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도로 개설비용 23억 때문에 전임시장 시절 위치 변경…변경이유 석연찮아
사업비 96억원에서 170억원으로…문체부 사전평가, 道 재정투자심사도 장담못해

둔덕면민을 비롯해, 거제시민의 자긍심을 높여줄 거제시립박물관 건립이 사업비는 사업대로 늘어나고, 당초 계획한 기간보다 최소 6년 이상 늦어질 전망이다.

이유는 전임 시장 시절 거제시립박물관 건립 예정지를 진입도로 개설비용 이유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건립 예정지를 바꾸었을 경우 행정적으로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에 대한 면밀한 행정적 사전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결정한 이유도 크다.

거제시립박물관을 짓기 위해 가장 중요한 행정 절차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립박물과 건립타당성 사전평가’다.

거제시는 둔덕면 하둔리 485-2번지 일원 6,796㎡ 부지에 거제시립박물관을 짓기 위해 2018년 11월 14일 ‘문체부 공립박물관 건립타당성 사전평가’를 어렵게 통과했다. 2016년 5월과 11월, 2017년 5월에 3차례 사전 평가를 신청했지만, ‘부적정’ 평가를 받았다. 이보다 앞서 2017년 1월 시립박물관 건립 부지도 3억9천만원에 사들였다.

▲ 당초 거제시립박물관 조감도
▲ 당초 거제시립박물관 조감도

2020년 5월 14일 서일준 국회의원은 “거제시립박물관 건립 기본 및 실시설계 균특예산 1억5천만원을 내년(2021년) 예산에 확보했다”며 “2024년까지 3년 동안 균특 예산 36억9,800만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96억원을 들여 거제시립박물관을 건립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런데 거제시는 2021년 6월 거제시립박물관 건립 부지 위치를 바꿔버렸다. 둔덕면 하둔리 485-2번지 일원에서 둔덕면 거림리 329-6번지 일원으로 바꿨다.

이유는 당초 사업 부지까지 진입도로 610m, 폭 8m 도로를 개설할려면, 도로개설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는 것이다. 예산 23억원 더 들 것으로 추산했다.

거제시는 새로운 부지에 시립박물관을 짓기 위해 지난해 12월 거제시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했다. 농업진흥구역을 풀기 위해 지난 6월 26일 경남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정책심의회 심의도 가결됐다.

문제는 거제시 담당공무원이 지난 7월 문체부를 방문해, 시립박물관 건립 예정지를 바꾸었을 경우 ‘공립박물관 건립 타당성 사전 평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지 문의했다. 이에 문체는 “문체부 업무 지침 상 재평가 대상이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업비도 당초 96억원에서 74억원 늘어 170억원으로 대폭 증대됐다. 물가인상분이 반영돼, 2017년 기준으로 1㎡당, 375만원이었는데, 2022년 기준으로 1㎡당 500만원으로 바뀌었다. 늘어난 예산 중 문체부 지원 예산은 37억원으로 같다. 거제시 예산 투입이 60억원에서 133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새롭게 옮기는 거림리 329-6번지 일원 8,095㎡ 부지도 사들여야 한다. 사업비가 30% 이상 늘어났기 때문에 경남도 재정투자 심사도 다시 받아야 한다.

앞으로 남은 절차는 시의회 공유재산 관리계획 통과 및 예산 확보, 부지매입, 기본계획 수립, 문체부 건립타당성 사전 평가, 건축기획용역, 경남도 지방재정 투자심사, 설계 공모 및 실시설계, 착공, 준공 순이다.

거제시는 관련 행정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6년 11월 착공해, 2028년 10월에 준공한다는 목표다. 내년 하반기 있을 문체부 사전 평가를 통과한다는 전제다. 문체부 사전 평가를 내년에 통과하지 못하면, 마냥 늦어진다.

3일 오후 둔덕면 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박종우 시장을 비롯해, 둔덕면민 등이 참석한 ‘거제시립박물관 건립 사업 주민간담회’가 있었다.

김영춘 거제에코투어 대표는 주민간담회에 참여한 후 “23억원 추가 예산 투입 때문에 시립박물관 건립 장소를 옮겨 추진하면서 예산은 예산대로 더 들어가고, 사업 완료 기간도 몇 년 더 지체됐다. 앞으로 문체부 경남도 행정절차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며 “전임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집행부를 견제 감시해야할 시의원들은 그 당시 무엇을 했는지, 잘못된 정책 결정이 오늘의 사태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A(60) 시민은 “문체부 사전 평가도 통과한 시립박물관 건립지를 진입도로 개설 비용 하나 때문에 다른 곳으로 쉽게 바꾼 이유도 석연치 않다”며 “건립 부지를 바꾼 다른 이유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고 했다.

당초 거제시립박물관 건립 개요는 거제시 둔덕면에 건축 연면적 기준 3,400㎡ 규모 종합박물관 1동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지하 1층과 지상 2층에 각각 상설전시실, 다목적실, 체험실, 도서실, 수장고, VR 체험관 등이 지을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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