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가덕신공항 시대 눈 앞, '100년 거제 성장동력' 발굴·준비에 사활 걸어야
호황기·불황기 부침(浮沈) 심한 조선산업, 거제발전 진보·퇴보 되풀이 '한계'

박종우 시장 ‘사법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 느낌이다. 박종우 시장 배우자 김 모씨가 11일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 재판에서 ‘벌금 250만원’을 선고 받았다.

앞으로 항소‧상고 절차가 있다. 하지만 1심에서 징역형 또는 벌금 300만원 이상의 ‘당선 무효형’에 미치지 못하는 형량을 받았기 때문에, 통상적인 관례로 상고심에서 이 보다 낮은 형량이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

박종우 거제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1심 선고 후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지역의 몇몇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은 박종우 시장 배우자가 1심 검찰 구형이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0개월’이 떨어지자, 보궐선거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검찰 구형이 징역형이기 때문에 1심 선고는 최소한 집행유예나 당선 무효형에 해당되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에 처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 몇몇이 시장 보궐선거를 노리고 분주히 움직였다는 소식이 지역에 파다했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는 12일 논평을 통해 “1심 선고는 봐주기 판결이다”고 밝혔다. 1심 선고 결과에 실망하는 분위기다. 

일부 지역언론도 추측성 기사로 시민을 현혹시켰다. 이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시민들은 “밉든 좋든, 박 시장을 지지하든 안하든 새로 선거 안 하는 것이 좋다. 한화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이 와중에 거제시장 보궐선거에 들어가면 지역은 더 어수선해질 것이다‘는 반응이다.

시민 A 모씨는 “시민이 뽑은 시장이 당선무효형이 안된 것은 지역적으로 반길 일이다”며 “1년 동안 시민이 반신반의한 것은 이제 어느 정도 해소됐다. 이제부터 젊은 시장으로 추진력을 한껏 발휘해 시정 성과가 눈에 보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박종우 시장은 그동안 ‘사법리스크 우려’로 다소 움추려든 측면이 없지 않았다. 이제부터 ‘젊은 시장’으로, 시민에게 희망과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이다.

지난 1년 동안 박 시장은 ‘거제 100년 디자인’과 ‘관광도시 거제’가 중심 화두였다. 또 전임 시장이 벌려놓은 각종 시정 현안을 뒷마무리하느라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

거제시는 변하지 않는 청사진 ‘거제 100년 디자인’에 힘을 쏟고 있다. 거제만의 독창성과 정체성이 담긴 도시‧사회 전 분야에 거제만의 큰 밑그림을 마련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시 조직으로 ‘100년 거제 디자인 추진단’도 구성했다. 100년 거제디자인 자문단 모집도 이번달 8일 끝냈다. 30명 이내 모집에 약 100여명이 응모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 확보해 놓은 6억원이 넘는 예산으로 용역도 착수할 것이다.

박종우 시장은 거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관광’을 자주 거론한다. 관광 산업도 중요하다. 하지만 관광 산업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관광 산업을 통해 일으키는 부가가치는 24만 거제시민을 먹여살리기는 어렵다. 관광산업은 거제 경제 버팀목이 되기는 어렵다. 거제 경제 ‘대체재’가 되기는 한계가 있다. 지역 경제의 ‘보완재’ 수준이다.

이는 관광 도시를 표방한 경주시‧전주시 등에서 이미 검증이 됐다. 경주시는 ‘천년 고도’로 역사(歷史) 관광상품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경주시는 우수한 관광 상품, 관광산업 부가가치를 통해 먹고 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다른 지자체에서 꺼리는 ‘경주 방사선폐기물 처분장’을 유치했다. 수천억원의 지역 발전 인센티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100년 거제디자인, 관광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몇 배 중요한 것은 거제미래 성장동력을 새롭게 발굴‧준비하는 것이다. 조선산업은 10년 주기로 호황기‧불황기 ‘부침(浮沈)’이 너무 심하다. 거제시민들도 지역경제를 조선산업에 전부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가지고 있다.

거제와 가까운 곳에서 가덕신공항 건설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가덕신공항은 거제발전 천재일우(千載一遇)다. 이쯤이면, ‘가덕신공항과 거제발전’을 화두로, 각종 계획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 또 투자유치가 줄을 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거제시는 경남도 용역 결과만 기다리면서, 그냥 조용하다.

여기에다 거제시정을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해야할 거제시의원들의 의정활동은 한심한 수준이다. 거제시의원들은 좋지 않은 사건‧구설로 거제와 거제시의회를 전국에 홍보하고 있다. 시의원들이 ‘무슨 무슨 일 했다’고 페이스북 등 각종 SNS에 자랑하는 것을 보면, 동네 이장들이 하는 일 범위‧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정질문, 5분 자유발언 내용도 지역구 민원 해결 요구가 태반이다. ‘갈수록 시의원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가 빈말이 아니다.

거제인터넷신문은 전임 변광용 거제시장 시절, 시정운영 방침에 ‘경제‧산업’이 없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경제‧산업은 해당 지자체가 성장하는 뿌리다.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지가 중요하다. 박종우 시장도 ‘100년 거제 먹거리’를 찾는 일에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박종우 시장은 선거 공약으로 ‘거제를 안다. 경제를 안다’며 ‘경제시장’을 표방했다. 4차 산업 해양 모빌리티 국가산업단지 조성, 첨단 고부가가치 물류클러스터 조성, 거제경제자유구역청 신설, 요트마리나 해양융복합 클러스터 산업 조성 등을 공약했다.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박종우 시장 임기 중에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단 조성 사업이 백지화됐다. 해양플랜트국가산단으로 지정‧승인을 받지 못했다. 박종우 시장이 공약한 ‘국가산업단지’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치 않다.

최근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단 업무를 담당했던 국토교통부 산업입지정책과 담당 공무원과 전화 연결이 됐다.

국토교통부 담당 공무원은 “사등면 사곡 지역은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단 지역’으로는 살아 있다”고 밝혔다. 사업주체인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업단지(주)가 해산됐기 때문에, 사업주체가 신청한 국가산단 지정 관련 내용은 모두 백지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가산단지역으로 살아있기 때문에, 한 예로 사업주체를 바꾸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가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단 지정‧승인을 요청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박종우 시장은 지난달 27일 ‘100년 거제 디자인’ 로드맵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측이 조선업 관련 스마트야드 후보 부지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한화측이 통영‧고성 지역을 ‘스마트 야드’ 지역으로 물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27일 기자회견에서 "거제 지역에 '혁신도시' 조성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가 찾고 있는 ‘스마트 야드’ 는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산업경쟁력 차원에서 거제를 벗어나면 안된다. 거제에서 적지를 찾아야 할 것이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막바지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8일 이사회를 거쳐,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거치면 명실상부한 대우조선해양 새 주인이 된다. 회사명도 ‘한화 오션’으로 변경할 것이다. 대표이사도 미리 내정해 발표했다.

거제시민들은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거제시‧지역상공계‧정치권 등에서 ‘인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무조건적으로 열렬히 환영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인수 과정에 있을지 모르는 ‘리스크‧암초’에 “힘이 되겠다”는 심정으로 인수 찬성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만큼 이제는 거제시와 거제시민과 상생 발전하는 ‘청사진’을 시민에게 내놔야 할 것이다. 이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거제시와 동병상련 관계가 맺어진 만큼 시민의 기대에 부응(副應)하는 ‘상생발전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한화그룹은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거제발전 7대 프로젝트’를 제시한 적이 있다. 그 당시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돼, ‘거제발전 7대 프로젝트’는 시민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한화그룹이 제시한 프로젝트는 ▲ 산학연계형 조선테크노파크(R&D센터) 조성 ▲ 조선테마공원 확장 조성 ▲ 거제 하청 조선산업지원특구 조성사업 ▲ 복합 연수휴양단지 조성사업 ▲ 복합커뮤니티센터건립(2개소) ▲ 국제고등학교 설립 ▲ 해양마리나(요트산업)조성 등 7개 사업이었다.

24만 거제시민의 대표자인 박종우 시장은 이제, 한화에 2008년 거제발전 프로젝트에 비견되는 새로운 거제발전 프로젝트를 내놓으라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할 것이다. 박 시장의 요구는 개인적 요구가 아닌 24만 거제시민의 목소리다. 거제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한화측에 전달해야 할 것이다.

박 시장은 11일 입장문에서 “중단없는 시정발전과 시민중심의 희망의 새로운 거제를 위해 흔들림없이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지역사회와 시민여러분께 보답하겠다”고 했다.

‘시정발전과 희망의 새로운 거제’는 100년 거제 디자인, 관광 발전, 한화의 거제발전 방안제시, 가덕신공항 시대 대비 미래 성장 동력 발굴‧준비 등으로 집약될 것이다.

‘늦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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