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적은 예산, 시장 임기 말, 얇은 분량, 거제 모든 정당 참여 배제 등 문제
종합발전계획을 선거공약으로 사용한다면, 애꿎은 공무원이 다칠 위험도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 1일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를 뒤집으면 임기가 1년 남았다는 이야기다.

임기를 마무리해야할 시점에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시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또 몇 가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거제시는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수립’ 용역을 하고 있다. 예산은 2억7,600만원이다. 용역은 (주)글로벌앤로컬브레인파크가 맡고 있다. 용역 기간은 올해 10월까지다.

종합발전계획은 용역사, 주민참여연구단 시민 66명, 외부 전문가 28명( 용역사 추전 16명, 거제시 추천 12명), 거제시 공무원 20명이 참여해 만들고 있다.

지난 6월 29일에 일운면 ‘소노캄’에서 주민참여연구단 2차 회의를 가졌다.

전문가 자문단 및 용역사 연구진 20여명은 두 차례 현장 조사를 했다. 1차는 계룡산 모노레일, 장목 관광단지 조성 예정지, 사등면 사곡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 예정지를 둘러봤다. 두 번째는 지난달 30일, 거제케이블카, 어촌뉴딜사업, 한·아세안국가정원 조성 대상지를 둘러봤다.

거제시는 “오는 10월까지 새로운 미래 10년을 위한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완료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용역기간이 오는 10월 끝낼 계획이면, 큰 틀에서는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의 밑그림이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정수 거제시 기획예산담당관은 “주민참여연구단 회의 등에서 지적받은 내용을 중심으로 보완을 하고 있다”고 했다.

▲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내용 중 일부

지난달, 주민참여연구단에 참여하고 있는 윤석봉 이학박사(전 동의대 교수)는 기고를 통해 ‘종합발전계획’ 수립과 관련해 느낀 소회를 밝혔다.

윤 박사는 “어느 정당이 집권해도 변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거제지역) 모든 정당이 참여하고, 시민들이 공감하는 공동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지지자나 변광용 시장 지지자 중심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정치 편향적으로 ‘종합발전계획’이 수립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윤 박사는 또 “시기적인 부적적성을 극복해야 한다”며 “거제시장 임기 말에 만드는 종합발전계획을 집행할 새로운 거제의 정치인들이 내년에 선출되는데, 이들이 얼마나 공감할 것인가를 거제시 행정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 시장 임기 말에 만드는 ‘종합발전계획’이 내년에 어떤 시장이 선출되느냐에 따라 사문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은 담대한 비전이 담겨야 한다. 그런데 예산과 종합발전계획 수립 기간과 목표 연도도 너무 짧다. 내용도 다른 지자체 종합발전계획에 비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예산도 너무 적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수립하고 있는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예산은 2억7,600만원이다.

올해 4월 용역을 끝낸 2030 거제시 도시기본계획은 용역 예산이 6억8,400만원이었다. 용역을 하고 있는 거제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는 12억6,700만원이다. 2010년 차세대 산업단지 입지를 선정하기 위한 용역 예산은 4억원이었다. 차세대 산업단지 입지는 사등면 사곡만으로 결정했다. 차세대산업단지가 나중에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로 이름이 바뀌었다.

지역의 A(60)도시계획전문가는 “ 거제시 도시 규모나 인구 규모를 고려할 때 제대로 된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최소 10억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 했다.

전남 여수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2040 여수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코너가 있다. 여기에는 ‘2040 여수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최종보고서’고 있다. 종합계획은 2019년 6월에 완성했다. (사)한국공공자치연구원에서 용역을 했다. 최종 보고서 전체 분량은 1,047페이지 분량이다.

또 코너에는 ‘2040 여수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요약보고서’가 있다. 요약보고서 분량도 279페이지 분량이다. ‘2040 여수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세부실행계획서’가 있다. 세부실행계획서 전체 분량은 632페이지다.

여수시 기획예산과 담당 공무원은 6일 거제인터넷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2019년 6월에 완성한 종합발전계획은 4억원의 예산을 들여서 했다. 세부 실행계획서는 종합발전계획서를 토대로 여수시 공무원들이 각 부서별로 실행계획서를 작성해, 실행계획서 대로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 여수시 중장기 발전계획 연구 프로세스
▲ 여수시 중장기 발전계획 비전 체계

지난달 29일 주민참여연구단 2차 회의에 보고된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자료집은 179페이지 분량이다. 여수시 장기발전계획 전체 책자 분량이 1,047페이지, 요약본이 279페이지인 것에 비하면, 거제시 장기발전계획은 분량이 작다.

분량이 작다는 것은 ‘압축적’으로 알찬 내용으로 담을 수 있는 여지도 있지만, 종합발전계획에 들어가야 할 많은 내용이 생략되었거나 부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남 여수시는 2019년에 완성했지만, 목표 연도가 2040년이다. 이에 반해 거제시는 목표연도를 2030년으로 잡아 원대(遠大)한 계획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네이버에 ‘2040 장기발전계획’을 검색하면, 경기도 성남시·화성시, 부산시 기장군, 평택시 등 전국의 기초지자체가 ‘2040 장기발전계획’을 세웠거나 세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이 ‘행정적 실천’이 담보된 세부실행계획서다. 2030년까지 단·중·장기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분야별 핵심 전략 과제를 선정, 분야별 세부 실행 과제를 선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모든 사업은 예산이 수반된다. 핵심적인 내용이 총사업비도 추계다. 각 사업마다 국비·도비·시비·민자·기타 사업비를 세분해야 한다.

단기·중기·장기 지방재정계획에 맞게, 또 도시기본계획·도시관리계획과 합치되는 중장기 발전계획 ‘세부실행계획서’를 수립한다는 것은 결코 간단치 않은 문제다. 자칫 세부실행계획이 뒷받침되지 않는 ‘캐비넷’ 속 ‘2030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이 될 가능성도 있다.

▲ 여수시 세부실행계획서 중 일부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공직선거법 제86조 ‘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 조항이다.

공직선거법 제86조 1항 2호에 공무원은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는 대법원 판례에서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행위 또는 그 계획을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에 관하여 지시·지도하는 행위”를 포함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들이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인터뷰 자료와 토론회 자료의 작성에 관여한 행위 또 선거용 프로필을 작성한 행위” 등으로 해석이 매우 포괄적이다.

이번에 수립한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에 포함돼 있는 내용 중에 일부를, 변광용 거제시장이 내년 거제시장 선거에 선거공보 등에 ‘선거공약이나 자료’로 사용했을 경우다.

이에 대해 거제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외주를 줘서 안을 도출해냈는데, 시장 본인의 임기 중에 추진하던 사업으로 본인이 당선이 된다고 하면 승계 해 나가겠다고 하면 문제가 안될 수 있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도출된 사업계획이 공약을 위한 도출된 계획서라고 하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거제시 공무원이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종합발전계획이라면 공무원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거제시 선관위 해석이다.

이에 대해 지역의 B 시민은 “애꿎은 공무원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할려면, 10월 달에 완성되는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거제시 홈페이지에 공개해 거제시민 누구나 볼 수 있고, 내년 지방선거에 나서는 모든 정치인들도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만약에 거제시가 용역을 끝낸 후에도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공개하지 않는다면, 거제인터넷신문이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자료를 확보한 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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