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일곱번 병원 옮겨…부모들, 관내 소아의료 수준에 '회의적'

태어난 지 21개월 된 소아가 사망에 이르는 의료사고가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으며, 소아의료에 대한 경각심을 안겨주고 있다.

유 모(3·여·고현동) 소아가 15일 새벽, 건강에 이상을 느끼고 유 모 소아의 엄마 김 모(31)씨가 어린이를 안고 첫 병원을 찾은 이후 17일 새벽 6시 30분에 끝내 숨을 거두기까지 이틀동안 다급하게 일곱번 병원을 옮긴 것으로 드러나 소아 의료 헛점과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 태어난 지 21개월 밖에 되지 못한 어린이가 의료사고로 생명을 잃어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하고 있다.
유 모 소아의 엄마 김 모씨는 어린이를 안고 15일 새벽 고현동 B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병실이 없어 고현동 K아동병원을 찾아 '뇌수막염' 의사 소견서를 받았다. 김 모씨는 어린이를 안고 다시 B병원에 갔으나 척추에 피를 뽑자고 해서, 피를 뽑을 수 없다고 하자 병원에 입원시켜 줄 수 없다며 치료를 거부했다.

김 모씨는 어쩔 수 없이 어린이를 안고 고현동 소재 C 병원에 어린이를 입원시키고 치료를 받았다. 병원에 입원한 후 약물 투여가 이루어진 후 어린이가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어린이 엄마 김 모씨는 "약물을 투여한 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비명소리와 고함소리를 질렀다"며 "16일 하루 종일 구토증세, 열 증세에 이어 땀을 비오듯 흘렸고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했다"고 했다.

17일 새벽 0시30분에 어린이의 눈동자가 돌아가는 등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어린이 엄마 김 모씨는 "5분 동안 간호원을 불렀지만 나타나지 않았다"며 "뒤늦게 나타난 간호원도 몹시 당황해 병원을 더 이상 믿을 수 없어 119를 직접 부르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 건강할 때 어린이의 모습과 그 뒤 영정 사진이 귀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어린이 엄마 김 모 씨는 "이 과정에서 당직 간호원이 의사의 지시도 없이 '119를 타려갈 때 불편하다'는 이유로 임의로 혈관 주사를 제거했다"고 했다.

119를 불러 17일 새벽 0시50분경 B병원 응급실로 다시 옮겼으나 혈관을 찾는데 40분이나 소요해 어린이는 계속 의식불명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

어린이가 계속 혼수상태에 빠져있자 다급한 부모는 응급호송차량을 불려 진주 경상대병원으로 호송을 요청했다. 진주 경상대병원으로 가는 도중 통영 적십자병원에 들려 어린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호흡기를 달고 진주 경상대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3시경이었다. 어린이는 의식을 잃고 숨소리가 약해지는 등 더 이상 호전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침 6시 30분에 어린이는 태어난지 21개월 만에 숨소리가 멈췄다.

어린이가 이틀 동안 입원한 C병원에는 18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으나 의사는 근무하지 않았고 병원에 근무한 지 1개월된 간호사 1명밖에 없었다는 것이 어린이 부모측의 주장이다.

어린이 엄마 김 모씨는 "응급상황에서 기본적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며 "혈관주사를 C병원에서 임의로 제거하지 않았어도 이만큼 사태가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울분을 삮이지 못했다.

현재 이 의료사고는 거제경찰서에 신고가 돼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어린이의 부모는 장례를 뒤로하고 어린이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해놓았다.

C병원 원무팀 관계자는 "이번 의료사고에 대한 입장은 원장이 밝힐 것이다"며 "경찰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조사결과에 따라 조처를 취할 것이다"는 짤막한 답변이 전부였다. C병원 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 연락처를 남겨놓았으나 끝내 입장을 듣지 못했다.

C병원 최 모 원장을 만나기 위해 어린이 부모가 17일 낮 12시30분에 병원을 찾았으나 최 모 원장은 저녁 8시 30분에야 얼굴을 나타내는 등 무성의로 일관해 부모들을 분노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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