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제224회 임시회 개회사 통해…"집행부의 의회 무시는 시의원들이 자초한 '자업자득'"

내년 거제시장 선거를 겨냥해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 공천 경쟁을 공식화하고 있는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이 '집행부 질타와 의원 분발'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옥영문 의장은 8일 개회된 제224회 임시회 본회의 개회식 때 ‘개회사’를 통해 이같은 목소리를 전했다. 통상적인 정례회·임시회 개회사는 간략하고 짤막했다. 그런데 이번 개회사는 내용도 많고, 담긴 의미도 폭넓다.

먼저 거제시와 직·간접 관련을 가지고 최근 펼져지고 있는 대형 국책 사업에 거제시의 능동적·적극적 행정을 주문했다.

옥 의장은 “가덕신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 KTX 남부내륙철도와 가덕 신공항의 연결, 동남권과 남해안권의 신교통망 구축,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등이 계획·구상되고 있다”며 “시 집행부에서는 거제시의 미래 발전에 대한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찾아야 할 때다”고 했다.

그는 이어서 “가만히 앉아서 국가의 사업추진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신공항과 연계한 도시·교통·관광에서부터 새로운 먹거리 산업과 민자 유치, 기존 도시공간의 재편 등 세계적인 관문 공항의 배후 도시로서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깊은 고민과 검토가 발빠르게 진행돼야 한다”며 “사후적·수동적 대처가 아닌 거제시가 선제적이고 주도적으로 이슈를 만들고 정부에 건의할 것은 강하게 주장도 하면서 일련의 사업추진 과정에서 시가 주도권을 가진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옥 의장은 최근 시 집행부가 2억7,6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집행부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했다.

“시민과 의회, 그리고 관련 전문가로부터 다양한 의견도 청취하고, 실현 가능한 거제 미래 100년을 내다 볼 수 있는 선제적이고 내실있는 발전전략을 세워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또 ‘베는 석 자라도 틀은 틀대로 차려야 한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시 집행부 행정이 ‘기본과 원칙’을 지킬 것을 지적했다.

특히 절차상 시의회 심의와 의결이 필요한 사업임에도, 시의회 심의·의결을 받기 전에도 집행부가 사업을 진행·홍보해 시의회 기능을 무시한 사례도 에둘려 비판했다.

이는 최근 의회 심의·의결도 받지 않고 집행부 먼저 발표한 재난지원금, 난내수목원 유치 실패 후 한·아세안국가정원 조성 발표, 교육경비 보조금 집행에 대한 혼선 등을 염두해 둔 발언으로 읽힌다.

옥 의장은 “각종 시책과 사업들이 계획단계에서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추진이 급하다 하여, 자칫 정해진 절차나 원칙을 건너뛰거나 소홀히 한다면, 애써 사업 목적을 달성하더라도, 행정의 ‘신뢰성’과 ‘공정성’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서 “특히 절차상 의회의 심의와 의결이 필요한 사업인 경우, 그 전에, 사업의 일부가 진행되거나 홍보됨으로써 주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의 표결권이 침해될 수 있고, 나아가 시민들에게 오해와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 시책을 추진해라”고 집행부를 비판했다.

옥 의장은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하는 것은 시의원 스스로가 초래한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며 시의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옥 의장은 “의장을 포함해, 동료 의원 여러분도 의원 스스로가 집행부의 의회 경시 풍조를 자초하지는 않았는지도 한 번쯤은 돌이켜 봐야 한다”며 “앞으로 시의회는 (집행부 행정이) 원칙과 절차가 잘 지켜지는지 엄정하게 살펴보고 시정(是正)을 요구함으로써, 의회의 역할이 바로 서고, 시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아래는 개회사 전문>

존경하는 거제시민 여러분! 그리고 동료 의원님과, 변광용 시장님을 비롯한 공무원 여러분!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어느덧 입춘과 경칩이 지나고, 어머니의 품처럼 따사로운 봄빛이 묻어나는 3월입니다.

봄이 오면 무겁고 두꺼운 옷을 벗어 버리듯 시민 모두의 마음이 한결 가볍고 화창해지기를 바랍니다.

지난 2월 26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과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은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과 지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동남권을 아우르는 물류·여객 중심의 관문공항을 건설하는 것으로, 동남권 주요 도시의 미래 발전과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거제시의회에서도 지난 2월 임시회 때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 제정 촉구 건의문’을 모든 의원님들의 뜻을 모아 국회와 정치권에 전달한 바 있고, 거제를 비롯한 부산․김해․울산 지역 기초의회 공동주최로 ‘동남권 관문공항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이번 특별법 통과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는 모든 시민 여러분과 시장님을 비롯한 거제시 공무원, 그리고 동료 의원님들의 바람과 노력의 결실입니다.

또한 KTX 남부내륙철도와 가덕 신공항의 연결, 동남권과 남해안권의 신교통망 구축과 더불어 부산·울산·경남을 수도권과 유사한 광역 경제권으로 묶어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표준이 될 ‘동남권 메가시티’ 계획도 구상되고 있습니다.

지난 달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고 “신공항을 2030년 이전 조기에 완공시키려면, 국토부의 책임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고, 이에 국토부 장관께서도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제 우리 집행부에서는 거제시의 미래 발전에 대한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국가의 사업추진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신공항과 연계한 도시·교통·관광에서부터 새로운 먹거리 산업과 민자 유치, 기존 도시공간의 재편 등 세계적인 관문 공항의 배후 도시로서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깊은 고민과 검토가 발 빠르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사후적·수동적 대처가 아닌 거제시가 선제적이고 주도적으로 이슈를 만들고 정부에 건의할 것은 강하게 주장도 하면서 일련의 사업추진 과정에서 우리 시가 주도권을 가진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시민과 의회, 그리고 관련 전문가로부터 다양한 의견도 청취하고, 필요하면 전문 용역을 실시하는 등, 실현 가능한 거제 미래 100년을 내다 볼 수 있는 선제적이고 내실있는 발전전략을 세워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시정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시장님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코로나로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힘이 되고자 ‘거제형 재난 지원금’을 지급한데 이어, 자가격리자 관리와 야간 방역수칙 관리 등 본연의 업무 외에도 코로나 방역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향후 시정을 추진함에 있어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베는 석 자라도 틀은 틀대로 해야 된다.」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사소하거나 급하다고 해서 기본 원칙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각종 시책과 사업들이 계획단계에서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추진이 급하다 하여, 자칫 정해진 절차나 원칙을 건너뛰거나 소홀히 한다면, 애써 사업 목적을 달성하더라도, 행정의 ‘신뢰성’과 ‘공정성’이 저해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절차상 의회의 심의와 의결이 필요한 사업인 경우, 그 전에, 사업의 일부가 진행되거나 홍보됨으로써 주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의 표결권이 침해될 수 있고, 나아가 시민들에게 오해와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시고, 시책을 추진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저를 포함하여 동료 의원 여러분께서도 혹여, 우리 의원 스스로가 이러한 문제를 자초하지는 않았는지도 한 번쯤은 돌이켜 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시의회에는 이러한 원칙과 절차가 잘 지켜지는지 엄정하게 살펴보고 시정을 요구함으로써, 의회의 역할이 바로 서고, 시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벌써 한 분기가 마무리되는 3월입니다. 지난 연말·연초 계획했던 일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첫 단추가 잘 끼워질 수 있도록 꼼꼼히 챙겨봐 주십시오.

신속한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 조기집행도 중요하지만, 혹시 준비가 소홀한 부분은 없는지, 시정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없는지, 한 번 더 살펴봐 주시고, 시민의 안전과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해 조금만 더 힘을 내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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