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대우조선해양, 본계약 연내 체결 목표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정밀실사를 별 탈 없이 마무리 지으면서, 본격적으로 인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달 18일부터 시작한 6주간의 대우조선해양 상세실사를 최근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인섭 한화에너지 사장을 중심으로 꾸려진 한화그룹 대우조선 인수단은 이달 16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현장실사도 진행했다.

당초 대우조선 노조의 반대로 현장실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실사는 순탄하게 진행됐다. 정 사장은 현장실사 전날 대우조선 노조를 직접 방문했고 9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정 사장은 본계약 시 지회 참여 보장, 고용보장, 노조·협약 승계를 확약했다. 나머지 노조 요구안은 본계약 체결 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다음 절차인 본계약 체결에 돌입할 예정이다. 본계약은 연내 체결할 계획으로, 결합심사 등 승인절차도 남아있다. 최종 마무리는 내년 상반기 안이 목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합병(M&A)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방산 분야의 시너지 창출이 가장 크게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한화가 주력하고 있는 방산분야와 본사의 특수선 사업이 맞물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인수에 따라 한화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출 전망이다.

지상에서 항공우주에 이르는 글로벌 종합 방산 기업을 꿈꾸고 있는 한화는 이전부터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 사업 부분을 노리고 있었다. 대우조선해양 국내에서 대형 군함을 건조하는 2개 조선사 중 하나로, 잠수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과거 조선업계 불황시절에도 특수선 기술력 하나로 수주잔고의 10% 이상을 채우기도 했다.

마지막 관문은 2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 마련이다. 한화그룹은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9.3%와 경영권을 넘겨받을 계획이다.

인수 자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원, 한화시스템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원, 한화컨버전스 300억원, 한화에너지싱가폴 300억원, 한화에너지재팬 400억원을 각각 분담하기로 했다.

최근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태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조 단위 자금이 들어가는 M&A를 앞둔 기업의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1조원을 조달해야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에 관심이 쏠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2조2513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은 1541억원에 불과하다. 연간 영업현금창출력은 지난해 기준 2024억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외부 자금을 수혈하지 않고 보유 현금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디펜스 흡수합병 후 늘어날 현금성 자산과 대규모 수출 계약건으로 유입되는 선수금을 통해 인수자금 1조원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한화디펜스 관련 수출 계약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1조원은 자체적으로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9월 대우조선해양과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9.3%와 경영권(1대 주주)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경쟁입찰을 진행했으나 한화 외에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없어 단독으로 인수를 진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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