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체육행정 난맥상 '종합백화점'…'장애인등편의법' 무시하고 공사 강행 '2년 허비'
설계변경 전에 시공, 실시계획 인가 2년 넘게 실효, 운동장 바닥 '요철' 현상

▲ 일운체육공원 전경
▲ 일운체육공원 전경

거제시 체육행정 난맥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곳이 ‘일운체육공원’이다.

2019년 10월 24일 착공식을 갖고, 지난해 4월 14일 준공식을 가진 일운체육공원은 1년 가까이 ‘준공’을 받지 못하고 있다. 변광용 전임 시장 시절 착공식도 했고, 준공식도 했다. 무슨 문제가 있을까.

일운체육공원은 일운면 지세포리 477-1번지 약 3만㎡ 부지에 1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축구장 1면, 테니스장 3면, 풋살경기장 등 시설이 갖춰져 있다. 부지매입은 U2 기지 건설 ‘지역상생협력금’ 26억원을 포함해, 34억원이 들어갔다.

14일 열린 거제시의회 제236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김동수(국민의힘‧행정복지위원회 위원장) 시의원이 일운체육관 준공 지연 문제를 낱낱이 지적했다.

▲ 김동수(오른쪽) 시의원의 시정질문과 박종우 시장 답변
▲ 김동수(오른쪽) 시의원의 시정질문과 박종우 시장 답변

준공이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관련 법률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고, 또 반드시 거쳐야 할 행정 절차도 누락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실시공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인등편의법)’를 따르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체육관 등 운동시설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 의무 시설’이다. 실시설계 때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심사 기준에 적합한 지 ‘예비인증’을 받아야 한다.

시 사회복지과와 건축과에서는 공사 착공 전에 'BF 인증 대상 시설‘임을 통보했는데도, 생활체육과는 이를 무시하고 2019년 8월 12일 공사를 강행했다.

1년이 지나, 뒤늦게 2020년 9월 8일 BF 예비 인증을 위한 용역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2020년 10월 27일부터 2021년 5월 15일 공사가 중지됐다. BF 예비 인증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공사비도 8억2,000만원이 증액됐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본 인증 절차가 준공식을 가진 후 지난내 5월 진행돼, 현재까지 협의 중이다. 최종 보완사항에 대한 조치가 완료돼, 현장 심사 대기 중인 상태다.

박종우 시장은 “준공이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BF 문제다. 인증 절차 미흡한 것 때문에 2년 이상을 허비했다”고 했다.

또 설계 변경이 완료되기 전에 시공부터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 시공사에서 거제시에 세 번이나 설계변경 용역비, 정기안전 점검 비용 반영을 요청했으나, 이에 대한 검토도 않고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거제시는 서면 답변에서 “설계 변경 등 공사 진행 과정에 구두로 소통하면서 혼선이 초래되어 회계 집행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현재 미미 사항을 보완 중이다. 설계 변경 용역비 등의 반영금액에 대한 적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당초 공고한 사업시행 인가 기간이 경과했음에도 실시계획 변경 인가도 받지 않고 ‘실효’되는 일도 벌어졌다.

당초 인가 기간은 2019년 5월 16일부터 2020년 8월 15일까지다. 공사가 늦어질 경우, 사업 기간 만료 전에 변경 인가를 받아야 한다. 2년이 넘는 2022년 12월 29일까지 방치했다. 2022년 12월 29일 재신청해, 올해 2월 23일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인가 고시됐다.

야간 공사를 강행하는 등 무리하게 공사를 해, 곳곳에서 부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동수 시의원은 “준공식 날 운동장 바닥은 진흙을 밟는 것처럼 물렁거렸다. 준공식 후 인조 잔디를 걷어내, 바닥 기반 공사를 새로 했다. 운동장 바닥은 울퉁불퉁 요철 현상이 심하다. 운동장에 비가 잘 빠지지 않아, 보강공사를 다시 했다.”고 지적했다.

박종우 시장은 답변에서 “행정에서 공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은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다. 특정감사를 지시해 감사결과도 나왔다. 가장 큰 문제는 잦은 인사교체였다. 팀장이 6개월 밖에 없었던 경우도 있었다. 11명을 문책했다. 주의 7명과 훈계 4명을 하게 됐다.”며 “담당자의 부주의에 사태가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이 앞으로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챙기도록 하겠다. 올해 4월 중으로 준공을 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다음달 경남도 감사팀은 거제시 감사를 계획하고 있다. 일운체육공원은 사업비 10억원 이상 경남도 감사 대상이다. 일운체육공원에 대한 경남도 감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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