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조선시장 지배력을 단순 점유율로 판단 EU 결정은 비합리적"
승소땐 명분·법적 근거 '두마리 토끼' 잡아…"재추진 명분 쌓기일수도"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불허한 EU(유럽연합)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HD현대(前 현대중공업지주)는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 불승인 처분에 대한 재판단을 받기 위해 EU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중공업은 주로 EU 경쟁당국이 제시한 결정 근거가 조선산업의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월 EU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인수합병(M&A)을 불허하면서 두 기업의 결합은 전면 백지화된 바 있다. 당시 EU는 LNG(액화천연가스)선의 독과점을 우려해 두 회사의 합병을 불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EU의 결정에 대해 "향후 최종 결정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EU 법원을 통한 시정 요구 등 가능한 대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히고 법적 검토를 진행해왔다. 

다만 현대중공업은 이번 소송이 대우조선과 합병을 다시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소송에서 승리하더라도 기존의 불허 결정이 허가로 바뀌지 않기 때문에 인수·합병 재추진을 위한 소송 제기가 아니라는 게 현대중공업의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시장 지배력을 단순 점유율만으로 평가한 EU 공정위의 결정은 비합리적이라 법원을 통해 판단을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현대중공업의 이번 소송이 예고한 절차에 따른 수순 중 하나지만, 장기적인 M&A 재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EU의 결정이 논리적이지 않았다는 점이 소송을 통해 밝혀지면 자연스레 대우조선에 대한 M&A 재추진의 명분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현대중공업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와 채권단에 대우조선에 대한 인수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공약집에 해운·조선산업 성장을 통해 '신해양강국'으로 재도약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우조선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도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이 EU 결정대로 따라가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며 EU를 상대로 한 소송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EU 경쟁당국 결정에 헛점을 제기하는 소송 자체가 인수 재추진의 시그널"이라며 "EU의 무리한 결정이라는 점을 대부분 인식하고 있고 법원의 재판단까지 이어진다면 명분과 법적근거 모두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뉴스1 인용보도]

■ 대우조선해양, 22회 정기 주총···박두선 사내이사 선임
6개 의안 원안 의결···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 이사 공식 선임

대우조선해양이 28일 오전 열린 제 22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두선 부사장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회사는 주주총회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박두선 부사장을 신임 대표 이사로 공식 선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주주와 회사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에서 회사는 박 신임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외에 이영호, 우제혁 사내이사와 김인현, 최경규, 김보연 사외이사 선임의 건도 원안대로 의결했다.

또한 송민섭, 김인현, 최경우, 김보원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도 의결했다. 이 외에 22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총 6건의 안건이 통과됐다.

박 신임 대표는 이성근 전 대표이사의 임기가 종료된 것에 따른 후임으로 선임됐다.

▲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박 신임 대표는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대우조선에 입사했다. 대우조선해양 선박생산운영담당, 특수선사업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9년 4월 조선소장을 맡았고, 그 해 9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에는 최고안전책임자(CSO)도 겸임하고 있는 정통 '대우조선해양맨'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 4조4866억 원, 영업손실 1조7547억 원, 순손실 약 1조699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6.2%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해 2016년 이후 5년 만에 연간 실적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주총 현장에는 민주노총 전국 금속노조 조선하청노조지부 노조원들이 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는 하청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촉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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