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거제시의원들의 ‘행위’를 보고 있으면, 이해되지 않는 여러 면이 보인다.

김두호 거제시의원은 지난 3월 17일 음주측정 거부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김 의원은 3월 24일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짤막한 사과문을 낸 후 공개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물론 ‘자숙(自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거제시의회도 출근하지 않았다. 동료 시의원들은 비회기 기간에는 의회에 출근해, 기본적인 활동은 한다. 간담회가 수시로 열린다.

김두호 시의원은 의회운영위원회와 경제관광위원회 소속이다. 지난 3월 28~30일 의회운영위원회가 가진 ‘선진 의회’ 견학에도 불참했다. 김 의원은 지역의 소상공인의 어려움에 귀기울이는 ‘소상공인 보호 연구회’ 의원연구단체 소속 의원이다. 소상공인보호연구회(대표 의원 이미숙)는 이번달 12~13일 전통시장 현대화에 성공한 부산‧울산 지역 전통시장을 찾아 의정활동 안목과 식견을 넓혔다.

거제시의회에 한달 가까이 ‘대놓고(?)’ 출근하지 않은 셈이다.

19일 제237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렸다. 김두호 의원은 보이지 않았다. 의장에게 연가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다르게 보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김에 편안하게 좀 쉬겠다는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는 식이다.

그래도 의정활동비는 통장에 꼬박꼬박 꽂힌다.

19일 열린 거제시의회 본회의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미숙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부산지방국세청 산하 거제세무서 설치 건의문’을 가결했다.

이보다 앞서 4월 10일 거제상공회의소, 삼성중공업 협력회사 협의회,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협의회는 똑같은 내용의 거제세무서 설치 건의문을 이미 정부 부처에 보냈다.

대통령실,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국세청, 국회에 보냈다. 건의문을 낼 때는 의례적으로 ‘존경하는’ 문구를 서두에 넣는다. 상공회의소 등이 보낸 건의문 첫 머리에 '존경하는'이 들어가 있다. 

거제시의회가 가결한 ‘설치 건의문’ 첫 문장은 “존경하는 윤석열 대통령님, 김진표 국회의장님,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님, 김창기 국세청장님!”이었다.

대표발의한 이미숙 시의원이 의정 단상에 나와 ‘건의문’을 내게 된 이유와 ‘건의문’을 낭독했다.

주문은 “획기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거제시의 현 상황에 발맞추어 지역경제 발전과 국가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하여 납세 규모와 세정 수사에 걸맞은 독자적인 거제세무서를 설치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이다.

이미숙 시의원이 건의문을 다 읽은 후,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양희 의원이 질의를 했다.

▲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양희·안석봉 거제시의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양희·안석봉 거제시의원 

최양희 시의원은 “건의문에 ‘존경하는 윤석열 대통령님’으로 시작하는 이 건의문 저는 동의할 수 없어서 제가 동의한 서명을 철회하도록 하겠다”고 질의했다.

안석봉 시의원도 “제가 존경하지도 않는데 ‘존경하는’ 말이 들어가서 저도 동의안에 철회하겠습니다”고 했다.

거제세무서 설치 건의안은 ‘경상남도 거제시의회 의원 일동’이 아닌 16명 의원 중 최양희‧안석봉 시의원이 빠진 14명 의원 이름만 기재해 정부 기관에 보내게 됐다. 이상한 모양새가 됐다.

한 동료 시의원은 “‘존경하는’은 대통령도 해당되지만, 그 다음에 거명된 국회의장 등도 다 해당되는 말이다. 국회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이 아니냐”고 속 좁은(?) 의원을 비꼬았다.

‘존경하는’은 이날 하루 종일, 거제시 공무원들에게 웃음거리가 됐다.

'부산지방국세청 산하 거제세무서 설치 건의안' 전문

존경하는 윤석열 대통령님, 김진표 국회의장님,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님, 김창기 국세청장님!

   현재 거제시의 국세행정은 부산지방국세청 산하 통영세무서에서 그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거제시는 대표적인 양대 조선소인 삼성중공업(주), 대우조선해양(주)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외 중소형 조선소 및 산하 협력사가 있는 도시이며 관광인프라가 잘 형성되어 있는 도시이다 보니 인구 및 그에 따른 세수도 통영과 비교하여 규모가 큰 편입니다.

   최근 조선업 불황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에도 2023년 3월 기준 거제시 인구는 23만 5,350명으로써 통영시 인구 12만 1,903명에 비해 2배 가량 많고, 법인과 개인사업자를 합한 가동사업자는 3만 3,838개이며, 지난해 신규 사업자는 5,484개에 이릅니다.

   국세 통계를 보면 2021년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 인원은 거제시 3만 5,405명, 통영시 1만 8,733명이고, 종합소득세 결정세액은 거제시 956억 원, 통영시 411억 원이며 양도소득세 신고 건수는 거제시 5,655건, 통영시 1,817건을 나타내고 있어 세수가 통영과 비교하여 월등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지역 세무서가 없어 지서가 운용 중인 시·군 중 관할구역의 인구가 20만 명이 넘는 곳은 거제시를 포함한 3개 시·군 하남지서, 달서지서, 거제지서뿐이며, 거제시 및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거제세무서 신설을 요구해 왔으나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현재의 거제지서는 거제시 경제규모 증대에 따라 늘어나는 국세행정 수요 대응에 한계를 보이며 민원인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거제시에 위치한 통영세무서 거제지서는 민원과 세원관리 분야 위주의 서비스만 제공하여 거제시민들은 세무조사 소명 등 거제지서에서 처리되지 않는 민원 해결을 위해 왕복 50km를 이동해야 하는 금전적·시간적 손해를 감내하고 있고, 납세 불편으로 기업활동에도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조선소 수주 호황 및 선가 상승으로 협력업체 및 근로자 수 증가가 예상되고, 남부내륙철도 건설, 가덕도 신공항 건설,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성,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거제시의 대·내외적인 큰 변화가 예고됨에 따라 더욱 다양해질 국세행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거제세무서 신설은 절실하고 시급한 문제입니다.

   국민이 행정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고 행정이 국민에게 다가와야 합니다. 국민이 필요한 곳에 적절한 행정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 정부는 적절한 인력과 조직을 갖추어 나가야 합니다.

   이에 우리 거제시의회 의원 일동은 획기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거제시의 현 상황에 발맞추어 지역경제 발전과 국가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하여 납세 규모와 세정 수요에 걸맞은 독자적인 거제세무서 설치를 간곡히 건의합니다.

   2023년 4월 19일

   이미숙ㆍ윤부원ㆍ김선민ㆍ김동수ㆍ이태열ㆍ신금자ㆍ박명옥ㆍ노재하ㆍ김두호ㆍ양태석ㆍ조대용ㆍ김영규ㆍ한은진ㆍ정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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