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한국 자생란 '대부(代父)' 이성보 대표 입장 밝혀…남부관광단지 '대흥란' 놓고 갑론을박
"남해안에 넓게 분포"…2013년 증식 기술 확보, "이식·복원 연구 굳이 안해도 유지되는 종"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6월 19일 거제남부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를 ‘완료’했다.

대흥란이 발아해, 확인가능한 시기인 7월 10일~20일 사이에 추가 조사 가 필요하다고 조건을 부기했다. 조사결과 대흥란은 700여 개체, 거제외줄달팽이는 20여 개체가 조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관광단지 사업 승인기관인 경상남도는 조사 결과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보내, 협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회신 내용에 따라 토지이용계획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는 언론제보, 1인 시위, 기자회견, 고발 등을 통해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직·간접 압력을 넣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 21일 거제시청 브리핑 룸에서는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과 남부면민들이 연이어 기자회견을 가졌다. 
▲ 21일 거제시청 브리핑 룸에서는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과 남부면민들이 연이어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흥란(蘭)이 이슈의 중심에 있다. 

▲ 대흥란. 대흥란은 잎이 없다. 애란인들 사이에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난과식물이다. 남해안에 넓게 분포하고 있다. 
▲ 대흥란. 대흥란은 잎이 없다. 애란인들 사이에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난과식물이다. 남해안에 넓게 분포하고 있다. 

창원KBS, 오마이뉴스, 뉴스펭권 등은 남부관광단지 ‘대흥란(蘭)’ 문제를 보도했다. 보도에 “거제 노자산은 국내 최대 ‘대흥란’ 서식지”라며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대흥란) 증식도 안 되는데, 어떻게 이식까지 가능해요? 우리가 지금 증식이나 이식을 해본 역사가 없기 때문에…”라고 보도했다.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는 증식‧이식을 해본 역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는 것을 마치 대흥란에 대한 증식‧이식 역사가 없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국립공원연구원이 발행한 ‘2021 멸종위기 야생생물 증식‧복원사업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멸종 위기 야생생물 28종의 증식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대흥란은 2013년에 증식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대흥란 증식기술은 이미 2013년에 확보해놓고 있는 상태다.

네이버에 ‘대흥란’을 검색하면 관련 내용이 ‘많이’ 검색된다. 대흥란 이름은 최초 발견된 전라남도 해남 대둔산 대흥사에 따온 것이다. 멸종위기 야생식물 Ⅱ급이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267종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고 있어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되거나 완화되지 아니할 경우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생물’이다.

식물은 88종이 지정돼 있으며, Ⅰ급은 11종, Ⅱ급은 77종이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대흥란 분포 지역은 ‘일본/한국(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충청남도 홍성군, 전라북도 부안군, 전라남도 여수시‧영광군, 경상남도 남해군, 제주특별자치도)’로 밝혀져 있다. 거제시는 분포 지역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생태전문가 A씨는 “대흥란은 중앙아시에서 동아시아까지 넓은 면적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대만, 인도, 동남아, 우리 나라에서는 남해안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고 했다.

대흥란은 부생(腐生)식물이다. 부생식물은 생물의 사체나 배설물 또는 그 분해과정의 물질을 흡수하여 생활하는 식물이다. 대흥란은 잎이 없다. 봄이 되면 고사리가 올라오듯, 대흥란은 성장 조건이 맞으면 7~8월에 20㎝로 올라와 꽃을 피운다.

동부면 거제자연예술랜드 이성보 대표는 ‘한국 자생란의 대부(代父)’, ‘난(蘭) 박사’로 불린다.

풍란 재생 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자랑스런 신한국인에 선정됐다. 한국자생란 보존회 전무이사 등을 했다.

‘대흥란은 어느 정도 가치가 있습니까?’라고 이성보 대표에게 물었다. 이성보 대표는 “조금 희소하니까 멸종위기 식물 2종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난(蘭)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재배 기르기가 어렵고, 잎이 없고 해서, 애란인(愛蘭人)들한테 별 대접을 못 받는다.”고 했다.

이성보 대표는 “애란인들이 배양을 하고 있는 난은 한정이 돼 있다. 지금 대한민국 100만 애란인 중에 대흥란을 배양하고 있는 애란인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애란인들 사이에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품종이다. 그 자체가 가치가 있고 없고는 잘 모르겠다. 아무도 기르지 않고, 원예적으로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애란인들 사이에서는 관심 밖의 난과식물이다.”고 했다.

‘대흥란이 가치가 있다고 하면은 이식을 한다든지, 증식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되었으나 하는데, 이식이 없었다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라고 생태전문가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생태전문가 A씨는 “법정보호종으로 지정돼 있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남해안에 전반적으로 넓게 분포하고 있다. 국가에서는 연구 우선 순위가 있다. 국가가 연구도 하고 자생지 복원도 하고 한다. 대흥란은 그 정도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매년 많은 종이 보고되고 있다. 이식이라든지 복원에 대한 생태 조사를 하지 않아도 계속 유지되는 종이다.”고 했다.

이성보 대표는 “사업을 하는데 문제가 되면 이식을 한다든지, 포자를 가지고 증식‧ 배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번 기회에 보존‧배양‧증식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남겨놓는 것도 좋을 듯하다.“고 했다.

남부관광단지는 남부면 탑포리 산6-28번지 일원 369만3,875㎡(육지부 329만5,622㎡, 해면부 39만8,253㎡)에 숙박시설, 연수원, 골프장, 산악레포츠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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