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원 거제시 공보감사담당관

▲윤수원 거제시 공보감사담당관
Y형
그간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겠지요.
소식 자주 전하지 못해 송구합니다.
고향 거제는 제법 날씨가 싸늘해져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이런 날씨 때문인지 계룡산과 노자산 등 거제의 명산들은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멀리서 보기에도 정말 좋습니다. 주말에는 산에라도 같이 한번 올라보고 싶습니다.

평소에는 오늘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느 것을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즐거운 맘으로 출근합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은 다른 날과 다릅니다. 왠지 답답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불과 몇 개월 전에 야인 되신 전임 시장님께서 옳지 않은 일에 연루되어 조사를 받으시다 안타깝게도 며칠 전 구속되었습니다.

거제는 민선시대의 시장 모두가 구속되는 기록을 세웠다는 아침 지역방송에서 뉴스를 본 탓일까요?
그렇지 않아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는 시기여서 불편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참으로 거제인의 한 사람, 행정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저미어옵니다.

내가 아파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블루시티를 지향하는 거제가 이제 어느 정도 관광도시로서 탄력을 받아 도약할 시점에 우리가 뽑았던 리더들이 모두 같은 일로 구속되는 희한한 거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거제 발전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직원들의 힘을 빼 놓았다는 것이고, 거제에 살고 있음을 자랑으로 여기는 시민들의 자긍심에 상처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걱정은 내일의 슬픔을 덜어 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힘을 앗아간다고 했던가요?

Y형
아시다시피 고향 거제는 삼성, 대우 두 조선소로 인하여 많이 발전하였고, 생활도 윤택해졌습니다. 지금도 배 만드는 소리가 활기차게 들러오는 희망찬 거제입니다.

더 기분 좋은 일은 두 조선소에서 그간의 부진을 무릅쓰고 올해는 몇 년 치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우리들의 걱정을 덜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는 12월 9일에는 거가대교가 개통됩니다. 거제와 부산을 잇는 8.2㎞의 대역사가 마무리됩니다.
아마도 다들 여태까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습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과 다도해는 우리의 천연관광자원의 보고로, 소중한 자원으로 귀중하게 잘 관리해서 관광거제를 전국에 알리는데 힘써야 할 때입니다.

또한 세계는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유럽, 동남아시아 등으로 경제권역을 이루고, 국제 자금들이 국경을 초월하여 드나들기를 반복하고, 환율 때문에 세계가 요동치는 이때, 마침 G20국제회의가 서울에서 며칠 후에 열립니다.

이처럼 내외적으로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래서 힘을 내려합니다. 물론 그동안도 최선을 다해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막상 이런 일을 당하고보니 왠지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 관행화되어서 시민에게 불편이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시민이 하는 이야기를 귓등으로 흘려듣지 않고 맞지 않는 일이면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공무원이 지켜야할 품위와 부정부패에 연관되지 않도록 공무원 윤리헌장의 실천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저뿐 만아니라 1,000여 명의 우리 동료들 모두가 이런 생각 아니 각오일 것입니다.

마침 11월 정례조회가 있었는데 시장님께서 전 직원들의 마음을 십분 헤아리시고 본인은 절대 그런 일 없으리라 약속하였고,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으리라 했습니다.

물론 저도 그분의 말을 믿습니다. 거제를 위해서는 앞서의 전철을 끊어야 할 임무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Y형
바쁜 시기에 행정과 시민의 힘이 분산되어 거제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힘을 내려하는 모두를 위해 아낌없는 격려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2011년은 우리 시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거제방문의 해입니다.
고향에 한번 오셔서 거제의 변화된 모습을 봐주시고 밤을 지새우며 맛있는 유향 막걸리로 옛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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