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포대 설치한 '전쟁 요새'…거제 지심도 보존운동 추진
일제가 포대 설치한 '전쟁 요새'…거제 지심도 보존운동 추진
  • 거제인터넷신문
  • 승인 2022.08.1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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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가 해안 경비를 위해 거제 지심도에 설치한 관측소. [한국내셔널트러스트]

1936년 일제가 주민을 내쫓고 강제로 점령해 전쟁 요새화했던 남해의 작은 섬 거제 지심도의 전쟁 유산과 자연환경을 지키는 시민운동이 추진된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이사장 조명래)와 섬 연구소(소장 강제윤)는 거제시 일운면 지심도의 자연환경과 민족의 아픈 역사 현장을 지키고, 섬 주민의 삶을 보호하기 위한 시민 모금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동백섬으로 알려진 지심도는 거제도 본섬의 동쪽에 있으며, 면적 0.356㎢의 작은 섬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된 이 섬은 일본 대마도와 불과 55㎞ 거리에 있다.

▲ 거제시 일운면 지심도. 동백섬으로 알려진 이곳은 해마다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한국내셔널트러스트]

내셔널트러스트 측에 따르면, 일제는 1936년 당시 지심도에 거주하던 13가구 주민을 강제로 이주시키고 섬 전체를 요새화했다. 이때 건설된 포대·탄약고·관측소·전등소·서치라이트보관소·방향지시석·경계표찰 등 군사시설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일제는 특히 사정거리 20㎞에 이르는 150㎜ ‘캐논포’ 4문을 지심도에 설치했다. 지심도 포대는 대마도 '쯔쯔자키 (豆酸崎) 포대'와 더불어 대한해협을 제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군사요충지였던 셈이다. 일제는 1개 중대 약 100여 명의 병력을 지심도에 배치했고, 이들은 1945년 8월 20일까지 주둔했다.

지심도 주민들은 일제의 군사시설 보수와 운영을 위해 조선인들이 징용됐다고 증언한다.

지심도에 남아있는 일제의 포진지. 지하 탄약고 양 옆으로 포대를 설치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현재 남아 있는 시설은 지역주민들의 주거공간으로 재이용되고 있다. 지심도는 총 15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면 대부분 민박업에 종사한다.

▲ 지심도에 남아있는 일제 흔적. 전력공급을 담당하던 발전소 소장의 사택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는 "2017년 국방부로부터 지심도 소유권을 획득한 거제시가 대규모 관광개발을 추진하면서 이 과정에서 지심도 주민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며 "관광개발 계획이 어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만큼 지심도의 근대 건축물을 매입해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7년 당시 거제시는 '공유재산 사용 만료'를 주장하며, 주민들의 토지임대차 재계약 요구를 거부했다. 주민들에게 이주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단전과 단수를 하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는 것이다.

당시 갈등은 섬 연구소의 중재로 일단락됐지만, 거제시 등이 지심도에 대한 개발계획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내셔널트러스트 측의 설명이다.

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는 "개발로 인해 지심도 일제 강점기 전쟁유산이 훼손되고 섬 주민들이 떠난다면 불행했던 역사는 미래에 교훈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제 강점기 때 주민 감시와 강제 이주를 자행했던 헌병대 분주소 건물도 지심도에 남아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지심도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을 위한 시민 모금은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모금과 계좌이체 등의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다. 매입한 건축물은 지심도의 자연환경과 전쟁유산 보전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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