가 선거 결과에서는 김한주 후보에게 939표 뒤졌다. 김한주 후보는 16,490표에 17.9%의 득표율을 올렸다. 이세종 후보는 15,551표에 16.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진보진영 두 후보자의 득표수와 득표율을 합치면 32,041표로 득표율 34.7%를 기록한다. 이는 한나라당 당선자보다 914표 뒤쳐진 수치로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졌을 경우, '단일화 효과'를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던 싸움임이 증명됐다.

진보진영 두 후보의 득표율 34.7%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지금까지 진보진영의 득표율은 2008년 국회의원 선거 때 22.86% 등 25%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34.7%로 30% 중반에 진입했다. 이같은 현상이 일시적 현상인지 진보진영 외연확대 현상인지는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판가름날 것이다.

진보진영은 시민에게 약속해놓고 약속을 저버린 '단일화 실패' 비난 목소리는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진보진영 두 후보가 15% 이상 득표해 선거비용을 100% 보전 받을 수 있게 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살림에 한결 숨통이 틔였다.

무소속 후보로 두 명이 나섰다. 유승화 무소속 후보는 17,695표를 획득, 19.2%의 득표율을 올려 2위를 했다. 이태재 후보는 1만표에 미달하는 9,567표를 획득, 10.4%의 득표율에 그쳤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정당소속이 아닌 무소속 후보로 나선 '한계 때문이다', '한나라당 텃밭에서 대단한 성과다'고 위안으로 삼을 지, 아니면 후보자 자질, 선거전략과 선거운동 방법 등의 내부적 한계 때문일지는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유승화 후보는 한나라당 내에서 공천 경쟁을 벌일 때는 일정한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탈당 무소속 출마 강행, '거제를 확 바꾸겠습니다'에서 '거제갈매기'로 선거컨셉 변화, 막판 '영장 유출 사건' 관련 의혹 등으로 선거초반 시민들이 가졌던 '고위 공무원 출신의 신선한 이미지'가 많이 흐려졌다.

비록 2위를 했지만, 한나라당 후보를 위협하는 2위가 아닌 진보진영 후보에게 그나마 2위를 내주지 않은 2위였다. 이번 선거를 통해 많은 '시행착오'와 소중한 경험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이태재 무소속 후보는 시의원 현역으로 시장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시장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4대 시의원으로 김창성, 이상문, 이태재 시의원 세 명이 시장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2명은 중도에 탈락한 반면 이태재 후보는 끝까지 완주한 것에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다.

▲ 거제시장 선거 최종 주자.

▲ '돈공천 의혹', '영장 유출사건' 검찰 수사 종결되지 않아

'돈공천 의혹'에 대한 검찰의 조사와 '영장 사본 유출' 사건 검찰 수사가 아직 진행 중으로 종결되지 않았다.

'영장 유출 사건'으로 이번에 구속된 옥포 모 새마을 금고 임원 이 모씨는 여자이다. 유출된 영장 사본을 근거로 기사를 작성한 의혹이 받고 있는 한겨레신문 기사가 지난달 25일 나온 후 지역의 주간지와 인터넷언론도 한겨레신문 기사를 근거로 일제히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일부 지역언론에서는 전적으로 한겨레신문 기사에 의존하지 않고 유출된 영장 사본을 근거로 기사를 작성했다는 징후가 기사 곳곳에 나타났다.

이번 사건의 한가운데는 모 여성회가 자주 시민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모임은 거제지역 정치인의 부인, 지역의 여성활동가들이 망라된 제법(?) 영향력을 가진 모임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모임에 직책을 가지고 있는 J 모씨가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장 유출' 사건이 단순 우발적 사건인 지, 아니면 선거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치밀한 사전 계획 하에 이루어진 조직적으로 음모된 사건인지에 따라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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