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노조·지역사회·지역정치권 싸잡아 비난
대우조선노조 "이동걸 회장은 실패한 매각정책 노동자·지역민에게 전가하지 마라"

■ 변광용 거제시장, "대우조선 매각 철회, 원점재검토 요구"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 보낼 예정

세 번째 기한 연장을 통해 9월 30일까지인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약 기한’이 다가옴에 따라 또 다시 전운(戰運)이 감돈다.

한국조선해양은 산업은행과 2019년 3월 18일 맺은 현물출자‧투자계약 기한을 세 번째 걸쳐 연장했다. 지난 6월 30일을 오는 9월 30일로 연장했다.

이같은 흐름에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다. 이동걸 회장은 13일 ‘취임 4주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기자간담회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도, 아시아나항공도 그렇고 산업재편의 문제인데 국내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없다"며 "과거부터 산업재편을 제대로 해오던지, 아님 이제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를 정부가 전향적으로 해야 하는데 항공사간 합병, 조선사간 합병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탐내겠다는 것이 아니고, 각국 경쟁이 워낙 심해서 그럴 상황도 아니니 전향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언급한 내용 중 ‘국내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없다’는 부분은 한국공정거래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기업결합 심사에 나서지 않고, EU 등 경쟁당국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의미가 담긴 발언이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해, "당초 컨테이너선이 승인심사 주안점이 될 줄 알았는데 LNG선이 급증하면서 문제가 돼 이 부분을 면밀하게 심사하고 있다"며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번 거래성사가 꼭 필요한 만큼 현대중공업과 협력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간 합병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대우조선을 책임질 자신 있으면 말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대우조선 노조와 지역사회, 지역 정치인들은 격렬하게 대우조선 합병을 반대하고 있고 경쟁당국 앞에 가서 기업결합을 취소하라고 압박도 한다"며 "이는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에 굉장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이 정부의 금융지원 없이 독자생존할 자신 있다면 강력히 말해달라"며 "그렇다면 정부를 설득해 모든 금융지원을 끊고 홀로서기 하도록 설득하겠다.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수반된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졸속' 매각 논란과 관련해서는 "법률적으로 문제없다"고 말했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13일 이동걸 회장 기자간담회 발언 내용을 접하고, 15일 ‘성명서’를 통해 “실패한 대우조선 매각정책을 노동자, 지역민에게 전가하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문재인 정부와 산업은행, 공정위는 재벌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으며,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다. 또한 노동자, 지역민, 시민단체의 매각투쟁에 대해 책임질 수 있냐는 과격한 언동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이는 잘못된 대우조선 매각 정책을 오히려 노동자 지역민에게 전가하기 위한 얄팍한 수단일 뿐이다.”고 했다.

노조는 또 “대우조선의 주인은 노동자이고 지역민이다.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지금의 대우조선이 존재하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매각의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변광용 거제시장은 15일 대우조선 매각 관련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를 ‘보냈다’는 것인지, ‘보낼 예정이다’는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편지 전문만 밝혔다.

변 시장은 편지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주인 찾기’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산업은행 방식은 아니다. 시간을 갖고 대안을 찾아가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결단을 (문재인 대통령이) 내려주길 간곡히 진언드린다”고 했다.

<9월13일 이동걸 산업 은행장 기자회견에 대한 대우조선 지회 입장>

"실패한 대우조선 매각정책을 노동자, 지역민에게 전가하지 마라"

자그마치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정부는 대우조선 매각정책의 어떠한 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실패한 정책임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밀실야합 재벌특혜에 불과한 잘못된 대우조선 매각정책을 설계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이동걸 산업은행장이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대우조선 매각정책이 실패하면 직을 내놓겠다고 호언장담했었다.

13일 기자회견은 이동걸 산업은행장 역시 대우조선 매각정책이 실패한 정책임을 인정하는 마지막 몸부림이었으며,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생존과 지역을 지키기 위한 노동자, 지역민의 매각투쟁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로 끝까지 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자회견을 통해 노조와 지역정치인 일부가 EU경쟁당국 앞에까지 가서 기업결합을 반대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대우조선지회는 노동자와 지역민을 지키기 위해 해외 원정 투쟁을 전개한 것이다. 그러나 전임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누구를 위해 해외까지 가서 대우조선매각을 성공시키기 위해 로비를 하였는가? 국민인가? 현중재벌인가?

국가의 정책은 국민의 삶이 기본이 되어야 마땅함에도 문재인 정부와 산업은행, 공정위는 재벌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으며,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다.

또한 노동자, 지역민, 시민단체의 매각투쟁에 대해 책임질 수 있냐는 과격한 언동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이는 잘못된 대우조선 매각 정책을 오히려 노동자 지역민에게 전가하기 위한 얄팍한 수단일 뿐이다.

착각하지 마라. 누가 이동걸 산업은행장에게 대우조선을 책임져 달라고 했는가. 대우조선의 주인은 노동자이고 지역민이다.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지금의 대우조선이 존재하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매각의 대상이 아니다.

노동자 지역민은 전임 경영자의 잘못된 경영으로 인한 위기에도 대우조선을 살려 내었으며, 현재 문재인 정부의 밀실야합·재벌특혜의 일방적 매각에 맞선 가열찬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 투쟁에서도 우리는 반드시 승리를 쟁취해 나갈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잘못된 매각을 철회하라는 노동자, 지역민, 시민단체의 천리길 도보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결단을 내려 대우조선 매각을 철회하라. 그리고 산업은행장 이동걸이는 직을 내려놓고 떠나는 길만 남았음을 분명히 명심하라. 대우조선의 미래와 노동자·지역민의 생존은 문재인 정권의 나이 든 나팔수가 아닌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책임질 것이다.

<변광용 거제시장 편지 전문>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께!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원점 재검토해 주시길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드립니다. 25만 거제시민과 320만 경남도민의 경제와 대한민국 조선산업을 지켜주십시오.

대통령님! 거제시장 변광용입니다.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것은 대우조선 매각은 지역경제 침체와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위험한 판단일 수 있다는 우려와 절박함 때문입니다.

대통령님!
조선산업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국가 경제발전을 견인하면서 국가경제위기 극복에 핵심적 역할을 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친환경 선박 등 세계최고의 기술력과 건조능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축으로 건재해 갈 것입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경남과 거제 등에 1,200여 개의 협력사 및 기자재업체와 산업생태계를 이루며 수십만 명의 고용과 높은 부가가치 창출 등 320만 경남도민과 25만 거제시민의 경제를 든든히 뒷받침하여 왔습니다.

지난 2019년 초 산업은행이 갑작스런 발표를 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겠다’. 지역사회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매각반대 목소리가 커져갔고 천막농성, 11만 여 명의 매각철회 시민 서명, 거제서 통영-고성-함안-김해-양산-부산-창원 등지를 걷는 도보투쟁 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8개 경남도 시장·군수님들이 공동성명으로 함께 했고, 거제·창원·통영 3개 시장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이 가져올 지역경제의 우려와 조건부 매각에 따른 국익훼손 및 조선산업 경쟁력 약화 초래의 우려와 염려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입니다. 2년 8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경남도민과 거제시민들의 마음을 너무나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현재 EU에서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한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우리나라 조선이 독보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LNG선의 독과점 문제 해소를 승인조건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독과점 문제 해소는 결국 LNG선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제한하는 것으로 수주제한, 사업축소, 설비 감축, 인원 구조조정, 분할 매각, 기술력 해외이전 등을 당연히 수반할 것입니다. 산업은행은 2019년 1월, 빅3를 빅2로 재편해 국내 조선산업의 세계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매각발표 당시의 취지와 현재의 조건부 결합승인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어떻게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조건부 결합승인은 오히려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스스로 약화시키고 해외 경쟁국에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신중한 재검토를 요청드리는 이유입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이 이대로 매각된다면 경남도내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생태계를 이루는 전후방산업의 동반몰락과 함께 대량실업 발생 등 경남과 거제의 지역경제는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대우조선은 올해 상반기는 비록 적자를 기록했지만, 국내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는 지금까지 80억불을 수주해 수주목표의 104% 이상을 달성하는 등 대우조선의 가치는 2년 전 매각 발표 때보다 훨씬 높아진 상황입니다. 또한 매각의 근거로 작성된 맥킨지 보고서는 2016년 당시 세계 조선경기 최악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최근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증가, 친환경선박 수요증가 등으로 새로운 슈퍼사이클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의 변화를 전혀 예견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산업은행은 지역경제와 시민들의 삶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자본시장의 논리로만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짐을 빨리 털어버리려고만 합니다.

만약 산업은행이 EU에서 제시한 조건부마저 수용한다는 입장이라면 이는 궁극적으로 국내 조선산업과 국익을 위축시키는 것으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조선산업 재도약 전략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산업은행에만 맡겨둬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자본의 논리로만 무장된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 경남도민과 거제시민의 삶의 문제, 지역경제 문제 등에 대한 고려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대통령님과 정치권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얼마 전 대통령님께서 직접 거제를 찾아 K-조선 비전을 발표하시면서 조선산업 재도약 전략으로 우리 조선업의 힘을 더욱 강하게 키워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세계1위로 만들겠다는 말씀에 저는 가슴 뛰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비전과 전략 속에서 대우조선해양이 대한민국 조선산업 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기회를 다시 찾고, 계속해서 경남경제의 든든한 성장동력으로 역할 할 수 있게 해 주시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주인 찾기’ 필요합니다.하지만 지금의 산업은행 방식은 아닙니다. 시간을 갖고 대안을 찾아가야 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결단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진언드립니다.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대한민국 발전과 국민행복을 위해 담대한 길을 걸으시는 대통령님의 여정에 저 변광용도 변함없이 늘 함께할 것이며, 대통령님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안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 9.

거제시장 변광용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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