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준언 일병 춘천서 발굴…

▲ 지난 2012년 춘천시 부귀리에서 최초로 확인된 고 정준언 일병 유해. / 국방부

10년 전 강원도 춘천시 부귀리에 발굴된 6ㆍ25전쟁 전사자 유해 신원이 거제 출신 고(故) 정준언 일병으로 확인됐다.

정 일병의 신원확인을 통보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오는 21일 고인 고향인 거제에서 열린다.

12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따르면 지난 1930년 7월 18일 거제 장목면에서 3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난 정준언 일병은 일찍이 작고한 부친을 대신해 농사를 지으며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부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한국전이 발발한 후 지난 1950년 9월 20일 낙동강 방어전이 진행 중일 때 입대했다. 그는 가덕도에서 총 쏘는 방법만 훈련받고 9사단 소속으로 일선에 투입됐다.

지난 2012년 10월 유해 발굴에 나선 국유단은 지하 0.2m 깊이에서 팔뼈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후 정밀 발굴 결과 일대에서 여러 사람의 유해가 동시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괄유해` 형태로 발견됐다.

정 일병 유해는 왼쪽 위팔뼈와 오른쪽 정강이뼈만 확인됐다. 고인의 남동생은 지난 2011년 6월 유가족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했다. 그러나 발굴 당시는 분석 기술의 한계로 가족관계 파악이 어려웠다.

이후 10년이 지나 유전자 분석이 더욱 정밀하게 진행됐으며, 그 결과 정 일병 신원을 알아낼 수 있었다. 다만 고인이 언제 숨졌는지는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생은 "형님이 학교에서 반장이 되자 마을 사람들에게 밤낮으로 자랑했다"며 "군에 가고 소식이 끊겼다가 이제야 찾았다고 하니 불쌍한 형님 생각에 눈물이 난다"고 전했다. 이어 "형님을 찾아준 국방부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국유단 관계자는 "한국전에 참전했으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친인척이 있으면 국유단 대표번호(1577-5625)로 연락하거나 보건소, 보훈병원, 군 병원 등에서 하는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시료 채취를 희망하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생계 때문에 방문이 어렵다면 직접 찾아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6ㆍ25전쟁 국군 전사자 및 경찰, 학도병, 유엔군 등의 유해 소재를 제보하면 최대 70만 원, 유해의 신원이 확인되면 최대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지난 2000년 4월 유해 발굴 사업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6ㆍ25 전사자 총 196명의 유해 신원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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